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자영업자 대출 1014조2000억…14.3%↑
부실위험 규모 최대 39조2000억 이를 듯

ⓒ뉴시스·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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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의 대출규모가 1000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은 자영업자들의 잠재부실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은행이 22일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2022년12월)’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은 지난 3분기 말 1014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3% 늘었다.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기 직전인 2019년 4분기 684조9000억원보다 48% 급증했다.

이는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영업비용 등의 부담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보고서는 자영업자 매출은 코로나19 방역조치 해제로 일상회복이 본격화되면서 가파르게 반등했으나 9월 이후 회복세가 주춤하고 있으며 여가서비스업 등 일부 업종의 경우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의 소득기반이 충분히 회복 되지 못한 가운데 자영업자 대출은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가파른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그동안 대출 연장 등으로 지연되고 누적돼온 잠재부실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한은은 경고했다.

자영업자 대출은 1년 전과 비교해 은행(6.5%)보다 비은행(28.7%)에서 큰 폭으로 확대됐고, 비취약차주(13.8%)보다 취약 대출자(다중 채무를 가진 자영업자 가운데 저소득자)가 18.7% 빚이 급증했다.

한은은 대출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자영업의 매출 회복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금융지원 효과도 사라지면 내년 말 자영업자 대출의 부실위험 규모가 최대 39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실물·금융 지표로 산출하는 FSI도 지난 10월부터 ‘위기’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FSI가 8 이상~22 미만이면 ‘주의’, 22 이상이면 ‘위기’ 단계다.

FSI는 올 3월 8.9를 기록하며 ‘주의’ 단계에 접어들었다. 10월에는 23.6으로 ‘위기’ 단계에 들어섰고, 11월(23)에도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22를 넘고 있다.

높은 가계부채 수준과기업신용의 가파른 증가세,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부동산 금융, 비은행금융기관의 복원력 저하 등이 여전히 우리 금융시스템의 취약요인으로 잠재돼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부채가 급격히 늘었다. 3분기말 가계부채는 1년전보다 1.4% 늘며 증가율이 축소된 반면, 기업부채는 자본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발행 악화와 환율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같은 기간 15% 급증했다.

이에 따라 가계신용/명목GDP비율이 3분기말 105.2%로 1분기(105.5%) 대비 하락한 반면, 기업신용/명목GDP비율은 118.5%로 1분기(115.3%)보다 높아졌다.

한은은 부동산 경기 둔화가 이어질 경우, 부동산기업 대출 및 PF(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의 부실화 우려가 높아진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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