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은정 코오롱인더스트리 미래연구소장
2022년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인상 산업부문 수상
연구원으로 출발...그룹 신사업 이끄는 리더로
여성 공학인 교류·협력 도모 힘써

조은정 코오롱인더스트리 미래연구소장 ⓒ본인 제공
조은정 코오롱인더스트리 미래연구소장 ⓒ본인 제공

2022년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인상 산업부문 수상자는 조은정 코오롱인더스트리 미래연구소장(상무)이다. 화학·소재 대기업에서 30여 년간 일하면서 공채 출신 첫 여성 임원까지 올랐다. 그간 소재 국산화, 환경을 생각한 기술 혁신으로 제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지금 그가 주목하는 키워드는 “에너지, 환경, 디지털 전환”이다. 유망 미래사업 발굴과 그룹의 신사업을 위한 핵심기술 확보에 힘쓰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ESG 경영의 하나로 친환경 제품·소재 개발과 자원 재활용에 힘쓰고 있다. ‘SPE’(지속가능한 고분자 생태계)라는 친환경 성장 전략을 수립하고, 2040년까지 국내 사업장 탄소중립 달성 목표도 세웠다. 지난 5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화학 재생 그린 섬유 개발’ 사업 주관사로도 선정됐다. 물리적으로 재활용이 어려운 폐폴리에스터(PET)의 화학 재생이 가능하도록 새로운 공정 기술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조 소장이 이끄는 미래연구소도 폐자원, 바이오매스 기반의 신규 폴리머와 생분해 폴리머 개발, PET 화학재생 기술 개발 등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분자가 만들어지고 폐기되는 과정에서 탄소 배출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 소장은 말했다. 또 “첨단 정보기술을 활용해 관련 데이터를 관리·분석하는 인포매틱스(Informatics) 기술을 소재 개발에 도입, 소요 시간과 비용을 50%p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고려대 화학 학사와 유기화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1995년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입사했다. 원료의약품 개발 직무로 시작해 점차 커리어의 폭을 넓혔다. 공장 양산·사업화, 연구소 전략, 과제 관리, KPI 정립, 인사·교육, 그룹 R&D 지원, 신사업 전략 수립·실행 등 두루 경험을 쌓았다. 수석연구원, 코오롱글로텍(주) 복합소재센터 R&D 팀장을 거쳐 2019년부터 미래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현재 연세대 경영학 석사과정 중이다.

스스로가 자랑스러웠던 적이 언제인지 묻자 “‘원팀’으로 도전적인 일을 해냈을 때”라고 답했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어요. 처음엔 난상토론과 혼돈이 있더라도 공동의 목표를 이해하고 열정을 갖고 같은 방향으로 갈 때 그 과정이 즐겁고 성과도 따라오는 것 같습니다.”

여성들의 성장을 돕는 일에도 열심이다. 한국자동차공학회 여성위원장 등을 맡아 여성 공학인들의 교류·협력을 도모해왔다. 2009년 코오롱 여성멘토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지금은 없어졌으나 코오롱은 2000년부터 여성인재 30% 의무채용 제도를 시행했습니다. 여성 채용 비중은 30% 이상을 유지하고 있고, 그때 입사한 친구들이 리더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 임원과 팀장의 수는 매우 적습니다. 여성이 차별받지 않고 인정받고 성공할 수 있다는 비전과 많은 롤 모델이 제시돼야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후배들에게는 “항상 고맙고 든든하다”며 “본인의 자리에서 주어진 역할을 잘 해내면 좋겠다. 그것이 쌓이면 개인도 성장하고 조직도 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 소장은 “제조업 연구개발 분야에서 28년 근무하고 받은 상인 만큼 그 의미가 남다르다”며 “과학기술의 발전이 대한민국 제조산업 발전의 근간이 된다고 믿는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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