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핵무기 보유론 조명
미군 철수론 밝힌 트럼프의 2024 대선 출마 우려 
윤 대통령의 일관성 없는 발언...어느 쪽도 진정시키지 못해

미 공군의 B-1B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재전개한 가운데 한미 공군이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미 공군의 B-1B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재전개한 가운데 한미 공군이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미국의 CNN이 최근 한국에서 제기되고 있는 ‘자체 핵무장론’을 집중 조명했다. 미국의 ‘핵우산’ 속 지원 수준이 명확하지 않고 트럼프 행정부에서 경험한 것처럼 미국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대북 정책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CNN은 21일(현지시각) ‘미국의 핵 우산은 왜 한국인에게 신뢰를 잃어가고 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10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 핵무기 보유 주장은 진지하게 보도되지 않는 비주류적 주장이었지만, 이제는 주된 쟁점이 됐다"고 지적했다.

CNN은 "윤석열 대통령마저 해당 견해를 제시했다"면서 통상 핵우산으로 불리는 미국의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 전략에 대한 불신이 커진 것이 이러한 변화의 배경이 됐다고 해설했다.

매체는 "현재 한국은 공격을 받으면 미국이 지원할 의무가 있는, 핵우산도 포함한 확장억제전략의 범위 내에 있다" "이는 일부에게는 충분히 안심이 되기는 하지만 정확히 어떤 형태의 '지원'이 이뤄질지와 관련한 세부 사항이 전체적으로 명확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CNN은 이런 상황과 관련해 "미국이 핵전쟁 발발시 서울을 지키기 위해 샌프란시스코를 위험하게 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오래전부터 서울에서 제기돼 왔다는 점을 소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기간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며 미국이 왜 한국을 지켜야 하느냐는 입장을 보인 데 이어 최근 2024년 미 대선 출마를 선언한 것도 한국인의 불안을 자극한 요인으로 평가됐다.

CNN은 신뢰 상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넘어서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CNN은 미국 정부가 최근 윤 대통령이 거론한 한국의 자체 핵보유나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재배치를 둘다 반대한 점을 주목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미국과 합동핵연습을 논의 중이라고 발언했을 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실제로 그렇게 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아니다(No)"라고 답했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지금까지 (확장억제전략)은 효과가 있었고 매우 잘 작동했다"고 강조한 사실도 같이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보장에 대해 그것만으로는 국민을 납득시키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주 다보스에서 월스트리트저널과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의 확장제력을 전적으로 신뢰한다"며 자신의 발언을 철회했다. 

CNN은 이런 일관성 없는 발언은 어느 쪽의 우려도 진정시키기 어럽다고 지적했다. 

CNN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한국의 자체 핵무장이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의 관계를 혼란스럽게 하는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핵무장을 한다고 해도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에 따른 제재로 원전 가동이 어려워지는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접국인 중국이 핵무장 움직임을 바라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MIIS) 소속 동아시아 핵 비확산프로그램 책임자인 제프리 루이스 교수는 “핵무기의 재미있는 점은 핵무기가 핵무기를 상쇄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핵무장을 하고서도 이란이 핵무기를 손에 넣는 것을 두려워한다. 이스라엘의 핵무기는 이란의 핵무기로부터 느끼는 위협을 근본적으로 해소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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