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 포함 여야 지도부 추모사
정진석 “유족들과 미래 바라보며 여당 책무 다하겠다”
야3당 대표들, 독립적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약속
이재명 “대통령·정부여당, 국가의 무한책임 명심하길”
이정미 “재난안전법 개정·체계적 대책 마련”
용혜인 “독립적 재난조사기구로 국가 신뢰 되찾아야”

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국회추모제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 등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기본소득당 용혜인 상임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김 의장, 이종철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부대표, 김영주 국회부의장,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  ⓒ뉴시스/공동취재사진
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국회추모제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 등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기본소득당 용혜인 상임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김 의장, 이종철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부대표, 김영주 국회부의장,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 ⓒ뉴시스/공동취재사진

이태원 참사 100일을 맞은 5일 국회에서 추모제가 열렸다. 국가기관이 연 첫 공적 추모제다. 여야 지도부가 모두 참석해 유족들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 앞에서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추모사에서 1989년 영국 힐스버러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위한 영국 당국과 의회의 노력을 언급했다. 또 “국정조사는 마무리됐지만 참사를 기억하고 책임을 규명하며 다시는 이런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는 데는 시한이 따로 있을 수 없다”며 “두 번 다시 이런 어처구니없는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적 문제점 해결에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참사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 의지를 밝혔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을 만나 문제 해결에 노력했다면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회적 참사 고리를 단절해야 한다. 그것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 100일 동안 피해자 유족들 입장에서는 미흡한 점이 적지 않은 걸로 안다. 국민의힘은 유족 여러분들과 함께 미래를 바라보면서 집권 여당의 책무를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위원장이 발언을 마치자 일부 유족 등이 “반성하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해” 등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10.29 이태원 참사 국회추모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가운데 김진표 국회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의원들과 유가족들이 기독교 추모의례에 맞춰 손을 잡은 채 기도하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10.29 이태원 참사 국회추모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가운데 김진표 국회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의원들과 유가족들이 기독교 추모의례에 맞춰 손을 잡은 채 기도하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야3당 대표들은 일제히 정부여당을 비판하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책 수립 의지를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희생자 옆에 없던 국가는 지금도 유족 곁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권력이 아무리 감추고 외면하려 해도 정의는 반드시 회복되고 진실도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국민과 유족이 저희에게 부여한 소명을 결코 외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이 자리에 대통령께서 직접 오셔서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족을 위로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참으로 아쉬운 마음이 크다”며 “국가는 국민의 생명에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이를 꼭 명심하시기 바란다”고도 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피해자 중심이 아니라 관리자 중심으로 돌아갔던 재난안전법을 개정하겠다. 대형 참사 피해자 관점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절실한지 따져서 대책을 체계화해야 한다”며 재난안전특별위원회를 설치해 후속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무책임한 장관을 임명한 대통령이 인선 실패에 통감하고 유족들 앞에서 제대로 사과해달라.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라고도 말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159명의 죽음을 개개인의 사고가 아니라 사회적 참사로 공동체에 기록하고 다시는 이런 참사가 없도록 해야 할 국가와 정치의 책임을 무겁게 새겨야 한다”며 “국가의 무책임과 무능, 무너지는 공동체의 신뢰가 반복되는 일을 끊을 책무가 있다”고 했다.

또 “독립성과 전문성, 충분한 조사 기간과 유가족들의 참여가 보장되는 독립적 재난조사기구로 국가에 대해 잃어버린 신뢰를 다시 찾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생명안전포럼 대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태원 참사로 인해 국민 모두가 아팠고 지금도 아파하고 있기에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추모제를 열어드리는 것이 남은 이들의 상처를 조금이나마 어루만져 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재발 방지와 상처 회복을 위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필요한 제도 개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추모제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주최하고 국회 생명안전포럼이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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