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지서 '평화상 1000명' 명단 완료

개인 영광보단 집단 연대 노력으로 평가

전세계 14개 지역 14명의 여성운동가들이 지난 해 8월 말 스위스에서 발족한 '2005 노벨평화상 수상을 위한 1000명의 여성' (이하 '1000명 여성')프로젝트가 수상자로 선정될 세계 각 지역 여성 평화운동가 1000명의 명단을 완료함으로써 세계 평화운동에 대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1000명 여성' 프로젝트는 1901년 노벨평화상 제정 이래 수상자가 80명의 남성, 20개의 시민단체, 11명의 여성이었다는 사실에 근거, 여성들의 평화 운동과 업적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2005'년을 프로젝트 완료 시점으로 잡은 것은, 여성 첫 노벨평화상 수상자 오스트리아의 베르타 폰 슈트너가 상을 수상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내년 수상식에선 노벨평화상시상위원회의 규칙을 고려해 1000명을 대표하는 3명의 여성이 제비뽑기로 선발돼 대표 수상을 하게 된다. 수상금은 여성들을 위한 평화기금으로 쓰인다.

'1000명 여성' 프로젝트는 지금과 같은 전쟁과 폭력의 시대, 수백만의 여성들이 일상 삶에서 소리 없이 평화를 촉진하기 위해 노력하며 새로운 평화문화를 주도하고 있지만, 여성들의 활동이 당연시되고 인정도 보답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여성들은 남성 지도자들이 국가안보에 근거한 정책결정을 하고 있는데 반해 '인간안보'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역설해왔다. 이에 따라 '1000명 여성' 프로젝트는 “세계가 이들 1000명 여성의 역사적 활동을 인식하고, 건설적 갈등관리를 위한 1000명 여성의 1000개 전략을 평화정책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이번 프로젝트가 새로운 평화 네트워크의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명단에 포함된 여성들은 아동 여성 장애인 등 소외계층 보호, 빈민 구제운동, 환경운동, 가부장제·카스트·계급·인종·민족 차별에 대한 저항운동, 평화협상과 갈등중재, 전쟁범죄와 인권유린 자료화, 무기 확산 반대운동 등에 기여한 이들이다.

김정수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일상의평화센터 소장은 “달라이 라마 등 수년간 국제적 명성을 쌓아온 특정 지역 운동가보다는 개개인의 평화노력을 집단 차원에서 인정해줌으로써 풀뿌리 운동과 연대를 강조하는 새로운 형태의 평화문화 시도”라며 이번 시도가 향후 평화교육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감을 표시했다.

'1000명 여성' 프로젝트에 노벨평화상 수상자 중 1명으로 추천된 여성의 이름과 프로필은 올 연말 노벨평화상심사위원회에 프로젝트 명단이 정식 제출된 후에야 공개된다. 제3세계 등지에선 여성이 평화운동을 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주최 측의 설명이다.

박이은경 편집국장pl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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