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베이징에서 코로나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트위터
중국의 베이징에서 코로나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트위터

중국에서 장기화되는 당국의 엄격한 코로나19 방역에 항의하는 시위가 본격화되고 있다. 

27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밤 중국의 제2도시 상하이 우루무치중루에서 수천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이틀 전 신장웨이우얼(위구르) 자치구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로 숨진 10명을 추모하는 집회를 열었다. 우루무치중루는 신장의 주도인 우루무치를 따서 지은 이름으로, 위구르인들이 많이 사는 동네로 알려졌다.

전날 밤 시작된 이 시위는 새벽까지 이어졌다. 주민들은 “우루무치 봉쇄 해제하라, 중국의 모든 봉쇄를 해제하라”고 외쳤고, 이따금 “중국공산당 물러나라, 시진핑 물러나라, 우루무치를 해방하라”와 같은 위험한 구호도 흘러나왔다.

신장웨이우얼 자치구 전 지역은 지난 8월 이후 100일 넘게 봉쇄되고 있다. 지난 24일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주민이 10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중국인들은 봉쇄 탓에 제대로 진화 작업이 이뤄지지 못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위대는 "우리는 자유를 원한다"라는 구호를 외쳤다고 NYT가 전했다. 

중국어로 우루무치의 이름을 딴 상하이 중심가에서 "시진핑 물러가라! 중국 공산당 물러나라!"라는 구호가 등장하기도 했다. 경찰은 자정께 최루탄을 발사하며 300여 명의 시위대를 강제로 해산시켰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들은 촛불과 꽃다발,'우루무치 11월24일 사망자의 영혼을 위로하며'라는 팻말을 들고 나와서 아파트 화재 희생자 10명을 애도했다.

베이징대와 우한 과학기술대에서도 봉쇄령에 반대하는 소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NYT에 따르면 자신을 신장 출신이라고 밝힌 한 청년은 난징의 중국 통신대학에서 열린 집회에서 "예전에는 내가 겁쟁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일어설 수 있을 것 같다"며 "나는 내 고향을 대변하고 화재 참사로 가족과 친척을 잃은 친구들을 대변한다"고 말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27일 발표한 전날 통계에 따르면 무증상 감염자를 포함한 총 감염자는 3만 5858명이다. 사망자는 26일 충칭에서 새로 발생한 한 명을 포함해서 전국적으로 총 5233명이 발생했다.

2020년 1월 코로나19 대유행 사태가 발생한 지 꼬박 3년이 되어 가며 당국의 ‘칭링 정책’(제로 코로나 정책)에 협력하며 고통을 감내한 중국인들의 불만이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 상하이뿐 아니라 베이징 등 다른 대도시에서도 당국의 고강도 봉쇄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27일 중국 방역당국이 발표한 전날 기준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만9506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달 초 중국공산당 최고지도부의 결정으로 방역 강도를 낮춘 지 보름여 만에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방역 고삐를 다시 조일지, 완화 기조를 이어갈지 중국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말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20차 당대회)를 통해 3연임을 확정한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10일 코로나19 방역을 완화하는 20개의 조처를 승인했다. 국무원이 이튿날 발표한 20가지 조처에는 △밀접 접촉자의 격리 기간을 7일에서 5일로 줄이고 △확진자 발생에 따른 봉쇄를 아파트·주택 단지가 아닌 건물·단원(같은 현관을 쓰는 곳) 단위로 세밀화하고 △행정구역별 전원 핵산검사를 금지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국무원은 “방역을 완화하는 것이 아니고, 개방을 하거나 (방역)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라며 “코로나가 경제·사회 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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