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동의청원 3일 만에 4만6000여명 참여

ⓒ국민동원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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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환자에게 일명 ‘마지막 희망’인 항암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의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 국민동의청원 사이트를 살펴보면 엔허투의 건강보험 승인을 촉구하는 청원이 최다 동의 안건으로 올라와 있다.

해당 청원은 게시된 지 3일 만에 4만 6000여명 이상이 동의하며, 위원회 회부 동의수의 100%를 달성했다.

청원인인 임모 씨는 “유방암 환자에게 마지막 희망으로 불리는 항암제 엔허투가 국내 허가를 획득했지만, 한 번 주사에 약 500만원이 들어 실질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엔허투의 조속한 건강보험 승인을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이번 정부 들어와 현재까지 국민동의청원 사이트에 올라온 엔허투 관련 청원은 이번이 세 번째로, 앞선 2건은 모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엔허투의 품목허가를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엔허투는 작년 9월 유방암 및 위암 치료제로 식약처 허가를 획득했다. 글로벌에서 엔허투의 최초 허가가 2019년 말에 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후 3년이 지나서야 국내에 도입된 것.

이에 국내 환자들은 엔허투라는 약제가 이미 글로벌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쓸 수가 없는 상황이 한동안 지속됐다. 일부 환자들은 고가의 비용을 들여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수입해야했다.

국내 환자의 엔허투 사용은 식약처 허가 후에도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엔허투 판매를 담당하는 한국다이이찌산쿄가 작년 말 심평원에 급여신청서를 제출하고 올 1월 출시를 진행하긴 했지만, 비급여로 고가의 엔허투를 사용할 수 있는 환자는 극히 드물다.

현재 엔허투의 급여 심사는 아직 첫 관문인 암질환심의위원회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엔허투의 암질심 통과를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약제 자체의 임상적 유용성을 평가하는 암질심에서 엔허투 안건이 좌초될 가능성은 없다는 것.

유방암 적응증에서 엔허투는 기존 약제인 ‘캐싸일라(성분명 트라스투주맙 엠탄신)’와 비교해 질병 진행과 사망 위험을 72%까지 낮췄다. 국내 전문가들은 DESTINY-Breast03 연구에서 엔허투가 보여준 '위험비 0.28'이 유방암 연구에서 전무후무한 수치라고 평가했다.

게다가 엔허투는 최근 DESTINY-Breast03 연구의 업데이트 된 데이터를 통해 ‘전체생존(overall survival, OS)’의 개선을 입증하기도 했다. 전체생존 개선은 정부가 고형암에서 치료제의 임상적 가치를 평가할 때 가장 신뢰하고 선호하는 지표다.

여성암 중 발명률 1위인 유방암의 치료제 ‘엔허투’에 대한 국민의 눈이 쏠리고 있는만큼 정부의 대책 마련에도 이목이 쏠린다.

정부가 부처 간 협력과 제약사와의 충분한 합의를 통해 심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앞서 정부는 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해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에 사용되는 약제에 대해 심평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협력을 통해 보험 등재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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