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 사법개혁 견인차 기대
양성평등 사법개혁 견인차 기대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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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사상 첫 여성대법관 탄생을 앞두고




곽배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소장




지난 23일 대법원은 김영란 대전고법 부장판사를 노무현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했다고 밝혔다. 이번 김영란 판사의 대법관 임명제청은 여러 면에서 의의가 크다. 우선 기수와 서열 위주라는 그간의 인사관행을 깨고 1948년 제헌헌법 공포 이후 첫 여성 대법관이 탄생한다는 점이다. 또한 내용적으로는 그간 대법원이 소수의 기본권 보호에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에서 벗어나 대법관 구성을 다양하게 함으로써 사회적 소수인 여성이나 장애인, 아동 등에 대한 적극적인 배려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김영란 판사는 그간 판결을 통해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피고인 권리와 피해자를 보호하는데 진일보한 판단을 내려왔기에 이같은 기대가 가능한 것이다.



최초 여성 대법관 탄생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호주제가 존치하고 있는 민법에서 상징적으로 드러나듯 아직 우리는 법으로도조차 완전한 양성평등을 보장받고 있지 못하며 '성인 남성'위주의 사회적 관습과 제도로 말미암아 여성, 아동, 노인 등 사회 구성원들이 제대로 그 권리를 보호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더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특히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결정권을 가진 고위직에도 일정하게 여성들의 목소리를 확보해야 한다.



이번 임명 제청과 관련하여 시민단체에 휘둘렸다거나 법원의 안정성을 위협한다는 일부 법조인들의 판단에 대해서는 우선 법원의 안정성을 지켜야 한다는 대원칙에는 절대적으로 동의하지만, 기존의 관행을 고집하려 한다는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 법원의 안정성이 법원의 개혁과 반대되는 말이 아니라 시대정신에 입각한 개혁을 통해 진정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여성의 임명을 두고 '역차별'이라 폄하하는 일부의 시각은 기득권을 독점하려는 아집에 불과하다. 모든 여성들이 차별 받는 존재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 구조적인 모순에는 눈을 감고 개인적인 관점을 주장하는 지도층 여성들도 없지 않다. 그러나 우리 사회 대다수 여성들은 살아온 과정을 통해 사회적 약자의 처지를 체득하고 있다.



특히 김영란 판사는 최근까지 여성부 남녀차별개선위원회 비상임위원을 역임한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불평등에 대한 확고한 이해를 가지고 일을 할 것으로 믿는다.



또한 파격적인 인사로서 여성 대법관 임명 제청이 있기까지에는 아직 그 임무를 다 완수하지는 않았으나 현 사법개혁위원회의 양성평등에 입각한 사법개혁을 위한 노력이 깃들어 있다고 본다.



각별한 의미를 가진 이번 대법관 임명 제청 동의 과정이 인사청문회를 비롯해 무리 없이 진행되어 우리가 사법 사상 최초의 여성 대법관을 갖게 되기를 강력하게 희망하며, 아울러 앞으로 김영란 판사 또한 대법관이 되어서도 지금까지처럼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와 소수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놓지 않기를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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