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외도 TV드라마의 사회코드는

사랑 향해 집 떠난 그녀들, 모성에 발목 잡혀 집으로 회귀

남성불륜보다 정죄하는 사회통념, 호주제 걸림돌 반영

1996년 '애인'이 방영되기 이전엔 불륜은 사랑이 아니라 범죄로 다뤄졌다. 하지만 '애인'의 공전 히트를 통해 불륜도 사랑으로 아름답게 그려낼 수 있음을 확인하면서 TV드라마의 불륜을 다루는 방식은 점차 대담하고 도발적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순간의 혹은 깊은 일탈적인 사랑 뒤에 외도 드라마 속 그녀들은 가족 곁으로 되돌아가거나 혼자 살아가는 길을 택하고 사랑은 현실로 지속되지 못한다는 공통 공식은 그다지 큰 변화가 없다.

!B4-1.JPG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TV드라마 '애정의 조건'의 채시라는 이혼하지만 그렇다고 그녀의 첫사랑과 맺어지지 않는다. '앞집 여자'의 유호정은 이혼과 이민까지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 때문에 결국 남편을 돌아보게 된다. 드라마는 현실의 반영이자 역으로 현실에 영향을 주는 기제로 작용하기에 이 같은 기존 공식과 통념은 여성의 일탈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한다.

여성의 외도를 소재로 한 드라마들은 각기 소재나 이야기를 끌어가는 인물들은 다양하지만 윤리법칙의 관성에 의해 여성의 사랑은 결국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못하는 정죄성의 공식은 일정하다. 드라마 속 여성들은 운명처럼 사랑에 빠지지만 가정을 뛰쳐나간 그녀들이 결국은 다시 가정으로 돌아오는, 혹은 가정으로 돌아갈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은 왜일까.

무엇보다 그녀들을 가정으로 돌아가게 하는 주요 모티브는 아이문제, 즉 모성이데올로기다. 그녀들은 자신의 사랑을 포기해서라도 자신의 아이는 반드시 지켜낸다. 이렇게 불륜의 보호 장치로 여성의 모성을 강조하는 것은 여성의 성역할을 고정시키는 반면, 아이 양육의 책임에서 좀 더 자유로운 남성의 외도는 은연중 관대하게 바라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 즉, 남성의 외도에는 아이문제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지만, 여성의 외도에는 아이가 가정 먼저 고려되어야 할 대상으로 그려진다. '앞집 여자'의 남자주인공 손현주처럼 드라마 속 남성들에겐 아이가 아무리 소중해도 어디까지나 '애인과 함께'라는 조건이 붙는다. 한편 여성이 아이와 함께 사랑을 쟁취하는 상황은 “아이는 아빠가 키워야지”라는 '애정의 조건'의 대사가 시사하듯, 아이 아버지가 아닌 다른 남자를 택하느니 아이를 홀로 키우거나, 전남편과의 재결합을 통한 정상(?)가족 상황 속에서만 가능하다. 그렇기에 여성은 사랑이냐, 아니면 아이냐 양단을 선택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든다.

이에 대해 방송평론가 전상금 씨는 “여성들의 불륜에 상대적으로 더 적대적인 사회 통념과 여성이 아이와 함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데 큰 결림돌이 되는 호주제 같은 현실의 제도적 장치들이 드라마 속 여성들의 새로운 사랑이 실패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앞으로 긍정적인 시각에서 드라마 속 여성들이 새로운 사랑을 통해 여성들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내야 한다”고 말한다.

김유경 객원기자 racyr@

cialis coupon cialis coupon cialis coupon
what is the generic for bystolic bystolic coupon 2013 bystolic coupon 2013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