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각) 미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눈이 내리고 기온이 급강하하는 동안 차량이 44번 주간 고속도로를 운행하고 있다. 성탄절을 앞두고 미국 대부분 지역에 혹한과 거센 겨울 폭풍, 눈보라가 엄습하는 악천후가 이어지면서 미국인들의 연휴 여행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AP/뉴시스·여성신문
22일(현지시각) 미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눈이 내리고 기온이 급강하하는 동안 차량이 44번 주간 고속도로를 운행하고 있다. 성탄절을 앞두고 미국 대부분 지역에 혹한과 거센 겨울 폭풍, 눈보라가 엄습하는 악천후가 이어지면서 미국인들의 연휴 여행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AP/뉴시스·여성신문

혹한과 폭설, 강풍을 동반한 겨울폭풍이 미국 대부분의 지역을 강타하면서 크리스마스 연휴에 사망자가 속출하고 교통이 마비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미 NBC는 크리스마스 직전부터 시작된 겨울폭풍으로 미 전역에서 최소 30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NBC에 따르면 사망자는 콜로라도와 일리노이, 캔자스, 켄터키, 미시간 등 12개 주에서 신고됐다.

뉴욕 버펄로에서만 눈폭풍으로 7명이 사망했다. 버펄로에는 최대 110㎝의 눈이 내렸다.

이 중 최소 3명은 폭설로 응급요원들의 발이 묶이는 바람에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해 숨졌다. 나머지 사망자들의 구체적인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버펄로 시내 일부에서는 눈더미가 최대 3m 높이까지 쌓이면서 일부 주택과 자동차가 눈에 파묻혔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이로 인해 구급차와 소방차의 운행도 마비된 상태다.

캐시 호철 뉴욕 주지사는 23일(현지시각) "이번 눈은 버펄로의 오랜 역사에서 가장 파괴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폴로네즈 이리카운티장은 "일부 사망자는 차에서, 일부는 거리의 눈더미 속에서 각각 발견됐다. 이틀 이상 차 안에 갇힌 사람들도 있다"라며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크리스마스"라고 말했다.

눈더미 속에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사망자가 더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폴로네즈 카운티장은 추정했다.

오하이오주에서는 50중 추돌사고를 비롯한 여러 건의 교통사고와 감전 사고 등으로 10명이 숨졌고, 미주리주와 캔자스주에서도 운전자 4명이 각기 다른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버몬트주에서는 한 여성이 떨어지는 나뭇가지에 맞아 숨졌고, 콜로라도주에서는 영하의 날씨 속에 노숙자 1명이 사망했다.

플로리다주 탬파에서는 5년 만에 처음으로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으며, 웨스트팜비치 등 플로리다 남부에서도 기온이 6도로 내려가 추위에 마비된 이구아나들이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미 중서부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대평원 일대에서 시작된 이번 겨울폭풍은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큰 피해를 낳고 있다.

플라이트어웨어(FlightAware)에 따르면 크리스마스인 일요일에 국내선과 국제선 항공기 3300편 이상이 결항됐고 1만1000편 이상이 지연됐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탬파, 올랜도, 웨스트팜비치는 1983년 이래 가장 추운 성탄을 맞았다. 뉴욕시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JFK 공항과 라과디아 공항 등 여러 곳에서 기온이 기록적으로 떨어졌다.

오대호에서 '폭탄 사이클론'으로 강풍과 강한 눈보라가 발생했다.

특히 뉴욕주 버펄로 상황이 심각하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미 동부시간 기준 이날 오전 7시 현재 버팔로 나이아가라 국제공항의 적설량이 109㎝에 달한다고 밝혔다. 현지 당국은 폭설과 강풍이 1977년 이후 가장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눈은 이날 저녁까지 최대 180㎝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미 기상당국은 "미 동부의 3분의 2를 덮고 있는 북극 공기가 서서히 약화할 것"이라면서도 "사망자 수가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NWS는 "일부 지역은 야외에서 몇 분 만 있어도 동상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NWS는 외출해야 할 경우 "가능한 피부 노출 부위를 최대한 가리고 옷을 겹겹이 껴입어야 한다"며 "차량엔 겨울 안전키트를 챙겨 극심한 추위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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