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김어준 유튜브 채널 인터뷰
“조국 전 장관 딸 아닌 조민으로 살겠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장녀인 조민씨가 자신의 아버지에 실형이 선고된 데 대해 “표창장으로 의사가 될 수 없다”며 “저는 떳떳하다. 조국 전 장관 딸이 아니라 조민으로 당당하게 숨지 않고 살고 싶다”고 말했다.
조민씨는 6일 방송인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난 4년 간 조국 전 장관의 딸로만 살아왔는데 아버지가 실형을 받으시는 것을 보며 나는 떳떳하지 못한가 곰곰이 생각해보게 됐다”며 이같이 심경을 밝혔다.
조민씨가 얼굴을 공개하며 인터뷰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인터뷰는 지난 3일 조 전 장관이 실형 선고를 받은 뒤 사전 녹화로 진행됐다. 자녀 입시비리와 감찰무마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은 지난 3일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과 추징금 600만원을 선고받았다.
조민씨는 조 전 장관이 1심에서 2년 징역을 선고받은 데 대해 “검찰이나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저희 가족을 지난 4년 동안 다룬 것들을 보면은 정말 가혹했다고 생각한다”며 “과연 본인들은 스스로에게 아니면 그들 가족들에게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어머니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수감됐을 때 심정에 대해서는 “정말 힘들었다”며 “아버지가 장관직을 하지 않았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해외로 가서 다시 시작하라는 분들도 많았다. 도와주겠다는 분들도 있었지만 저는 도망가고 싶지 않았다”며 “저는 제 자신에게 떳떳하다. 가끔 언론 때문에 힘들긴 하지만, 저는 한국에서 정면으로 제 방식대로 잘살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민씨는 ‘의사 면허’ 논란에 대해서는 “입시에 필요했던 항목들에서 제 점수는 충분했고, 또 어떤 것들은 넘치기도 했다. 표창장으로 의사가 될 수는 없다”고 했다. 또 “(동료나 선배들로부터 의사로서) 자질이 충분하다고 들었다”고 했다.
이어 “더 이상 병원에서 일하지 않기로 했다. 피해 주기 싫어서다. 저와 관련된 재판이 끝나기 전에는 제가 가지고 있는 의료지식을 의료 봉사하는 데만 사용하려고 한다”고 했다.
앞으로는 또래처럼 평범한 일상을 살겠다는 점도 피력했다. 조씨는 “맛집도 가고, 국내여행도 가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하고 모두가 하는 평범한 일들을 저도 하려고 한다”고 했다. 조민씨는 최근 공개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 프로필 사진 등 일상 사진을 올리고 있다.
그는 ‘생활은 어떻게 하고 있나’라는 질문에 “그동안 포르쉐를 몬다 등 가짜 뉴스로 고통받았는데, 손해배상금이 조금씩 계속 들어오고 있어 제 생활에 조금 보탬이 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4년 전에 고졸이 된다면 억울하지만, 의사가 서른에 안 되면 마흔에라도 하면 된다고 했는데, 지금도 생각이 같으냐’는 물음에 조민씨는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제겐 너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사법 체계가 그런 결정을 내리고 제가 그때도 의사가 되고 싶다면 당연히 10년 과정을 겪으면 된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저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의사 면허에 집착하고 싶진 않다. ‘의사 조민’이 아니어도 충분히 행복할 자신이 있다”고 했다. 또 “제게 의사면허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지, 목표가 아니었다. 그래서 사실 지금은 하고 싶은 게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조씨는 지난 4년 동안 세상을 보는 마음의 자세나 시선 등이 바뀌었는지 묻자 “저도 정치적 의견이 있고 하고 싶은 말도 많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하진 않겠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부족하지 않은 저의 환경, 그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특권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을 제가 진심으로 깨닫게 됐다. 그래서 제 또래 친구들에게 미안함을 가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과정인 것 같다”며 “앞으로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