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여성지방의원네트워크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서 토론회 개최

이태원 참사를 젠더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한편, 재난 및 안전사고 정책에 젠더 관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국여성지방의원네트워크(이하 전여네)는 이태원참사에서 여성 사망자수가 약 64%에 이른 것을 주목해 재난에 취약한 여성의 안전 대응방안과 재난안전정책의 젠더적 접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12월1일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이태원참사를 통해 본 재난에 취약한 여성 안전 대응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안종숙 전여네 공동대표(서울 서초구 의원) 인사말에서 “이태원참사로 귀한 생명을 잃은 젊은 넋들과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전여네는 여성으로서, 지방의원으로서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의 재난관리정책 등을 살펴보고 안전대응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토론회 개최의 취지를 밝혔다.

김은숙 전여네 공동대표(강원 횡성군의원)“재난은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지만 특히 여성의 경우 재난과 안전사고에 더욱 취약함을 이태원참사가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젠더적 관점에서 재난 및 안전사고 관리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국여성지방의원네트워크는 12월1일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이태원참사를 통해 본 재난에 취약한 여성 안전 대응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전국여성지방의원네트워크
전국여성지방의원네트워크는 12월1일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이태원참사를 통해 본 재난에 취약한 여성 안전 대응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전국여성지방의원네트워크

토론회 좌장은 김은경(세종리더십개발원장) 교수가 맡았고, 여성환경연대 부설 에코페미니즘연구센터 달과 나무의 이윤숙 부소장이 ‘재난 불평등과 젠더’를 주제로 발제했다. 김동식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젠더폭력연구본부장, 청년 이하린 씨와 정순희 전 양천구의원은 토론자로 참석했다.

이윤숙 부소장은 “1981년부터 2002년 141개국에서 발생한 자연재난을 분석한 결과 재난은 여성의 수명을 더 단축시키고, 재난의 강도가 클수록 여성의 수명은 더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유엔여성기구 등 국제기구에선 젠더관련 통계를 기본으로 제공하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성별분류통계를 낼 책임있는 부처가 소극적”이라며 문제점을 밝혔다.

이에 김동식 본부장은 “일본은 2005년 국가방재기본계획에 성인지 관점을 도입했고, 2013년 지방자치단체가 재난예방-대응-복구 각 단계에서 인지하고 추진해야 할 성인지적 재난대응 7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정책에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음을 발표했다.

“현재 20~30대는 한국 역사상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낸 세월호참사와 이태원참사를 겪으며 직·간접적으로 자신의 친구와 선후배를 잃는 특수한 경험을 했다”며 말문을 연 이하린 씨의 토론은 참가자들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정순희 전 의원은 지방의원의 경험을 바탕으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과 자치단체의 조례에 성별분리통계를 의무화 하고, 재난취약자에 여성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은경 교수는 “기후변화로 인한 예측할 수 없는 재난에 대비함에 있어, 성인지적인 접근에서 성반응적인 접근을 취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성별 차이로 인해 받는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젠더 차이에 대한 규범· 인식·선입견을 분석해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라며 “2017년 제23차 당사국총회에서는 젠데액션플랜 이 채택 (UNFCCC, 2017b, para 1 and Annex) 된 만큼 우리나라도 실행해야할 때”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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