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압박에 올해 순이익 미지수

 

ⓒKB·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
ⓒKB·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

KB·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 등 4대 금융그룹이 역대 최대인 15조 8506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이는 지난해 금리 인상과 이자 이익 증가가 요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업계에 대출 금리 인하 등을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어, 올해는 지난해만큼 이익을 거두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이날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8%(996억원) 증가한 3조 6257억원이라고 밝혔다.

이자 이익은 8조 9198억원으로 전년 대비 19.9%(1조 4826억원) 불었고, 수수료 이익은 전년 대비 6.4% 축소된 1조 7445억원을 달성했다.

하나금융은 실적과 관련해 “기업금융, 외국환 등 그룹의 강점을 살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환 매매익(5161억원)이 전년 대비 1246.7%(4778억원) 급증했고, 수출입 등의 외환 수수료는 전년 대비 37.0%(559억원) 증가한 2071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KB·신한·우리금융도 모두 역대 최고 순이익을 달성했다.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4조 4133억원으로, 전년 대비 0.1%(38억원) 증가했다.

신한금융은 전년 대비 15.5%(6230억원) 늘어난 4조 642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에 3년 만에 업계 1위 왕관을 탈환했다. 우리금융은 전년 대비 22.5%(5810억원) 급증한 3조 169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4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을 합산하면 15조 8506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1조 3077억원(8.99%) 늘어난 수치다.

금융지주사는 각각 배당성향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주주 환원 강화를 요구하는 투자자들의 요구에 응했다고 보고 있다.

KB금융 이사회는 올해도 분기 배당을 정례화하고, 배당성향 26%와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합해 총주주환원율을 33%로 높일 계획이다. 전년 대비 7%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신한금융 이사회도 지난해 결산 배당금을 865원(연간 2065원·배당성향 23.5%))으로 정하고, 자사주 1500억원어치를 매입·소각해 총주주환원율을 30%로 맞추기로 했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기말 배당을 2550원으로 결의했다. 이미 지급한 중간배당 800원을 포함한 총현금배당은 전년 대비 250원 증가한 3350원이다. 하나금융은 또 연내 자사주 1500억원어치를 매입·소각해 총주주환원율을 전년 대비 1%포인트 증가한 27%로 상향 조정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총주주환원율을 5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우리금융도 주당 1130원(중간배당 150원 포함)의 배당을 실시한다고 공시하고, 총주주환원율을 30%로 상향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금융지주가 지난해의 실적에 힘입어 올해도 이 같은 실적을 내놓을 지는 미지수다. 금융감독원에서는 “과점 형태로 영업이익이 발생하고 있다”며 “실물 경제에 자금지원 기능을 해야 하는 근본적인 역할이 은행에 있다”는 입장을 지난 6일 내놨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압박 이외에도 일각에서는 금융지주가 금리상승 바람에 ‘이자장사’를 한다는 비판론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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