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상원에서 열린 '아직 끝나지 않은 여성의 역사' 토론회서 열띤 논의

여성들에게 활짝 열린 프랑스 상원의 문명예와 권위의 상징인 프랑스 상원은 최근 들어서 시민들에게 상원의 역할을 알리고 친근한 느낌을 주기 위해 전시회, 음악회, 강연회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12일에는 여성을 주제로 하는 행사(토론회)가 열렸다. 공적인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과 성찰을 증진시키는 역사학 분야의 책을 선정해 상을 주는 행사의 일환으로 기획된 이 토론회의 제목은 '아직 끝나지 않은 여성의 역사'였다.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상원이 선정한 역사학 분야의 책 시상식으로 시작되었다. 상은 15세기의 신화적 인물 잔 다르크의 내면세계를 파헤친 여성 역사학자 콜레트 본느에게 돌아갔다. 시상식에 이어 곧바로 시작된 토론회는 여성사 연구의 현황, 세계 여성의 현실, 오늘의 프랑스 여성, 민주주의를 지키는 여성, 이렇게 4개의 주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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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상원에서 열린 '아직 끝나지 않은 여성의 역사' 토론회 포스터. 여성들은 남녀평등을 주장하면서 남성들이 간 길을 뒤따라갈 것이냐, 아니면 새로운 길을 만들어갈 것인가, 또 권리의 주장을 넘어 어떻게 모든 인류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고민과 성찰이 상징적으로 표현된다.

단두대에 희생된 여성운동가부터 여성 참정권 획득에 이르기까지 일별

자줏빛 카페트가 깔려 있고 금색 벽에 샹들리에와 조각들로 장식된 상원 연회장에서 열린 첫번째 토론회는 여성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자리였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여성의 역사를 다시 짚어보아야 오늘의 여성의 상황이 새롭게 보인다는 인식하에 여성의 권리 확보의 역사는 전진과 후퇴, 운동과 침묵의 시간을 오가며 점차 자율성을 확보하는 과정임을 보여주었다.

역사학자 크리스틴 바르는 프랑스 혁명 직후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다가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올랭프 드 구즈를 포함한 19세기 여성운동가들의 정신을 이어받자고 주장했다. 사회학자 아니 골드만은 오늘날의 여성운동은 1970년대 여성운동이 제기한 경쟁과 소비를 부추기는 사회 원리에 대한 비판의 차원을 상실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여성운동의 성과는 영원한 것이 아니라 언제라도 '깨지기 쉬운 승리'라고 말했다. 뤼시앙 뇌비르트 명예 상원의원은 1944년 여성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법이 만들어진 과정을 증언했다.

오늘날 세계 여성의 상황을 살펴보는 두 번째 토론회에는 프랑스 대학에서 동성애자에 관한 강의를 처음 개설한 사회학자 프랑수아즈 가스파르를 비롯한 6명의 토론자들이 아직도 전통적 가부장제 사회에서 신음하는 세계 여성의 현황을 조명함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이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논의했다. 이번 토론회를 위해 특별히 초청된 칼리다 투미-메사우디 알제리 문화부 장관은 프랑스 여성운동가들에게 이슬람 국가의 여성들을 이슬람 교도라는 범주로만 보지만 말고 동병상련을 앓는 여성이라는 시각에서 보아 줄 것을 주문하고, 자신을 포함해 점차 많은 여성들이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는 주체로 형성되는 측면을 소개했다.

여성운동의 성과는 '언제라도 깨질 수 있는 유리'

파리지하철공사 사장 안-마리 이드락, 정치학자 자닌 모쉬-라보 등이 참여한 세 번째 토론회에서는 오늘날 프랑스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장벽에 대한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었다. 남녀평등이라는 원칙은 천명되었지만 그것이 현실 구석구석에 적용되기에는 아직도 많은 장벽이 있다는 주장들이었다. 여성이 전체 인구의 51.4%를 차지하는데 국회의원 비율은 13%에 불과하고, 여성의 평균임금은 남성보다 25%가 작고,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들의 비율이 남성들보다 높음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가임여성이라는 이유로 기업체에서 여성 고용을 꺼리고 있는 현실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성매매, 가정폭력 등의 문제가 제기되었다. 그러나 이제 과거와 달리 여성들이 강한 동기를 갖고 노력하면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자기가 원하는 사회적 지위를 차지하고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여성들이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당신은 여성이어서 행복합니까?”

도발적 성찰 뒤따라야

네 번째이자 마지막 종합 토론회는 장소를 바꾸어 상원의 핵심부인 반원형 의사당에서 진행되었다. 상원의원석에는 각계각층을 대변하는 여성 321명이 자리를 잡았다. 튀르고와 콜베르를 비롯한 17세기 프랑스 재상들의 대리석상이 서 있는 의장석에서 크리스티앙 퐁슬레 상원의장이 근엄한 표정으로 인사말을 마치자 '프랑스 퀼튀르' 방송의 사장이며 (소설가 마그리트) 뒤라스의 전기를 쓴 로르 아들레르가 청바지에 셔츠 차림으로 나와 토론 참가자들에게 “당신은 여성이어서 행복합니까?”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졌다. 최초의 여성 국방부 장관 미셸 알리오 마리, 전 교육부 장관이며 이번 지방의회 선거에서 라파랭 총리의 아성인 푸아투-샤랑트 지역의회를 석권한 세골렌 뢰아얄 등이 나와 여성으로서 공적 영역에서 활동하면서 느낀 점들을 이야기했다.

이 모임은 이날 행사의 포스터가 상징하는, 여성들은 남녀평등을 주장하면서 남성들이 간 길을 뒤따라갈 것이냐, 아니면 새로운 길을 만들어갈 것인가란 질문으로 종결되었다. 여성들은 권리의 주장을 넘어서 어떻게 모든 인류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 역시 주요 논점이었다.

장미란 프랑스 파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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