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의문사’ 사망 사건으로 반정부 시위
“국가 따라 부르지 않음으로써 시위 연대”
축구팀, 두 골 모두 세레머니 하지 않았다
희생자 나이 22세…전반전 22분, “아미니” 외쳐
이란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고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히잡 의문사’ 반정부 시위에 연대해 국가 제창을 거부했다.
이란은 지난 2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칼리파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 B조 1차전에서 2-6으로 대패했다.
이날 이란 대표팀 선수들은 경기 전 애국자 제창을 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했다. 주장 알리레자 자한바흐시는 경기 후 “국가를 따라 부르지 않기로 하면서 시위대에 연대를 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란 선수들은 이날 두 골을 넣었지만 평소 같은 골 세리머니도 하지 않았다.
일부 관중들은 ‘WOMAN LIFE FREEDOM’(여성 삶 자유)라는 문구가 새겨진 팻말이나 티셔츠를 입은 채 직관했다.
전반전 22분에는 일부 팬이 히잡 의문사 희생자인 ‘마사 아미니’ 이름을 외쳤다. 22는 아미니의 나이다.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주요 도시에서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가 체포돼 경찰서에서 의문사한 아미니 사건으로 촉발한 시위가 9월 중순부터 이어지고 있다.
22세 여성 아미니는 지난 9월 13일 테헤란 도심에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도 순찰대에 체포돼 조사받던 중 사망했다.
노르웨이 오슬로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 휴먼 라이츠(IHR)는 지금까지 최소 416명이 이번 시위와 관련해 목숨을 잃었고, 이 가운데 어린이 51명과 여성 21명이 포함됐다고 집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