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더 클래시’ 실제 계약 절반에 그쳐
집값 하락세와 높은 대출 금리가 원인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연합뉴스

청약 경쟁률 19.4대1로 높은 경쟁률을 보이던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 더클래시’가 무더기 계약 포기가 발생해 실제 계약은 절반에 그쳤다.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는 데다 대출금리가 높은 점이 원인으로 보인다.

2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 더클래시’는 오는 30일 27가구에 대해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해당 단지는 지난해 12월 1순위 청약 당시 53가구 모집에 1028명이 지원하며 19.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후 계약 포기가 무더기로 발생하면서 절반 이상이 무순위 청약으로 나왔다.

무순위로 풀리는 물량은 주택형별로 59㎡A 주택형 1가구, 84㎡A 주택형 13가구, 84㎡B 주택형 7가구, 84㎡C 주택형 6가구 등이다.

이처럼 높은 분양가가 저조한 계약의 원인으로 보인다. ‘마포 더 클래시’는 분양가가 3.3㎡당 4013만원으로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분양가(3.3㎡당 3829만원)보다 높은 금액이다.

‘마포 더 클래시는’ 서울 강남권을 제외한 단지 중에서 3.3㎡당 분양가가 4000만원을 처음으로 넘겼다.

전용면적 84㎡ 기준 분양가는 14억1700만원~14억3100만원(최고가 기준)이다. 인근에 위치한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 호가가 최근 15억5000만원까지 떨어진 것도 한 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 더 클래시’ 투시도 ⓒ‘마포 더 클래시’ 분양 홈페이지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 더 클래시’ 투시도 ⓒ‘마포 더 클래시’ 분양 홈페이지

지난해 12월 청약을 받은 서울 중랑구 중화동 ‘리버센 SK뷰 롯데캐슬’도 최초 청약에서 336가구 모집에 2793명이 신청해 8.3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다. 그러나 44가구가 미계약 돼 무순위 청약에 나서기도 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에도 서울 아파트값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분양을 진행 중인 주요 단지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장위자이레디언트’는 일반분양 956가구 중 60%만 계약돼 537가구 무순위 청약을 진행하고 있다.

장위자이 레디언트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9억570만~10억2350만원 수준이다. 단지 인근에 있는 939가구 규모의 ‘래미안장위포레카운티’ 전용면적 84㎡는 지난 16일 7억원(25층)에 거래가 이뤄졌다. 장위자이 레디언트 분양가와 최대 3억원가량 차이가 나 이 단지 무순위 계약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 단지 정당 계약률은 70%에 그친다. 일반분양물량 4786가구 중 1400여 가구가 미계약됐다.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12억3600만원~13억2040만원으로 확장비 등을 포함하면 14억원이다. 이 단지보다 상급지로 평가받는 송파구 ‘헬리오시티'’전용면적 84㎡ 호가가 16억4000만원까지 하락해 올림픽파크 포레온 분양가와 차이가 줄고 있다.

분양시장 분위기가 점점 냉랭해지자 파격적인 마케팅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서울 구로구 오류동 ‘천왕역 모아엘가’는 계약해지를 해도 조건 없이 계약금 전액을 돌려주는 마케팅에 돌입했다. 기존에는 중도금 40%까지 무이자 대출에 계약 시 한 달 내 현금 3000만원 지원 조건을 내걸었지만,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자 추가 조건을 붙인 것이다.

이 단지는 140가구를 일반분양에 나섰지만 여러 차례에 걸친 무순위 청약에도 100여가구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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