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프라하의 빛' 보헤미안 크리스털 대전

밀크 글라스, 루비 글라스, 더블 글라스, 히아리스부터

'아르누보' '아르데코' 계열 작품까지 총망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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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더운 여름날 쿨하게 어울리는 전시회가 있다.

아름답고 시원하고 맑고 영원한 불사조-유리-에 관한 모든 것, 특히 유럽의 중세 이후 현대까지의 유리 예술 발달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근래에 보기 드문 좋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9월 5일까지 열리고 있는

'프라하의 빛 - 보헤미안 크리스털 대전' 이 바로 그것.

며칠 전, 런던의 한 경매소에서 로마시대 유리잔(Cage Cup) 한 점이

약 260만 파운드(약57억 6000만원)라는 거금에 팔리면서 유리 골동품

경매 세계기록을 세웠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 기사를 읽은 일반 독자들은 아마도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마주하는 유리그릇들을 떠올리며, 1700여 년 전 쓰였던 이 로마 유리 한 점이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는 것일까, 무척 궁금했을 것이다.

보헤미안 크리스털 대전을 감상하며 잠시 복잡한 일상사를 떠나 신비한 유리의 역사 여행에 젖어보면 어떨까?          ▲ 새 조각품, 이지 슈하이엑, 1974.

유럽의 보헤미아 지방은 유리의 본 고장이다. 동유럽의 문화 대국, 체코가 자랑하는 프라하 국립 공예박물관 소장품 중 엄선한 역대 유리 명품들이, 몇 년에 걸친 준비 끝에 어렵게 한국 나들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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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9월 5일까지 열리고 있는 '프라하의 빛: 보헤미안 크리스털 대전'. 유리의 본고장 체코가 자랑하는 프라하 국립 공예박물관 소장품 중 엄선한 역대 유리명품들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사진·민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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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하다시피, 체코공화국의 수도 프라하는 역사상, '음악'과 더불어 '유리'가 대표적 문화상품으로 인정받으면서 체코 예술의 선두를 차지해왔다. '보헤미안 글라스'라 알려진 이 지역의 유리제작 전통은 중세 이후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해왔고, 현대에 이르러서도 세계적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인류 최초의 창조물'이라 일컬어지는 '유리'는 지금으로부터 4000∼5000년 전,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이집트와 고대 그리스 시대를 지나, 로마 시대에 이르러선 고대 유리의 전성기를 구가했으며 이후 이슬람 유리도 크게 명성을 쌓았다. 르네상스를 거치면서 베니스와 보헤미아 지방이 유리공예의 중심지로 크게 대두되었고, 여러 가지 새로운 기법의 유리공예 기술이 꾸준하게 이어져 왔다.

▶글씨가 새겨진 잔, 1830년대, 루비 글라스 커트 음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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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보헤미아 숲 속에서 만들어진 '삼림유리'(Forest Glass)는 오늘날 보헤미아 유리의 찬란한 전통의 근원이 되고 있으며, 고품질의 유리에 그려진 화려한 에나멜 채색 장식 기법이나 유리그릇의 표면을 가득 메운 우아하고 정교한 유리 음각 기법 등은 보헤미아 유리의 자랑거리라 하겠다. 이러한 이 지역 유리예술 전통의 수립은 뛰어난 유리 장인들의 기술과 당시 정치세력의 강력한 후원으로 완성될 수 있었던 것으로서, 당대 문화와 사회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

▶로에메르 잔, 1890년대, 연두유리 에나멜 칠 금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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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의 역사적인 변천상에 주목하면서, 특히 이번 전시회를 더욱 의미 있게 즐기기 위한 감상 포인트로 밀크 글라스, 루비 글라스, 더블 글라스(이중유리), 히아리스 등 눈여겨볼 작품들이 적지 않다. 또한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유리작품에서 비롯된 예술사조인 '아르누보' '아르데코' 계열의 유리예술 작품들과 더불어, 현대 유리예술의 현주소를 가늠해볼 수 있는 근, 현대 작가들의 작품들도 다수 만날 수 있다. 20세기 중반 이후 대두된 '스튜디오 글라스 운동'의 의미와 경향도 더불어 살펴볼 수 있다.

▲덮개가 있는 주전자, 1790년 경, 밀크 글라스 에나멜 금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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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숙|유리연구가

대한민국 문화재위원회 문화재위원, 전 경기도박물관장

저서 <아름다운 유리의 세계>(여성신문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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