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새해에는 여성가족부가 열일하면 좋겠다. 친부 성폭력 피해자 21세 여성이 엄정하고 신속하게 재판해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죽음을 택했다는 보도가 어제 도착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그리고 단 한 사람도 더 잃을 수 없다. 대통령이 “젊은 세대는 구조적 성차별 겪지 않고 성장했다” 같은 말을 할수록 불평등하고 취약한 이들의 삶은 불안해진다. 새해에 조금 덜 위험하고, 더 무사하려면 성평등 관점, 정책, 예산을 폐기하는 게 아니라 섬세하게 강화해야 한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생존자 자조모임에서 10대~50대 여성들이 직장과 학교에 가고, 자기 방에서 밥을 해먹고, 식물과 동물을 돌보고, 마음 먹었던 일들 해내면 서로 큰 환호와 박수를 보내는 것처럼, 제도와 정책으로 평등하고 자기다운 삶을 지지하는 성평등 전담부처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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