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으로 떠나는 동료들...죽음의 급식실 그만” 노동자들 파업
“폐암으로 떠나는 동료들...죽음의 급식실 그만” 노동자들 파업
  • 이세아 기자
  • 승인 2022.11.25 17:16
  • 수정 2022-11-25 19: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5일 전국여성노조 주최 학교 비정규직 파업대회
학교 급식노동자 폐암 문제 해결
비정규직 차별적 임금 개편 등 요구
전국여성노조가 25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11.25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노동자들은 급식실 노동자 폐암 문제 해결과 임금 체계 개편, 복리후생 차별 해소 등을 요구했다. ⓒ이세아 기자
전국여성노조가 25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11.25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노동자들은 급식실 노동자 폐암 문제 해결과 임금 체계 개편, 복리후생 차별 해소 등을 요구했다. ⓒ이세아 기자

“학교 급식실은 다른 사업장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하며 일했다. 근무자 전원 폐암 검사를 받으라기에 ‘건강을 챙겨준다’며 좋아했는데, 놀랍게도 폐결절 등 건강 이상을 겪는 동료들이 많았다. 우리는 죽음의 급식실에서 일했다. 건강에 해롭다는 것도 모르고 10~20년을 일했다.” (권정옥 전국여성노조 경북지부 급식지회장)

학교 급식노동자 폐암 문제 해결, 임금 체계 개편 등을 요구하는 파업대회가 25일 서울에서 열렸다. 

이날 하루 학교에서 급식·돌봄 등을 맡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전국적인 파업에 나섰다. 파업을 주관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에 따르면 조합원 10만명 중 8만 여명이 동참했다. 전국여성노동조합 주최로 이날 오후 2시 서울시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총파업 결의대회’엔 200여 명이 참석했다.

튀김, 볶음, 구이 요리를 할 때 발생하는 초미세먼지(조리흄)는 폐암을 유발한다. 지난해에야 급식노동자의 폐암이 처음 산업재해로 인정됐다. 올해 급식노동자 대상 폐암 검진이 시작됐는데, 이미 약 20%(1653명)가 폐 결절을 앓고 있거나 폐암이 의심된다고 한다.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지난 2일 공개한 광주·대구·울산·경북·충남·전남 6개 시도교육청의 검진 중간결과다.

2021년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자체 설문조사 결과, 학교 급식노동자의 폐암 유병률은 국립암센터 국가암통계 조유병률(인구 10만명당 암유병자 수)보다 24.8배 높았다.  ⓒ전국여성노조
2021년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자체 설문조사 결과, 학교 급식노동자의 폐암 유병률은 국립암센터 국가암통계 조유병률(인구 10만명당 암유병자 수)보다 24.8배 높았다. ⓒ전국여성노조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급식실의 1인당 식수인원은 평균 146명. 군대나 다른 공공기관의 2~3배 수준이다. ⓒ전국여성노조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급식실의 1인당 식수인원은 평균 146명. 군대나 다른 공공기관의 2~3배 수준이다. ⓒ전국여성노조

전국여성노조는 “산재의 근본 원인은 높은 노동강도”라고 지적했다. 유치원과 초·중·고교 급식실의 1인당 식수인원은 평균 146명. 군대나 다른 공공기관의 2~3배 수준이다(2019). 근무 여건이 좋지 않으니 학교 급식실은 인력난에 시달린다. 최근 5년간 입사한 조리실무사 중 18~25%가 1년 내 중도 퇴사했다.

전국여성노조는 “고용노동부가 2021년 12월 폐암 대책으로 건강검진, 환기시설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으나 현재까지 제대로 진행된 곳이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6월부터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 간 집단임금교섭을 진행 중이다. 전국여성노조는 “시도교육청들은 물가 인상률에 못 미치는 임금 인상을 제시해 사실상 실질임금 삭감안을 내놓았다”며 “정규직과 동일한 복리후생수당 기준을 적용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도 무시하고 있다”며 파업 배경을 설명했다. 또 “비정규직은 정규직 대비 60~70% 수준의 임금을 받으며, 오래 일할수록 임금격차가 벌어지는 구조”라고 규탄했다.

이진숙 전국여성노조 경남지부장은 “교육 복지가 확대되면서 학교 비정규직의 역할이 커지고 있지만,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차별의 벽은 높고 단단하다”며 교육 당국을 향해 노조의 개선 요구를 받아들이라고 촉구했다.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여성신문은 1988년 창간 이후 여성 인권 신장과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국내 최초, 세계 유일의 여성 이슈 주간 정론지 입니다.
여성신문은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여성의 '안전, 사회적 지위, 현명한 소비, 건강한 가족'의 영역에서 희망 콘텐츠를 발굴, 전파하고 있습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를 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은 여성신문이 앞으로도 이 땅의 여성을 위해 활동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성신문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