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커리어우먼'고공행진이었다
무늬만 '커리어우먼'고공행진이었다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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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로인 태영, 윤아, 승경 3인 3색 신데렐라 콤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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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히트한 SBS TV드라마 '파리의 연인'. 8월 15일 종영을 앞두고 그동안 그려진 여성상과 역할모델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우려가 새삼 제기되고 있다. 드라마의 히트성에 비례해 '신데렐라'만 있고 '커리어우먼'은 빠진 '파리의 연인' 여주인공들이 다른 드라마에도 등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



강태영은 한기주(박신양 분)와 사랑하는 사이로 나오고, 문윤아는 한기주와의 결혼을 꿈꾸며 사사건건 강태영을 괴롭히는 인물로 그려졌다. 백승경은 한기주와 정략결혼을 했으나 애정 없는 결혼생활에 이혼을 요구, 2년 전 이혼한 전처다.



강태영과 문윤아, 백승경의 공통점은 그들의 직업 생활에 있어 능력이나 의지, 주체성보다는 그들의 '배경'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극장 본부장으로 일하는 백승경은 한기주와 정략결혼할 수 있었던 만큼 집안 사업체 중 하나인 극장에서 본부장으로 일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유추해 볼 수 있다. 강태영과 문윤아가 한기주가 사장으로 있는 회사 사보팀에서 일할 수 있었던 것은 기주와 기주 아버지 한 회장의 든든한 배경을 등에 업고 있기 때문이다.



여주인공들이 사회에 발을 내디디고 생존해가는 과정 역시 그들의 의미와 무관하다. 강태영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한기주가 자기 회사에 취직을 시켜준다. 문윤아의 경우는 한기주와의 약혼작전을 진행하다 강태영이 입사했다는 것을 알고 위기의식을 느껴 호의적인 한 회장의 입김으로 사보팀에 출근하게 된다.



우선, 극의 전개가 이렇기에 여주인공들은 하나 같이 무늬만 '커리어우먼'이다. 태영의 그동안 행보를 보면 '자기 계발' 없는 '사랑의 행보'가 가득하다. 원래 강태영은 영화감독 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영화 쪽에서 일을 하고 싶어 했다. 그러나 극장 스태프를 제외하면 자신의 커리어를 개발하기 위한 과정이 드러나지 않는다. 삶의 목표를 향해 도전하기보다는 기주와의 상황 변화에 따라 그의 인생이 새롭게 재편될 뿐이다. 사보팀 해고 후 기주와 약혼한 태영에게 한 회장은 사보팀으로 다시 출근할 것을 명령, 태영은 한 회장의 마음에 들 수 있는 기회로 여기고 해고되었던 직장으로 복귀한다.



윤아에게 있어 기주와의 결혼은 그의 삶의 전부로 그려진다. 매달 사보 출판을 목적으로 하는 조직의 일원으로서 본분은 망각하고 강태영을 괴롭힐 생각만으로 일부러 강태영 기사를 훼손, 사보를 망친다. 기주와 수혁의 거침없는 무례함을 감내하면서도 '부와 명예를 갖추고 있는' 기주를 갖기 위해 노력하는 면만이 그려질 뿐 그에게 있어 직업의식이라든가 자아 실현의 의지는 찾아볼 수 없다.



백승경은 기주에게 태영의 채용에 대해 “당신이 누군가를 바라보는 게 불안해서, 그래서 옆에 두고 지켜보고 싶었어. 당신이 왜 바라보는지. 나한테 없는 뭘 갖고 있는지 알고 싶어서”라고 고백한 것에도 볼 수 있듯 기주에게 미련이 남아 극장 본부장이라는 위치에서 회사에 도움을 줄 인재를 선택해야 하는 기본적 원칙을 잊은 채 개인적인 감정에 휘둘려 태영을 채용한다.



이처럼 '파리의 연인'의 여성 캐릭터들은 회사 조직 내 일원으로 위치하고 있으면서 그 안에서 회사에 기여하고 성장하려는 모습보다는 사랑에 휘둘리는 모습이 집중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파리의 연인'은 자아정체성보다는 두 남자 혹은 남녀 사이에서 갈등하는 여성의 모습만을 부각해온 기존 방송 매체의 여성상의 계보를 그대로 이어받고, 또 확대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이진아 세종리더십개발원 연구원은 "세 인물에게서 자신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셀프리더십을 발견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그가 말하는 셀프리더십은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해 비전을 세우고 구체적 계획 구상과 실천, 성찰이란 반복적 과정. 그는 "셀프리더십의 부재는 자기계발로 연결될 수 없기 때문에 방송 매체에서는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여성상을 그려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영현 기자 sobeit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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