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3-1.JPG

올해 제 28회를 맞는올림픽이 올림픽의 발상지인 아테네에서 개최된다.

기원전 776년 시작해 서기 393년까지 1200여 년 동안 치러진 고대 올림픽은

1500년의 공백 후 1896년 아테네에서 근대 올림픽으로 부활했다.

건장한 남성의 신체를 찬양하는 고대올림픽부터 세계 평화를 기치로 시작해 정치 자본의 논리까지 대입된 근대 올림픽에 이르기까지 변천사를 따라가 보자.

1200년간 고대 풍미…1896년 근대올림픽으로 부활

~B3-2.JPG

고대 그리스 남성 시민들만 출입할 수 있었던 올림픽 경기장..
고대 올림픽은 그리스 시민들이 올림픽 평원에 신전과 경기장을 세워놓고 4년에 한 번씩 모여 제우스신에게 올리는 제전이었다. 우승한 사람에게 올리브 잎으로 만든 월계관을 준 것은 월계수가 아폴론이 좋아했던 다프네가 변한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발생 연대에 관한 정확한 고증은 어렵지만 대체로 기원전 776년 앨리스 출신의 '코로 에부스'가 스타디온 달리기에서 우승했다는 문헌상의 기록을 올림피아의 원년으로 잡고 있다. 올림픽은 전쟁을 대비한 모의 전쟁 내지는 군사훈련이었으며 일정 수준의 부와 정치력을 가진 성인 남성과 '시민'을 위한 축제였다. 경기는 젊은 남성의 아름다운 육체를 드러내고 예찬하기 위해 알몸으로 치러졌으며 여성과 아이의 출입은 금지되었다. 일찍이 시민문화와 민주정치를 꽃피웠던 그리스의 고대올림픽은 결국 '그들만의 축제'였던 셈이다. 그러나 로마제국이 들어서면서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올림픽을 이교도적이라는 이유로 폐지를 명령함에 따라 393년 제293회를 끝으로 고대 올림픽 역사는 막을 내렸다.

정치논리 상업주의 극복 과제

~B3-3.JPG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 쿠베르탱 남작. 가부장적 여성관으로 올림픽에서 여성스포츠의 발목을 잡은 당사자이기도 하다.
근대 올림픽의 부활은 프랑스 쿠베르탱 남작의 '프로이센-프랑스전쟁'에서 패한 자국민의 사기를 높이겠다는 다소 정치적인 목적에서 시작되었다. 쿠베르탱 남작은 1892년 12월 유럽 각국을 순회하면서 올림픽 정신을 바탕으로 세계 평화를 이루자는 주장을 펼쳤고 마침내 4년 뒤, 고대 올림픽의 역사와 정신이 살아있는 도시 아테네에서 제1회 근대 올림픽이 개최됐다. 그러나 '인류 평화의 제전'이라는 구호에도 불구하고 13개국 출신의 311명의 선수가 참여했을 뿐이며 이중 230여명은 그리스 출신이었기 때문에 '지역축제'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올림픽이 국제대회로서 면모를 갖춘 것은 1908년 제4회 런던대회부터였다. 이 대회에서 각국은 처음으로 국기를 앞세우고 참가했으며 체계적인 조직과 관리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제 1,2차 세계대전 중에 세 차례 대회가 무산되면서 정치와 인종, 종교의 벽을 초월하려는 올림픽 정신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었다.

14회 런던올림픽 한국 정식출전

제11회 베를린올림픽 당시 일제 치하에 놓여있던 우리 나라는 손기정 선수가 일장기를 달고 마라톤에 출전해 세계 최고 기록을 세워 국민들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1948년 7월 개최된 제14회 런던올림픽 때, 우리 나라는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기 직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태극기를 앞세우고 첫 출전했으며 역도와 복싱에서 동메달을 획득해 일장기가 아닌 태극기를 게양하는 감격을 맛보았다. 세계가 냉전(Cold war)의 기운에 휩싸였던 1980년대에 열린 제22회 모스크바올림픽과 제23회 로스앤젤레스올림픽은 미국과 소련의 보이콧으로 반쪽 대회로 치러졌다.

88서울올림픽으로 문화국가 부상

12년만에 이 진통을 봉합하고 서울이 유치하여 개최한 것이 제24회 서울올림픽이다. 서울올림픽은 급속한 경제 발전으로 성장통을 겪던 우리나라에 문화국가라는 자부심을 심어주었고 역대 최고 기록이 쏟아져 나온 해이기도 하다. 근대 올림픽 부활 100주년을 맞아 미국의 애틀랜타시에서 열린 제26회 올림픽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상업주의를 내세운 애틀랜타 조직위원회(ACOG)에 휘말려'인류화합과 평화를 기원하는 지구촌 축제'가 아닌'단순한 후원업체들의 축제'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 좌초되고 냉전시대 정치 논리에 의한 반쪽 대회를 극복한 올림픽은 20세기, 근대 국가의 국경을 넘어선'평화와 화합의 제전'으로 거듭나기 위해 자본주의 극복이라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서김현지 객원기자

irgendwo@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