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리더십개발원, 여성의원 '의정활동과 언론' 포럼

의정평가 뒷전 옷차림 등 가십성 보도 치중

기자 피하지 말고 갈등도 당당히 헤쳐가야

“국회의원은 개인이 아니라 국가기관이란 자세로 언행에 주의해야 한다. 열린 마음을 갖되 사람 만나는 것 때문에 패가망신하는 일이 없도록 행동해야 한다. 적절한 순간에 부적절한 장소에 있으면 망한다.”(차미례 세계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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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리더십개발원 주최로 16일 열린 17대 국회 여성의원 의정활동과 언론 포럼에는 13명의 초선 여성의원들과 언론인들이 참여해 토론을 벌였다.

“(여성의원의 정치행위는) 절대 다수가 남성인 언론계 정치보도 담당자들로부터 정치적으로 높은 영향력을 인정받기 어렵다. 여성의원들이 사무총장 등 정당의 핵심적 역할을 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한 달간 (여성의원들의) 국회에서 활약을 보면서 특히 노력과 논리에 접하면서 곧 이런 기반을 다지는 작업이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음을 확신하게 됐다.”(이용식 문화일보 편집국 부국장)

이화리더십개발원 주최로 16일 열린 17대 국회 여성의원 '의정활동과 언론'포럼에는 여성 의원들과 언론인들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참석한 여성 언론인들은 여성정치인들에게 “오해를 살 수 있는 부적절한 말과 행동을 삼갈 것”을 당부했다.

이정민 중앙일보 시민언론부 차장은 “여성의원들은 갈등의 중심구조 속으로 들어가려는 노력을 통해 주요 인물로 부각되어야 지도자가 된다”며 “기자들과의 접촉을 피하려는 태도가 있는데, 이런 태도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주 MBC 보도위원은 “남기자에 비해 여기자가 적은 방송국도 수적 열세 측면에서 여성 정치인과 비슷한 상황”이라며 “남기자들은 개성을 인정받는 데 반해 여기자들은 여성이란 일반화된 틀 속에서 평가받기 쉽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언론이 본질보다 가십성에 집착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TV 뉴스의 경우 (영상이 편집되는 과정에서 시청자들에게 자신이) 원하는 부분이 전달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여성들은 말과 행동을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미례 논설위원은 “여성 의원들이 여성이란 이유로 뭉치는 것은 잘못”이라며 “서로 다른 의견들을 분석, 통합,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혜원 연합뉴스 논설위원은 “35년간 기자생활을 하면서 문화부에서만 20년 넘게 일했다. 여기자의 역할이 바뀔 거라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는데 2000년부터 여기자의 역할이 바뀌는 것을 느꼈다”며 “여성의원 수가 늘어나면 여성정치인의 역할과 정치 지형이 크게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포럼에 참석한 여성의원들은 한 달간의 의정활동에 대한 경험을 나누었다. 손봉숙 민주당 의원은 “의정활동을 열심히 해도 언론에 보도되는 부분은 옷차림에 관한 것”이라며 본질보다 주변에 주목하는 언론의 행태를 꼬집었다.

이경숙 열린우리당 의원도 “국회에서 정책 질의하는 모습은 매스컴에 잘 나오지 않는다”며 보도행태를 비판한 뒤 “초심을 잃지 않고 개인적 고민, 자기방향을 지키려는 노력이 정말 필요하다”고 했다.

송영선 한나라당 의원은 “비정치적인 사람도 정치판에서 영향력을 가질 수 있어야 정치개혁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의정활동과 정책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여성들이 확실한 입지를 갖고 있어야 함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은 “여성의원들은 도덕성을 무기로 새로운 정치 모델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가부장적인 정당구조부터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포럼에는 홍미영, 김선미, 이경숙, 유승희(이상 열린우리당), 김애실, 이혜훈, 이계경, 송영선, 김영숙(이상 한나라당), 심상정, 최순영(이상 민주노동당) 손봉숙, 이승희(이상 민주당) 의원이 참여했다. 이 밖에 박영숙 한국여성재단 이사장, 김효선 여성신문 발행인, 이경희 코리아헤럴드 주필, 장필화 이화여대 대학원장, 이상화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김선욱 이화여대 법학과 교수, 이영자 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등이 참석했다.

임현선 기자 sun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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