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5일 참사 발생 100일 앞두고
30일부터 한 주간 ‘100일 집중 추모주간’ 선포
159배·1인시위·추모제·국회 토론회 등
“경찰 수사·국정조사 끝났지만
아직도 억울한 죽음 원인 몰라...
독립적 진상조사기구 설치해야”

10.29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가 30일 서울 세종로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태원 참사 100일 집중추모주간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10.29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가 30일 서울 세종로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태원 참사 100일 집중추모주간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오는 2월5일이면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100일이다. 유가족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2월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100일 시민추모대회를 연다.

이태원참사시민대책회의는 30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태원 참사 100일 집중 추모주간’을 선포하며 이같이 밝혔다.

고(故) 이지영씨 아버지인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부대표는 “우리 유가족들은 깊은 고통과 슬픔 속에서 하루하루 지옥 같은 삶을 살아야만 했다. 특수본 수사, 국정조사를 통해 의혹을 밝히고 오롯이 희생자 추모에 전념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으나 절망으로 바뀌었다. 깊이 없는 수사와 조사로 끝났고 정부는 여전히 유가족을 외면·방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내 가족의 억울한 죽음의 원인을 꼭 밝히려 한다. 불행한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하려 한다. 이번 주는 기억과 애도의 주간이다.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기억해 달라. 우리 유가족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10.29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가 30일 서울 세종로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태원 참사 100일 집중추모주간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10.29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가 30일 서울 세종로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태원 참사 100일 집중추모주간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야당 국회의원들도 참석해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사퇴 촉구 의지를 밝혔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태원 참사 후 정부가 보여준 태도는 무책임하며 진실을 은폐하려 했고,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줬다. 지금도 유가족들이 모임을 만들거나 회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초적인 도움조차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이 참사의 가장 큰 책임자로 지목되고 있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물러날 필요가 있다.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다면 국회가 역할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독립적 진상 조사 기구도 국회가 챙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국회가 유가족들, 국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독립적 진상조사 기구 설치를 위한 특별법을 반드시 제정해야 한다. 이상민 장관의 책임도 반드시 물어야 한다. 국정조사를 통해서 이 장관이 재난안전법과 관련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다는 게 분명히 드러났다. (물러나지 않는다면) 국회가 이상민 장관을 탄핵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회 국조특위가 고발한 위증 혐의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다지만 큰 기대는 어렵다.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필요하다면 특검 논의까지 국회가 해 나가야 한다. 집권여당 거부한다면 야3당이라도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시민들에게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진실을 위해 용기 내 달라. 유가족들 곁에 서달라. 광장에 와 달라.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희생자 159명의 마지막 순간을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독립적 진상조사기구 설치하라”, “이상민 행안부 장관 파면하라”, “윤석열 대통령은 사과하라”고도 외쳤다.

이태원참사시민대책회의는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제대로 된 진상 규명, 이상민 장관 사퇴, 윤석열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과를 촉구하는 1인 시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의미로 159번 절하는 159배, 종교계 추모행사, 국회 토론회, 추모제와 도심 행진 등을 연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이태원 참사 수사 결과에 따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 23명이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은 구속기소됐다. 그러나 고위 책임자인 이상민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윤희근 경찰청장은 모두 무혐의·내사종결 처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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