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신년 인사회에서 이정미 정의당 대표에게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책을 선물받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신년 인사회에서 이정미 정의당 대표에게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책을 선물받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법 앞에 힘 있는 사람만 우선되는 사회가 아니라, 만인이 평등하며 약한 자들을 먼저 지켜주는 ‘법의 정의’가 우선하는 시대를 열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오늘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신년인사회에 야당 대표 중 유일하게 참석했다”며 “오래 고민했지만, 대통령을 만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대통령께 그 말씀을 꾹꾹 눌러쓴 자필 편지와 얼마 전 타계하신 고 조세희 작가의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한 권을 선물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편지를 공개하고 “작년 3월 대통령께서 당선된 후, 대통령과 함께하는 첫 자리가 해를 넘긴 신년회가 될 줄은 몰랐다”며 “취임 9개월이 넘도록 야당 대표들과 자리하지 않는 대통령은 없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새해 덕담을 나누는 시민들의 마음 깊은 곳에 거대한 불안이 도사리고 있다”며 “물가가 오르고, 부동산 버블이 꺼지고, 장기간 저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위기, 그 이상의 위기가 올 것이라는 불안”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는 ‘국가의 퇴행’이라는 역사적 위기”라며 “주 69시간 장시간 노동체제, ‘건강보험 보장 강화 정책’ 폐지 등 대통령께서 직접 지시해 이뤄지고 있는 조치들은 이 땅의 가난한 서민들과 일하는 시민들을 정부의 적대자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유한 내 나라의 정부가 ‘밥을 먹여주지’는 못할지언정, 있는 밥그릇도 발로 차는 정부로 여겨지는 것은 모두에게 불행”이라고 맹공했다.

이 대표는 “10·29 이태원 참사에 시민들이 가장 분노하는 것은 행정 관료들의 무책임이다. 관료 조직은 높은 사람이 어디를 쳐다보는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에 따라 움직인다”며 “국가 최고 지도자의 시선이 시민의 안전과 삶을 향하고 있는지, 특정 집단의 이익만 향하고 있는지, 지금 시민들이 의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에게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선물한 이유에 대해선 “법치주의 국가에서는 시민의 삶을 지키는 공적 ‘약속’이 우선”이라며 정부가 지난해 6월 화물연대에 약속했던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지난 화물연대의 파업을 불법이라 탄압하기 전에 정부가 안전운임제 약속을 먼저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법치주의 국가다운 면모일 것”이라며 “‘노동조합’을 부패하고 폭력적인 집단으로 몰아가는 조치들은 일하는 시민들에게서 멀어진 법이라는 탄식과 절망을 낳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가속페달만 밟고 있는 정부 정책에 브레이크를 잡고, 정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경청하고 토론해 달라”며 “세계가 마주한 거대한 전환기에 시민들이 ‘공안검찰 반대’와 같은 구시대적 구호를 외치지 않게 해달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3년 신년인사회’를 열고 5부요인 등 국가주요 인사들과 신년인사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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