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지주·은행 이사회, 연 1회 이상 면담 정례화
내달 새 경영진·사외이사 확정 후 면담 진행
첫 의제는 파벌 중심의 불공정 인사 시스템 개선

여의도 금융감독원의 모습. ⓒ뉴시스ㆍ여성신문
여의도 금융감독원의 모습. ⓒ뉴시스‧여성신문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다음 달부터 금융지주·은행 이사회와 면담을 진행할 전망이다.

금감원은 8일 “주주총회에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와 사외 이사들이 대거 확정되면 준비한 의제를 토대로 본격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금감원은 이사회 기능 제고를 위해 면담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이사회의 면담 의제는 금융사 내부에 만연한 파벌 중심 인사에 대한 해결 방안을 의제로 정했다. 현재 금감원은 CEO 선임 절차가 투명하지 않고 친분에 따라 이뤄진다고 보고 고강도 개혁을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첫 면담 의제는 경영진‧이사회 선임이 개인적 친분에 따라 이뤄지는 행태를 개선하자는 취지”라며 “기업 지배구조의 기둥은 이사회와 경영진이다. 그만큼 인사시스템이 건강하게 작동해야 한다는 점을 첫 면담에서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면담은 금융회사 경영진과 사외 이사들이 최종 확정되는 다음 달 말  열린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는 내달 말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같은 시기 금융지주, 은행, 보험 등의 사이 외사도 새로 선임되거나 연임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영진·사외이사가 모두 확정된 후 면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금감원은 금융지주, 은행 이사회와 연 1회 이상의 면담을 진행키로 했다. 지배구조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이사회 기능을 제고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이사회 운영 실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해 개선 방안도 마련한다.

금감원은 파벌 중심의 인사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은행 이사회에 공통으로 전달할 계획으로, 또 개별 은행이 가진 현안도 논의한다.

금감원은 금융사의 경영승계 프로그램이 부실하고 형식적이라고 보고 있다.

경영진이 급작스레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시기를 대비해 차기 후보군을 평소에 발굴하거나 관리해야 하는데, 금융사 내부에 이런 절차가 전무하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은 졸속으로 마련된 경영승계 프로그램으로 파벌 중심의 인사가 만연하다고 본다. CEO와 친분이 있는 사람은 후보로 추천되고 그렇지 않으면 배제되는, 일명 ‘인맥’에 따른 경영승계라는 비판하고 있다.

금감원은 후보자에 대한 구체적인 검증체계가 없다 보니 롱리스트(1차후보군)가 짧은 기간 안에 만들어져 헤드헌터사에 후보자 발굴을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이사회가 평소에 롱리스트 풀을 관리하고 후보자 검증 기준을 마련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CEO와 친분이 있는 사외이사들이 이사회를 자리에 앉지 않도록 고강도 이사회 평가체계도 마련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이 경영을 감시할 수 있도록 하고, 객관적이고 내실 있는 평가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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