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주거권’ 보장 요구하는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 2일 출범

가정폭력·학대 등으로 탈가정한 청소년들
또다른 착취·폭력 노출돼
“시설 입소나 귀가 아닌
안전한 곳에서 살 권리 필요해”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이 2일 공식 출범했다. ‘청소년 주거권’ 보장을 요구하는 시민사회 활동가들의 연대체다. 청주넷온 비상근활동가로 일하는 변미혜 함께걷는아이들 활동가, 김시연 상근활동가를 지난 1일 서울 관악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세아 기자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이 2일 공식 출범했다. ‘청소년 주거권’ 보장을 요구하는 시민사회 활동가들의 연대체다. 청주넷온 비상근활동가로 일하는 변미혜 함께걷는아이들 활동가, 김시연 상근활동가를 지난 1일 서울 관악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세아 기자

“청소년들에게도 집이 필요합니다. 시설이 아닌, 청소년이 자신에게 필요한 주거를 선택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청소년 주거권’ 보장을 요구하는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뭉쳤다. 2일 공식 출범하는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청주넷온)이다.

청소년 지원 현장과 인권 활동가, 법률 활동가들이 2019년 3월 만든 모임 ‘청주넷’에서 출발했다. 가정폭력, 학대, 성폭력, 경제적 파산 등 이유로 집을 떠난 청소년들을 돕고 함께 고민해온 사람들의 연대체다.

탈가정 청소년들의 피난처였던 ‘움직이는 청소년센터 EXIT’와 ‘청소년자립팸 이상한나라’ 사업을 함께했던 이들도 많다. 2011년부터 10년간 경기 부천·안산·수원, 서울 관악구 신림동 등에서 탈가정 청소년들을 만나 긴급 지원, 상담 등을 했다. 재정난으로 2021년 사업 종료 후에도 위기 상황에 놓인 청소년들을 도울 방안을 모색해왔다.

결론은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안 된다”였다. 청소년이 존엄한 삶을 영위하려면 청소년 주거권이 보장돼야 하고, 시민사회가 더 조직적으로 운동을 해야 한다는 뜻을 모았다. 약 1년간 사무국 조직 등 준비를 거쳐 2일 저녁 6시 창립식을 연다.

우리나라 탈가정 청소년은 매년 2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2020). 이들의 선택지는 좁다. 청소년복지시설에 입소하거나, 지옥 같은 집에 돌아가거나. 거리에 머무는 동안 성매매나 도움을 빙자한 착취에 노출되기도 한다. 누구도 삶의 여건을 선택해서 태어날 수 없는데, 가장 안전해야 할 집에서 폭력·학대를 겪는 청소년들이 있다면 다른 삶의 여건을 마련할 수 있게 도와야 하지 않을까. 자신들만의 안전하고 소중한 ‘집’을 가지면 안 될까. 그래서 탄생한 개념이 청소년 주거권이다.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설명자료 일부 캡처.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설명자료 일부 캡처.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현 주거 정책엔 청소년이 없고, 청소년복지 정책에는 주거 지원이 없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탈가정 청소년을 위한 임대주택 지원 제도를 함께 마련해보자며 지난해 현장 지원 단체들에 제안했으나 흐지부지됐다. 

“그동안 주거 위기에 놓이게 되는 청소년들의 삶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해 왔다면, 앞으로는 청소년 주거권이 보장돼 청소년이 보다 안전하고 다양한 주거를 선택해 나갈 수 있는 현실이 되도록 활동해 가고자 합니다.” (김시연 청주넷온 상임활동가)

탈가정 청소년들도 참여하고 있다. “주거위기 경험이 있는 청소년 당사자들도 수다회, 토론회, 기자회견 등에 함께하고 자신들의 경험을 말하면서 ‘내가 겪은 일들이 단순한 불행이나 감당해야 하는 일이라기보다는 주거권이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이었구나, 내 권리를 보장받아야겠다’ 생각하면서 운동에 함께하고 있어요.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데, 다른 청소년들도 그래선 안 된다’고 생각해서 사회복지 활동가가 되거나 청소년 주거 관련 연결 활동을 하기도 하고요.”

청주넷온 비상근활동가로 일하는 변미혜 함께걷는아이들 활동가는 “집만 있어선 안 된다. 청소년 개개인의 다양한 상황과 욕구를 고려한 지원도 함께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주넷 온은 올해 청소년들을 만나서 그들이 어떻게 사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자세히 듣고 법·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여러 활동을 할 계획입니다. 세미나, 공부모임 등을 통해서 우리 안의 청소년 탈시설 언어를 만들어가고요. 관심 있는 모든 분들, 특히 청소년들의 참여를 환영합니다. 수다회, 캠페인 등 한 해 사업을 같이 기획하고 준비하고 참여해봐요.”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 특별후원(소셜펀치)과 후원 페이지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 특별후원(소셜펀치)과 후원 페이지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 특별후원(소셜펀치)과 후원 페이지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 특별후원(소셜펀치)과 후원 페이지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