16일 제65차 WIN 문화포럼 열려
여성문화네트워크·여성신문 후원
대장항문분야 권위자 김남규 교수
대장암 예방·치료 방법 전해

김남규 연세대 의과대학 명예교수가 16일 서울 서초구 더리버사이드호텔에서 열린 제65차 WIN 문화포럼에서 '대장암의 진단과 치료' 강연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김남규 연세대 의과대학 명예교수가 16일 서울 서초구 더리버사이드호텔에서 열린 제65차 WIN 문화포럼에서 '대장암의 진단과 치료' 강연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식습관의 변화로 발병률이 높아진 대장암.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지 안내하는 건강 강연이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열렸다.

(사)여성문화네트워크 주최로 열린 이날 ‘제65차 윈(WIN) 문화포럼’은 사회를 맡은 박신진 회원의 소개로 문을 열었다. 서은경 윈 문화포럼 상임대표는 인사말에서 김남조 시인의 ‘미명의 날’을 낭송하며 “누구나 살면서 한 번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복구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 것을 회원들에게 독려했다.

이어 서 대표는 “올해 첫 강연은 회원들의 건강과 관련된 것이었으면 했다”며 용인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김남규 명예교수를 소개했다.

김남규 교수는 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과장·외과부장 등을 역임하며 대장암 수술을 1만1000여건 이상 집도하는 등 언론에서 여러차례 명의로 뽑힌 바 있다. 아시아태평양대장암학회(APCC) 결성 및 초대회장·대한 대장암연구회 회장 역임 등의 이력을 가진 대장항문분야의 권위자다. 이번 WIN 문화포럼에서는 ‘대장암의 진단과 치료‘를 주제로 강연했다.

대장암, 20~40대에도 많다... 부위별로 증상 차이 있어


대장암은 국내 전체 주요 암종 발생분율 중 4위로, 여성의 경우 유방암, 갑상선암 다음으로 많은 암이다. 김 교수는 "최근 우리나라 20~40대 대장암 발병률이 42개국 중 1위였다는 충격적인 결과도 나온 만큼, 원인 분석과 치료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대장암은 발생 부위별로 증상에 차이가 있다. 김 교수는 “상행결장은 직경이 넓어 자각 증상이 별로 없다. 60세 이상에 빈혈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대장암 검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행결장에 생기는 암은 대변 습관에 변화가 생긴다. 변이 가늘어지거나, 변비·설사가 반복되는 증상이 생긴다. 직장암의 경우 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고, 치질처럼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검사 방법으로는 분변잠혈검사와 대장내시경 등이 있는데, 분변잠혈검사는 저렴하고 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정확도가 낮은 편이다. 따라서 번거롭더라도 확실한 진단을 위해서는 대장내시경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대장암 사망률이 꾸준히 증가해 3위를 차지했다. 위암은 위내시경 등을 통해 조기에 치료된 비율이 높아졌지만, 대장내시경은 여전히 기피해 수검률이 낮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통계청
대장암 사망률이 꾸준히 증가해 3위를 차지했다. 위암은 위내시경 등을 통해 조기에 치료된 비율이 높아졌지만, 대장내시경은 여전히 기피해 수검률이 낮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통계청

대장암 사망률은 꾸준히 증가했다. 원래 사망률 세 번째는 위암이었으나 대장암이 이를 앞질렀다. 김 교수는 이 현상에 대해 “검진 대상자들이 대장내시경을 기피해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된 후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봤다.

김 교수는 “최근에는 (대장내시경 준비를 위한) 장세척이 이전보다 쉬워졌다. 음식 제한도 줄었고, 수면내시경을 받을 경우 통증 없이 한숨 자면 끝나기 때문에 겁낼 것 없다”며 50세 이상이면 반드시 검사받을 것을 권했다. 대장내시경이 어려운 경우를 위한 대체 방법으로 ‘분변 DNA 검사’도 개발되고 있어 진단이 더 편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장암, 비만과 상관관계 매우 높은 것으로 밝혀져


학계에서는 대장암의 원인으로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을 지목하고 있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식습관과 운동부족으로 인한 (복부)비만, 붉은 고기나 가공육 섭취, 음주, 흡연 등이 꼽힌다. 허리둘레 4인치 증가 시 대장암 발생 위험이 21%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을 정도로 비만과 대장암의 상관관계는 높은 편이다.

한편, 유전적 요인으로 인한 대장암 환자는 전체의 15~20% 정도로, 가족력이 있는 경우 대장암 발병 위험은 2배에서 최대 6배까지 늘어난다. 이외에도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인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이 있으면 역시 대장암 발병 위험이 증가해 관리가 필요하다.

김남규 연세대 의과대학 명예교수가 16일 서울 서초구 더리버사이드호텔에서 열린 제65차 WIN 문화포럼에서 '대장암의 진단과 치료' 강연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김남규 연세대 의과대학 명예교수가 16일 서울 서초구 더리버사이드호텔에서 열린 제65차 WIN 문화포럼에서 '대장암의 진단과 치료' 강연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대장암, 건강한 식습관과 조기 검진이 최고의 예방책


치료는 조직검사를 통해 암으로 진단되고 나면 시작한다. 조기암의 경우 내시경을 통해서도 간단히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림프절을 타고 다른 장기까지 전이된 4기 이상 암의 경우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 해당 부위 장과 인근 림프절 절제술을 진행한다.

김 교수는 “최근에는 4기 이상도 항암치료를 통한 완치율이 높아지고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며 “최근 수술은 대부분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로 이뤄지고 있어, 상처가 작아 수술 후 환자 회복도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2016년 기준 대장암의 5년 생존율은 75%까지 오르며 미국, 일본과 비교해도 한국의 대장암 치료성적은 국제적으로 뛰어난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김 교수는 "장 건강을 위해서는 평소 식·생활습관이 가장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고, 잘 씹어 천천히 삼키기 △먹은 음식의 열량을 계산해 일일 적정량 먹기 △식사할 때 식이섬유, 단백질, 탄수화물 순서로 먹기 △발효식품 반드시 섭취하기 △붉은 고기·가공육 가급적 먹지 않기 △하루 2리터 이상 물을 마시기 △스트레스 해소하는 자기만의 노하우를 찾기 등을 조언했다. 그러면서도 “사람과 대화하고 웃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만병의 예방책이다”고 역설했다.

강연이 끝나고 대장내시경 검진 주기, 암 예방을 위한 식습관 등에 대한 열띤 질의응답이 오갔다. 이후 회원들은 삼삼오오 담소를 나누며 오찬 시간을 가졌다.

오는 4월에 열리는 제66차 WIN 문화포럼에서는 CEO SUITE(CEO 스위트)의 김은미 대표가 “Why tango : 탱고세라피”라는 주제로 아르헨티나에 살며 배웠던 탱고 문화를 전수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