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아니 에르노 작가. ⓒ문학동네 제공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아니 에르노 작가. ⓒ문학동네 제공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가 노벨상은 남성을 위한 제도라고 비판했다.

에르노는 6일(현지시간) 노벨상 시상식을 앞두고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노벨상을 현대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에르노는 “노벨상은 전통을 향한 열망의 발현”이라며 “전통에 얽매이는 것은 아마도 더 남성스럽고, 그것은 서로에게 권력을 전달하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말은 거의 항상 남성이 독점해왔지만, 나는 여성들이 말할 때 남성들보다 더 장황하고 훨씬 더 실용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에르노는 이날 별도 기자회견에서 “프랑스 여성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은 내가 처음”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그러면서 “프랑스 문학에 그려지지 않은 세계에 관해 글을 쓰는 여성에게 일종의 불신이 있다”며 “그것은 보수적인 특정 지식층 안에서 나에게 불리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12명 이상의 프랑스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지만, 여성이 수상한 것은 에르노가 최초다.

에르노는 프랑스의 페미니스트 아이콘으로 불리며, 자전적이면서도 사회학적인 글쓰기로 명성을 떨쳤다. 젠더 차별, 가부장제의 폭력, 노동자와 가진 자들 간 계급 격차 등 자신이 겪은 일들을 문학으로 빚어냈다.

에르노는 “남성들이 자신의 몸, 삶의 방식, 행동 방식, 동기 부여를 인식하지 못한다면 여성의 진정한 해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받은 상을 “인종차별, 모든 형태의 불평등으로 고통받는 모든 사람과 (존재를) 인정받지 못해 고군분투하는 모두에게 바치고 싶다”고 덧붙였다.

올해 노벨 문학상 시상식은 노벨상 제정을 유언으로 남긴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의 기일인 12월 10일이 있는 ‘노벨 주간’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는 상장과 메달, 1000만 크로나(한화 약 12억 6000만원)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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