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버트 왓슨 아시아 첫 대형 사진전
2023년 3월30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81세 현역...시력장애에도 사진계 거장 올라
“지금도 나는 카메라 중독자”

패션 사진 거장, 알버트 왓슨(Albert Watson)이 한국을 찾았다. 그의 국내 최초이자 아시아 첫 대규모 회고전이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 개막했다. ⓒ화목커뮤니케이션즈 제공
패션 사진 거장, 알버트 왓슨(Albert Watson)이 한국을 찾았다. 그의 국내 최초이자 아시아 첫 대규모 회고전이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 개막했다. ⓒ화목커뮤니케이션즈 제공

81세지만 현역이다. 태어날 때부터 한쪽 눈이 보이지 않았지만, 카메라의 눈을 빌려 세상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담았다.

패션 사진 거장, 알버트 왓슨(Albert Watson)이 한국을 찾았다. 그의 대표작을 총망라한 국내 최초이자 아시아 첫 대규모 회고전이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 개막했다.

왓슨의 1960년대 초기작부터 유명인사의 사진, 풍경과 정물이 있는 사진, 최초 공개되는 최신작까지 총 125점을 볼 수 있다. 스티브 잡스, 앨프리드 히치콕, 데이비드 보위 등 동시대 ‘아이콘’의 사진들이 시선을 붙든다. 검은색 터틀넥에 턱에 손을 올린 잡스의 초상 사진은 20분 만에 탄생했다고 한다. 영국 톱모델 케이트 모스의 아름다운 누드 사진. 크리스마스 장식 리본을 단 거위의 목을 쥐고 뚱한 표정을 짓는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 사진도 왓슨의 작품이다.

알버트 왓슨, 스티브 잡스, 쿠퍼티노, 캘리포니아, 2006 (Steve Jobs, Cupertino, California, 2006) ⓒ화목커뮤니케이션즈 제공
알버트 왓슨, 스티브 잡스, 쿠퍼티노, 캘리포니아, 2006 (Steve Jobs, Cupertino, California, 2006) ⓒ화목커뮤니케이션즈 제공
알버트 왓슨, 케이트 모스 , 마라케시, 1993 (Kate Moss, Marrakech, 1993) ⓒ화목커뮤니케이션즈 제공
알버트 왓슨, 케이트 모스 , 마라케시, 1993 (Kate Moss, Marrakech, 1993) ⓒ화목커뮤니케이션즈 제공
알버트 왓슨, 앨프리드 히치콕, 로스앤젤레스 (Alfred Hitchcock, Los Angeles, 1973) ⓒ화목커뮤니케이션즈 제공
알버트 왓슨, 앨프리드 히치콕, 로스앤젤레스 (Alfred Hitchcock, Los Angeles, 1973) ⓒ화목커뮤니케이션즈 제공

거장의 비결은 철저한 사전 조사다. “히치콕을 만나기 전 그의 첫 영화, 주요 연출 이력, 관점, 철학 등을 미리 조사했어요.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과 작업하는 듯했습니다. 잡스의 사진을 찍을 때도 미리 그의 특성과 이력을 조사했어요. 촬영을 싫어하는 잡스를 위해 30분 만에 끝내겠다고 하자,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것처럼 좋아하더군요.” 인물 사진을 찍을 때는 “사진에 기억을 녹이려고, 시간이 흘러도 이미지를 소중하게 생각하게 하는 사진을 만들려고 한다”고 했다.

다채로운 패션지 사진도 볼 수 있다. 왓슨은 1977년~2022년까지 100회 이상 패션 잡지 보그의 표지를 촬영했다. 롤링스톤, 타임, 하퍼스 바자 등 매거진 커버도 맡았다. 일본도를 든 우마 서먼의 모습으로 주목받은 ‘킬 빌’(2003), 장쯔이가 분을 발라 하얀 얼굴에 붉은 입술로 정면을 응시하는 ‘게이샤의 추억’(2005) 등 유명한 영화 포스터도 촬영했다. 어빙 펜(Irving Penn), 리처드 애버던(Richard Avedon)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0인의 사진작가’로 선정됐다.

알버트 왓슨, 나무, 스카이섬 페어리 글렌, 2013 (Tree, Fairy Glen, Skye, 2013) ⓒ화목커뮤니케이션즈 제공
알버트 왓슨, 나무, 스카이섬 페어리 글렌, 2013 (Tree, Fairy Glen, Skye, 2013) ⓒ화목커뮤니케이션즈 제공

상업 사진에만 머무르진 않았다. 자연과 인물, 정물 등 다채로운 예술 사진도 남겼다. 그가 제2의 고향으로 여긴다는 모로코의 풍경과 사람들, 고향 스코틀랜드의 스카이 섬 자연 풍광 사진, 이중노출 기법·인화 등을 활용해 중세 미술품을 연상케 하는 누드 작품 등도 눈길을 끈다.

전시장에는 실제 왓슨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작업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과 사진 작품, 실제 장비가 세팅된 스튜디오도 설치했다.

거장은 “사진을 접한 지 60년이 흘러도 나는 사진에 열정을 품고 있다”고 했다. “팔십을 넘긴 지금도 나는 카메라 중독자입니다.”

왓슨은 “서울은 영화·음악 등 분야에서 새롭고 활기차고 흥미로운 곳”이라고 했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 사진 특강, 전시 설명 행사 등을 연다. 카메라 플래시가 연신 터지자 “화장을 하고 왔어야 했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전시는 2023년 3월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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