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새해전야 러시아 공격 우려"

지난 25일(현지시각) 헤르손 헌혈센터에서 전날 러시아의 공격으로 부상당한 사람들을 위해 헌혈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지난 25일(현지시각) 헤르손 헌혈센터에서 전날 러시아의 공격으로 부상당한 사람들을 위해 헌혈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우크라이나 전쟁 307일째인 27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강제 합병한 루한스크주의 일부 지역 탈환하며 러시아군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여갔다. 

AP통신과 가디언, CNN 등에 따르면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에서는 최근 가장 격렬한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27일에도 치열한 전투가 계속됐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도네츠크 지역의 바흐무트를 포위하려 하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크레미나시 주변에서도 치열한 전투가 진행 중이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통제하는 주요 도시인 루한스크주(州)의 크레미나 탈환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우크라이나군의 압박으로 러시아군 지휘부가 통제하는 도시 일부의 전투원들이 남동쪽으로 몇 마일 떨어진 마을인 루비즈네로 후퇴할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27일 텔레그램에 "러시아인들은 크레미나를 잃으면 전체 방어선이 무너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썼다.

크레미나와 인근 스바토베를 탈환하면 우크라이나가 지난 여름에 상실한 두 도시인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칸스크를 공격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부분적으로 점령된 남부 헤르손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26일(현지시각) 40차례에 걸쳐 포격을 가해 1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야로슬라프 야누셰비치 헤르손 주지사는 지난달 우크라이나가 대승리를 거두며 헤르손을 탈환한 후 헤르손시 자체가 11차례 표적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가 엥겔스 공군기지를 공격하자 많은 전투기를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했다.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26일 우크라이나 무인기(드론)가 러시아 영토 깊숙이 위치한 엥겔스 공군기지를 타격한 후 러시아 군인 3명이 사망했다.

우크라이나는 27일 오후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전역에 공습 경보를 발령했지만, 이날 러시아군의 공격에 대한 즉각적인 보고는 없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전투 중 사망한 우크라이나 군인 42명의 시신이 고국으로 돌아갔다. 이날 전사자 시신 운구는 우크라이나에 인도된 기아차 42대로 이뤄졌다. 

◆ 우크라이나 "새해전야 러시아 공격 우려"

[키이우=AP/뉴시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해 질 무렵 우크라이나 키이우 시내의 조명이 꺼져 있다. 우크라이나는 전체 발전소 3분의 1이 러시아의 공격을 받아 100만 가구 이상이 정전을 겪었으며 겨울을 앞두고 전력을 아끼기 위해 순환 단전을 하고 있다.
[키이우=AP/뉴시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해 질 무렵 우크라이나 키이우 시내의 조명이 꺼져 있다. 우크라이나는 전체 발전소 3분의 1이 러시아의 공격을 받아 100만 가구 이상이 정전을 겪었으며 겨울을 앞두고 전력을 아끼기 위해 순환 단전을 하고 있다.

헤르만 할루셴코 우크라이나 에너지부 장관은 "러시아의 포격 위험이 지속되고 있어 우크라이나 전역의 전력 사정이 여전히 매우 어렵다"며 새해 전날 에너지 시스템에 최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CNN에 따르면 할루셴코는 27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TV에 출연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격 간 시간을 이용해 전력 생산을 늘려 에너지난을 줄이고 전력 공급 능력을 높이려 한다"고 말했다.

할루셴코는 휴일 동안 포격 위험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러시아인들은) 우리의 에너지 시스템에 대한 포격을 계속하는 것을 거부하지 않았다는 느낌이 있다. 그들은 특정 날짜에 묶여 있다. 새해는 그들이 에너지 시스템에 최대한의 피해를 입히려고 하는 그런 날들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발생할 포격 규모와 전력 시스템에 미칠 피해 규모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어떤 계획도 세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국영 전력기업 우크레네르고는 27일 "발전소 생산량 증가로 인해 시스템의 전력 부족이 약간 감소했다"면서도 "시스템의 가용 용량은 여전히 국내 소비자들의 모든 요구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우크레네르고는 성명에서 "이는 대규모 공격으로 손상된 전력망의 운영이 점진적으로 돌아오고 비점령 지역의 에너지 인프라가 복구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6일 밤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의 다른 지역에서 약 900만명에게 여전히 전기가 끊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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