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의 마키이우카의 전문기술학교에 대한 미사일 공격으로 러시아의 공식 발표 기준 89명이 숨졌다.

우크라이나는 자국군의 공격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정확한 좌표찍기로 러시아군이 머물고 있는 곳을 타격할 수 있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전에서 최신 무기들이 등장하면서 정보자산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등은 우크라이나 전쟁 중에 치열한 정보전을 벌이고 있다.

◆ 휴대전화 신호 좌표 정밀 타격한 하이마스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으로부 지원받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을 발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으로부 지원받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을 발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러시아군의 공식발표 89명 사망, 우크라이나 군의 주장으로 300명이 숨지고 300명이 다친 마키이우카 대학에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포탄이 떨어졌다.

미국 록히크마틴이 개발한 하이마스는 사정거리 300km까지 정밀타격할 수 있다. 록히드마틴은 홈페이지에서 최대 사정거리 499km까지 타격할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마키이우크 대학을 정밀타격할 수 있었던 것은 좌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러시아의 관영매체 타스통신은 친러시아 분리주의 정부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RR) 사법기관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 군인들의 빈번한 휴대전화 사용이 하이마스 공격의 원인이 됐다. 적은 첩보체계 ‘에셜론’(ECHELON)을 이용해 핸드폰 이용 정보와 가입자들의 위치를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ECHELON은 미국·캐나다·영국·호주·뉴질랜드 등 기밀정보 동맹체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국가들이 운용하는 국제 통신 감청 및 신호정보 수집 분석 네트워크다.

BBC도 3일(현지시각) 좌표자 찍힌 주요 원인으로 우크라이나 무기 범위에 있는 러시아군의 휴대전화 "대량 사용"이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 요인(휴대전화)은 적군이 미사일 공격을 위한 군 병력의 위치를 파악하고 좌표를 결정할 수 있게 해줬다"고 결론 내렸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하이마스 6발을 발사했으며 그 중 2발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 바이든 "폴란드 낙탄 미사일은 우크라이나 것"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1일(현지시각) 미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1일(현지시각) 미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5일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접경지에 미사일이 떨어져 2명이 숨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영토에 미사일이 떨어진 이번 사건은 러시아의 소행”이라며 “매우 심각한 긴장고조 행위”라고 비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하루 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방공미사일도 보인다고 말했다. 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던 자리에서는 취재진들에게 "우크라이나 방공 미사일 낙탄"이라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주장을 일축했다.

미국은 폴란드보다 먼저 우크라이나 낙탄임을 알았다. 나토 정찰기기 해당 미사일의 궤적을 추적해 우크라이나에서 발사됐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폴란드 외무부는 ‘러시아제 미사일’이 영토에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미사일이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양측 모두가 사용하는 S-300 방공 미사일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 푸틴의 뜬금없는 한국 경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모스크바에서 자신이 의장을 맡고 있는 헌법 개정 관련 실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실무회의는 이날 지난달 푸틴 대통령이 제안한 전면적인 헌법 개정에 대한 국민들의 찬반을 묻는 투표를 오는 4월22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 10월 27일(현지시각)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기로 결정한다면 한러 관계는 파탄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인 '발다이 클럽' 회의에서 “우리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기로 결정했음을 알고 있다”면서 “이는 우리의 관계를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러 관계는 아직 양호하다. 만약 러시아가 북한과의 군사협력을 재개한다면 한국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겠느냐"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월 10일(현지시각) 한국이 한미간 비밀 협상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포탄을 미국에 팔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미 당국자의 말을 이용해 미국이 한국으로부터 155mm 곡사포 포탄 10만발을 구매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다고 전했다. 

한국 국방부는 입장자료를 내고 "미국 내 부족해진 155mm 탄약 재고량을 보충하기 위해 미국과 우리 업체간 탄약 수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미국을 최종사용자로 한다는 전제하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의 한국 경고는 뜬금없는 것이아니라 WSJ가 보도하기 최소한 14일전에 한국과 미국의 비밀협상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 미국이 찍어준 좌표 '모스크바호' 침몰

우크라이나 군이 넵튠 미사일로 파괴했다고 주장하는 모스크바호를 한 트위터가 공개했다. ⓒMike Right 트위터
우크라이나 군이 넵튠(해왕성) 미사일로 파괴했다고 주장하는 모스크바호를 한 트위터가 공개했다. ⓒMike Right 트위터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이던 지난해 4월 14일(현지시각)러시아 흑해함대의 기함(flagship)이었던 미사일 순양함 모스크바호가 침몰했다.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침몰했다고 밝혔으나 러시아는 탄약 폭발에 따른 화재로 침몰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 군함은 목적지로 향하던 도중 탄약 폭발에 따른 화재가 발생해 선체가 손상을 입고 균형을 잃었다"며 "거친 파도에 함대는 침몰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군은 "우리의 해왕성 미사일로 모스크바호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N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는 당국자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흑해함대의 기함 모스크바호를 격침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미국이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미사일 발사 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 남쪽을 항행하는 한 함정에 대해 미국에 물었다.

미국은 이 군함을 모스크바호로 식별하고 위치 확인을 도왔으며 이후 우크라이나군이 모스크바호를 표적으로 삼았다.

흑해함대를 지휘하는 등 작전에서 핵심 역할을 하던 순양함 모스크바호는 러시아가 2차 대전 이후 전투에서 잃은 가장 큰 군함으로 기록됐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초기 미국이 준 정보로 러시아군의 장성들을 저격하는 전과를 올렸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5월 초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두 달여간 10명 이상의 러시아 장성이 전사한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는 미국이 군사정보를 은밀하게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러시아군 야전 사령부의 위치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장성들이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사령부의 위치를 수시로 바꿨으나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정보를 바탕으로 장성들을 추적한 것으로 보인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도록 정보와 첩보를 제공하고 있다”면서도 “어떤 정보를 제공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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