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여성운동가서 여성주의 정치인 입문한 이계경 한나라당 의원

"현장정치에 강한 정책정당으로 체질 바꿔

                      18대 여성의원 수 2배 만드는 교두보 될 터”

제6정조위원장으로 당내 여성·문화 총지위

                      호주제 폐지 조정자 役 여성계 기대 '한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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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국회에 입성한 여성의원들 중 진보와 보수 양쪽 진영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며 친여성 의제 구현과 여성 정치세력화에 중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계경 한나라당 의원. 국회 여성위원장직을 두고 당내 경선에서 아깝게 분패했지만, 당에서 여성 문화 전문 업무를 관장하는 6정조위원장에 임명되는 등 초반부터 초선의원답지 않은 의원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단순미와 실용성이 돋보이는 그의 의원 사무실은 자신의 책상 바로 앞에 보좌진들이 언제나 즉석 회의와 난상토론을 할 수 있는 회의 테이블을 갖추고 있어 이채로웠다.

◀<사진·민원기 기자>

박근혜 당 대표에 대한 성희롱 수준의 시사 패러디 파문을 놓고 정치적 맥락에서가 아닌 '여성인권'의 측면에서 가장 먼저 팔을 걷어붙이는 등 정통 여성운동가 출신의 면모가 여전해 그만큼 참신한 매력을 풍기는 '정치인' 이계경과 여성의 정치화, 정치의 여성화란 주제를 중심으로 긴 시간 환담을 나누었다.

-17대 국회 여성의원 수 39명, 13%는 상대적으로 대단한 여성 정치세력화다. 반면 일부에선 이를 여성정치 시험대로 보고 있다.

“여성의원은 상대적으로 소수이고, 남성중심 풍토도 있어 단순히 생물학적 여성이란 이유만으로 연대를 잘할 수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더구나 수가 많아진 만큼 여성운동계뿐 아니라 다양한 출신의 여성들이 많이 국회에 진출했다. 여성의원들이 남성중심 정치구조를 어떻게 연대해 타개해 나가면서 의정활동도 잘해 나갈 수 있을지 관건이다. 이건 남성들이 해결해줄 문제가 아니다.

무엇보다 이번 여성정치 성과가 그 동안 총선여성연대, 맑은정치여성네트워크 등 여성운동계의 지속적인 노력에 의한 대가임을 여성의원 당사들부터 명확히 인식하고 감사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여성운동계와 긴밀한 네트워크를 이뤄야 할 것이다. 이번 17대는 역대 어느 국회보다 여성들의 수가 많은 만큼 여성 정치세력화를 운동화할 책임이 있다. 18대를 겨냥해 여성의원 수가 17대의 두 배가 될 수 있도록 여성의원들이 전략을 세워 그 문을 열어야 한다.”

-벌써 여성계에서는 지방선거부터 여성의원들이 지원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전체 여성의원 수는 웬만한 군소정당 의원 수보다 많다. 여성들이 힘을 합쳐 만들 수 있다면 '여성당'도 만들 수 있을 정도니, 지방선거 여성후보 지원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지 않겠는가(웃음).

-정계 입문 전부터 사석에서도 남성중심 정치판을 깨기 위한 방법으로 여성당 소신을 피력해오신 것으로 아는데.

“과연 생물학적 여성들끼리 만든다고 해서 '여성당'이어야 하느냐는 문제제기가 있을 수 있다. 지금의 남성주도적인 정치, 질서 속에서 양성평등적 생각, 민주적인 생각, 원칙과 상식을 지닌 사람이 하나의 당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그게 여성당이라도 좋고, 양성평등당 혹은 녹생당 등 뭔가 후배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줄 수 있는 정치적 실현의 당이 출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그래야 기성 정치판에 새 바람이 불지 않겠는가.”

-여성운동계에선 호주제 폐지를 관철하는 데에 당내에서 의원님의 역할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조차 호주제 폐지에 대해선 지역구 의원의 반대도 있고 해서 낙관 안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주지하다시피 한나라엔 영남 쪽 의원들이 좀 더 많다. 그래서 여성의원들 사이에선 지방선거 등 특별한 선거 쟁점이 없는 올해 안에 통과시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국회 개원 첫 해에 민감한 법안을 통과시켜야 지역구 의원도 부담이 없을테고…일단 당론보다는 자유투표로 가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한나라당에선 9월 정기국회에 호주제 폐지안을 올리자고 거론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비전에 대한 생각은.

“아직 기다려야 한다. 우리 당뿐 아니라 국회 구성원들 자체, 우리 사회가 변화하고 있다.

이번 총선을 통해 우리 당에도 젊고 개혁 성향인데다가 운동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들어왔다. 시대적 흐름은 역행할 수 없는 것이다. 사회가 정보화, 선진화됨에 따라 이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정치권에 많이 들어와야 한다. 당내 기존 멤버들과 새로 들어온 사람들간에 공감대 형성이 원활하지 못한 것은 일종의 과도기 현상이다. 지금은 중진보다 초선들이 발언을 더 많이 하는데, 서로 갈등과 탐색을 거쳐 시간이 지나면 공감대를 형성해 당이 변화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한나라당이 어떤 모습이어야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나?

“당이 현장과 맞닿아 있는 정책정당이 되도록 힘쓰겠다. 보수냐 진보냐, 이런 단어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개혁도 국민의 상황을 잘 파악한 이후의 일이다. 이를 위해 정치인은 현장을 떠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례로, 지난번 서울시 버스체계 개편 당시 각 의원실에 바뀐 버스 노선 지도를 걸어놓고 직접 버스를 타고 출근해보자고 제안했고, 일부러 택시에 승차해 기사의 말을 경청하기도 했다. 지난번 의원들끼리 뮤지컬을 본 후 제작자, 연출자, 배우, 관객을 직접 만나고 대담이라도 해서 문화정책 차원에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피부로 느껴보자는 제안도 했다. 급식현장도 직접 가봐야 한다. 현실적인 파악을 해야 대안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국민들의 실생활을 경험하지 않은 의원은 의정활동에서 차이가 나게 마련이다.”

-2002년 대선 때 갑작스러운 정계 입문으로 좀 가혹하다시피 비판을 받았다는 평이다. 나름대로 이 모든 것을 감수한 정치 소신이 있을텐데.

“이제까지 인기 영합하려고 일한 게 아니다. 여성운동 원칙 아래서 장기적으로 넓게 보며 전체를 아우르면서 흐름을 바꿔 나가는 것이 내 삶의 소신이다. 여성의전화, 가정법률상담소, 신문을 통해 대중여성의 의식화와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장기적인 과제였다. 마찬가지로 정치인이 되겠다고 생각했을 때, 장기적 관점으로 생각했다. 열린우리당, 민주당 등지에선 이미 여성문제에 관심을 갖고 일하는 여성들이 많았지만, 한나라당은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했다. 당의 보수성을 친여성, 진보성으로 변화시키는 작업 역시 대중여성의 의식화 운동과 다르지 않다.”

-바람직한 여성역할 모델을 든다면.

“이제 21세기 여성들은 각 분야의 전문성과 실력을 갖추는 동시에 공동체의식을 가져야 한다. 긴밀한 네트워크와 끈끈한 공동체 의식을 가질 때 사회를 성숙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남성들과도 적대시보다는 공유할 수 있는 파트너십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이계경 의원은 70년대 여성운동의 본산인 크리스찬 아카데미 출신으로 여성의전화 발족을 가능케 한 초창기 주요 구성원이다. 여성운동 현장의 생생한 체험으로 여성계의 중지를 모아 국민주 형식으로 1988년 여성정론지 <여성신문>을 창간, 발행인으로서 현대 한국의 페미니스트 저널의 길을 개척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90년대 이후 본격 대두된 여성 정치세력화란 과제를 안고 고민하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진영에 합류함으로써 정치 입문했다. 이후 당의 격변기 속에서도 소장 개혁 노선을 견지하며 당내 정치력을 쌓아가는 한편, 당내 여성들의 결속을 끊임없이 다져왔다. '여성' 전문가 몫의 비례대표로 17대 국회에 입성했다.

이계경 의원이 말하는 여성연대란

                      4년 후 정치세력화 위한 황금 프로젝트 만드는 '힘'

여성운동가에서 정치인으로 입문한 이계경 의원의 여성연대 방안은 한층 실용적이고 전략적이다.

이 의원은 “당 내에서건 당 밖에서건 여성의원들간 특정 모임을 만들 생각은 없다”고 딱 잘라 말한다. 정치권에서 특정 모임이 세력화, 집단화의 한 양상으로 비치면 곤란하다는 경계에서다. 대신 당 안팎으로 사안별에 따라 탄력적으로 연대하는 유연성이 정치권 여성연대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한편으론 생물학적으로 '여성'이기에 자칫 여성문제 전문가로만 한계지워질 위험성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여성의원들도 여성 외의 다른 문제의 전문가로 폭 넓게 인정받아야 이에 비례해 정치권에서 여성문제가 고립되지 않는다는 견해에서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의원이 여성연대를 강조하는 이유 중 하나는 여성후배를 길러내기 위해서다. 4·15 총선 당시 공천심사위에서 다른 3명의 여성위원들과 연대해 그가 어떻게 여성후배를 지원했는지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 당시 그는 공천심사위 30%, 비례대표 50% 여성할당에 발 벗고 나서 연대를 통해 당선가능한 서울과 부산 쟁쟁한 선거구에 여성후보 2명을 기획 공천하는 성과를 이뤄냈고, 이후 이 후보들은 당당히 지역구에서 당선됐다.

이제 이 의원은 “앞으로 4년 후 여성 정치세력화를 위해 어떤 프로젝트를 만들어내느냐가 관건”이라며 이를 위해 “운동가의 마인드와 자세로 조직을 변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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