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민방위기본법 개정안 발의 예고
권인숙 “윤 정부 ‘여가부 폐지’ 국방버전”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이 지난해 9월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대정부질문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이 지난해 9월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대정부질문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여성을 민방위 훈련 대상으로 확대하자고 밝힌 것과 관련,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전쟁 국면으로 사회를 이끌려는 윤석열 정부 의도를 반영한 위험한 행보”라고 지적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인 권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국민의 안전은 뒤로한 채 전쟁을 부추기고 특정 세대, 특정 성별을 겨냥하는 포퓰리즘적 발상은 참담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민의힘 대표 유력후보인 김기현 의원이 민방위훈련 대상에 여성을 포함하는 법을 만들겠다고 나섰다”며 “전쟁 국면으로 사회를 이끌려는 윤 정부 의도를 반영한 위험한 행보이고, 지지율이 떨어지면 들고나와 반등을 꾀하는 ‘여성가족부 폐지’의 국방 버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아랍에미리트(UAE)의 적은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라고 한 윤석열 대통령 발언을 언급하며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여전히 겪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국민을 보호하고 평화를 수호하는 정부가 아니라는 것이 얼마나 끔찍하고 두려운 일인가. 국민은 정말 불안하다”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예기치 않은 각종 재난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여성의 민방위 대상 포함 여부는 필요하다면 논의해볼 수 있는 사안”이라면서도 “정부와 여당은 불안과 갈등을 부추기지 말고, 국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평화를 위한 고민을 제발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앞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김 의원은 설 연휴 직후 민방위 훈련 대상에 여성을 포함하는 민방위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현행법은 민방위대 대원을 ‘20세가 되는 해의 1월1일부터 40세가 되는 해의 12월31일까지의 대한민국 국민 남성(현역·예비역 군인, 경찰공무원 등 제외)’으로 규정하고 있다. 여성은 자원할 경우에 민방위 대원이 될 수 있는데, 김 의원은 기본 대상에 여성을 포함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여성들의 군사 기본교육은 전시에 여성 안전을 지킬 최소한의 지식을 제공하며, 그 자체만으로도 북한에 대해 일종의 전쟁 억지력을 키울 것”이라며 “이제 국회에서 한 번 제대로 논의해보자”고 밝혔다.

이어 “일각에선 이대남(20대 남성) 표심을 잡으려고 내놓은 정책이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오히려 정치권이 표를 의식해 금기시했던 주제를 제안한 것이고, 지지율을 단 1% 받는다고 해도 해야 할 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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