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기관보고 열려
이 장관, 당일 ‘늑장 대응’ 지적에 “제가 놀고 있었겠나”
비판 일자 “성급한 발언...유감” 사과
지켜보던 유족들 항의에 보고 중단되기도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기관보고 첫날인 27일, 국회에 출석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참사 희생자인 고 이지한씨 어머니 조미은 씨와 대면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기관보고 첫날인 27일, 국회에 출석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참사 희생자인 고 이지한씨 어머니 조미은 씨와 대면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기관보고 첫날인 27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당일 ‘늑장 대응’ 지적에 “이미 골든타임이 지난 시간이었다”라고 답했다가 질타가 이어지자 사과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기관보고에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장관에게 “참사 당일 현장이나 상황실로 바로 움직였어야 하는데 왜 늦어졌나”라고 물었다. 이 장관은 수행기사가 경기도 일산에서 서울 압구정 자택까지 올 때까지 기다렸다고 답했다. 그는 이날 밤 11시20분 첫 보고를 받은 후 85분이 지난 0시45분에야 참사 현장에 도착했다.

이에 윤 의원은 “통상적으로는 택시라도 타고 지시를 내리면서 간다. 이 장관이 수행비서를 기다렸기 때문에 80분이라는 시간을 낭비한 것이다. 안전불감증이다. 그 시간 동안 많은 국민이 죽어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곧바로 “그 시간은 이미 골든타임을 지난 시간이었다. 저는 의원님과 생각을 조금 달리한다. 제가 그 시간에 놀고 있었겠나.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시라. 누굴 기다린 게 아니라 제 나름대로 여기저기 전화하면서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의 비판과 항의가 빗발치자, 이 장관은 이날 저녁 기관보고에서 “제가 골든타임을 판단할 능력과 자격이 없는데 성급한 발언이었다”라며 사과했다.

이 장관은 앞서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행안부 현장조사에서도 행안부의 사전 대비와 사후 대응 관련 비판을 받자 “그날 이태원에 그런 게(축제) 있는지도 몰랐다”, “이태원 참사같이 이례적으로 발생한 사고 수습과 관련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구성)은 촌각을 다투는 문제가 아니다. 소방서장이 현장 지휘하면서 응급조치하는 게 중요하지 중대본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해 비판을 받았다.

참사 희생자 유족들의 항의로 기관보고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유족들은 이 장관의 답변 태도와 국민의힘 의원들의 질의 내용에 불만을 표하며 항의했다. 참사 희생자 고(故) 이지한 씨의 어머니 조미은 씨는 회의장에 들어와 이 장관을 마주하고 “내 아들이 죽었다”, “장관님께 철저한 수사를 부탁드린다. 처음에는 (장관님을) 미워했는데 진심으로 우리 애들 따뜻한 곳에 넣어달라”고 오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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