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국제학술대회

여성의 평생학습과 임파워먼트:한국·노르웨이·미국·일본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은 지난 7월 6일 '여성의 평생학습과 임파워먼트: 한국·노르웨이 미국·일본'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학술대회의 배경은 일본국립교육여성회관을 주축으로 진행된 '여성평생학습에 대한 4개국 국제공동연구'로, 평생학습을 성인지적으로 접근해 과제와 전망을 제시하고자 했다. 4개국 관련 학자들이 초청된 대회의 주된 논점은, 여성의 임파워먼트와 관련해 현재 시행되고 있는 평생학습은 어떠한 문제점이 있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평생학습이 어떻게 보완되어야 하는가 하는 것이었다. 다음은 각국의 발표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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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여성들은 학구적이다. 여성 삶의 주기와 현실을 고려한 평생학습 프로그램의 실시는 우먼 파워로 이어질 것이다.

노르웨이

- 중산층 위주서 통계상 성별 차이 무의미..

향후 여성학력 남성 앞설 것

노르웨이의 국립학습연구원 군힐드 브라이렘, 하이디 잉게스박 연구위원은 “성인교육, 여성들만을 위한 것인가?”라는 주제를 통해 노르웨이 여성들의 사회참여 현황을 발표했다. 노르웨이에서는 초등학교에서 대학에 이르기까지 무상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직업훈련(on the job training)에 성인의 70%가 참가하고 있으며, 교육 내용은 직업 관련 교육이 60%, 일반 교육이 13%, 레저 관련 교육이 18%였다.

교육대상에서 남녀의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교육수준이 향상되면서 남녀의 교육수준의 격차가 점차 줄어드는 실정이다. 특기할 만한 점은 25세에서 29세의 연령에서는 대학이나 대학원의 경우 여성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향후 여성의 학력이 남성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여성들은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고 있으며 약학, 법학, 치과 인문사회과학 등의 분야에서 53% 정도를 차지한다. 공과 분야에서는 23%로,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을 차지한다. 하지만 노르웨이에서는 학력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수입이 높은 것은 아니며, 학력은 낮다고 할지라도 기술자들도 높은 수입을 유지하는 것은 우리 사회와 차이를 보여주는 지점이다. 여성들의 취업 현황을 살펴보면 여성들은 무역, 호텔 등의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비율이 높으며 공공 분야로 진출하는 경향이 높다. 그러나 고위직이나 정치 분야에 진출하는 비율은 남성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어진 '노르웨이 여성의 평생학습과 임파워먼트'에선, 성인 공공교육에 참가하는 동기에 대해 조사하고 나아가 동기면에서 남녀의 차이가 있는가를 살펴보았다. 교육에 참가하는 동기는 첫째로 자기실현, 꿈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 가장 주된 것이었으며, 둘째로는 직업경력과 경제적인 동기, 세 번째로는 자기발전을 통해 자신감을 갖기 위한 것 등이었다. 이러한 동기가 남녀의 차이가 있는가도 살펴보았는데, 남녀의 차이는 근소해서 통계적인 의미에선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노르웨이의 양성평등 정책이 역사적으로 이미 실현되어왔기 때문으로 설명될 수 있다.

토론자 동덕여대 신용주 교수는, 먼저 노르웨이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이 보완될 필요성을 제기했으며, 둘째로는 여성친화적인 사회와 성차별에 대한 관계, 셋째로는 연구분석 틀에 관해 언급했다.

또한 활발한 토의가 진행됐는데, 교육을 받는 동기에 대해서 남녀의 차별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계층적 변수들이 고려되지 않은 것은 아닌가 하는 질의가 있었다. 이에 대해 발표자는 “계층적 변수를 별도로 고려하지는 않았지만, 학력이나 수입 등을 변수로 하여 분석했으나 유의미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노르웨이는 계층적 차이가 크지 않고 중산층 위주로 이루어진 사회이므로 이러한 변수의 영향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미 국

- 흑인 등 소외계층 여성에게 접근 용이한 만학기회 제공

닉 크레머 케리토스대 학장은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지만, 아직도 주요 전문직이나 고위관리직에서는 남성에 비해 활발하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예를 들면, 월마트의 종사자들의 경우, 여성의 비율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관리직에는 여성이 13% 미만을 차지하며, 남성에 비해 여성의 임금이 낮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비전통적 직업, 공학, 목공, 용접공, 자동차 기술자 등 여성이 선호하지 않는 직종에 여성이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뉴로셀대 학장인 엘자 딘위디-보이드는 비전통적 모델인 'School of New Resource'를 소개하고 있다. 이 모델은 대학교육을 받지 못한 성인들, 특히 흑인여성들이 뒤늦게 대학교육을 받으려고 할 때, 많은 장애요인들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교과내용이나 방법에 다양한 제도를 도입해 그들이 대학교육을 마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교육내용 중에는 세미나를 통한 학습을 강조하고 있으며, 여성의 개개인의 다양한 경험이 수업과 연계되어 학점을 이수하도록 하는 방법, 고등학교를 마치지 않았더라도 이에 해당하는 학점을 이수하도록 하는 방법, 'Self-directed learning'을 통해 주변 상황을 스스로 통제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 학문적인 연구에 개개인의 관심이 추구될 수 있도록 하는 독립적인 연구, 사전 학습 등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이에 대해 나윤경 연세대 대학원 문화학협동과정 교수는 “미국의 모델이 여성의 임파워먼트 실현을 위해서 개개인의 변화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데, 개인의 변화가 사회의 변화로 항상 이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개인에서 집단화의 과정으로 연결되어야 여성의 임파워먼트가 온전히 실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 본

- 여성 개개인에게 비판적 사고능력 길러주는 학습 필요

하라 히로코 오차노미즈대 명예교수는 일본에서 여성의 사회참여는 장애요인이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따라서 현재 여성의원의 비중이 매우 낮고, 정당에서 활동하는 간부의 비율도 매우 낮으며 여성외교관이나 여성장관의 비율도 미미한 실정이다.

후지무라 구미코 도요-에이와 여자대 교수는 일본에서 평생학습이 여성의 임파워먼트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여성 개개인이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짐으로써 임파워먼트를 형성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국

-여성역할 중산층 위주 평생교육서 탈피,

노동교육에 방점 둬야

이대 한국여성연구원 양민석 연구교수는 한국에서의 평생학습과 여성 노동교육을 분석하고, 여성의 임파워먼트 향상을 위해서는 일하는 여성들에 대한 노동교육의 중요성을 제기했다. 한국에서는 60년대 이후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확대되었으나, 여성들에 대한 노동교육은 미미한 실정이었다. 평생교육에서도 노동교육은 거의 배제되었다.

현재 실시되고 있는 평생학습은 중산층 여성들을 대상으로, 전통적으로 여성역할과 관련된 학습내용, 즉 미용, 공예, 꽃꽂이 등이 주를 이루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앞으로는 여성의 임파워먼트를 실현하기 위해 평생교육이 노동교육의 일정 부문을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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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근 이대 교육학과 교수는 현재 실시되는 평생학습의 내용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을 시도했다. 한국 여성들의 활동은 가족에 의해 제한되어 있고, 여성의 학습이나 직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가족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대 한국여성연구원으로 최근 4개국 공동으로 여성의 평생학습 방향을 제시하는 국제 학술대회를 열었다.

이에 따라 평생학습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정책적 제안을 다음과 같이 하고 있다. 첫째, 평생학습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마련되어야 하며, 둘째 여성들의 지역적·사회적 의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 하고, 셋째 학습에 참여할 수 없게 하는 장애요인들을 제거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며, 넷째 성인교육에 필요한 전문인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다섯째 여성들이 자신들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선경 객원기자(줌마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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