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연장합의 시사

[키이우=AP/뉴시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해 질 무렵 우크라이나 키이우 시내의 조명이 꺼져 있다. 우크라이나는 전체 발전소 3분의 1이 러시아의 공격을 받아 100만 가구 이상이 정전을 겪었으며 겨울을 앞두고 전력을 아끼기 위해 순환 단전을 하고 있다.
[키이우=AP/뉴시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해 질 무렵 우크라이나 키이우 시내의 조명이 꺼져 있다. 우크라이나는 전체 발전소 3분의 1이 러시아의 공격을 받아 100만 가구 이상이 정전을 겪었으며 겨울을 앞두고 전력을 아끼기 위해 순환 단전을 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65일째인 15일(현지시각) 러시아가 수도 키이우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대적인 공습을 감행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에 에너지 기반 시설이 피해를 입어 전국적으로 700만여 가구가 정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CNN,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수도 키이우, 동북부 하르키우, 서부 르비우, 북부 지토미르, 동부 수미 등 각지 주요 도시 에너지 기반시설을 공격했다.

유리 이흐나트 공군 대변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의 도시를 향해 약 100기의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전국적으로 최소 12개 지역이 공습을 받았으며, 지난달 10일 러시아가 각지 에너지 시설을 향해 84기의 미사일 공격을 한 이후 최대 규모의 공습이라고 CNN은 전했다. 

키릴로 티모셴코 대통령실 차장은 15개 에너지 인프라가 손상됐으며, 이로 인해 700만여 가구가 정전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국영 전력기업 우크레네르고는 피해 규모를 정확히 추정할 수는 없지만 북부와 중부 지역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이번 공격으로 키이우시에는 비상 단전 조치가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키이우시는 러시아군의 미사일이 주택가를 타격해 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헤르만 할루셴코 우크라이나 에너지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군사 및 국제무대에서 패배한 후, 러시아가 다시 한번 테러리스트적인 복수를 시도하고 겨울 전에 우리의 에너지 시스템에 최대의 피해를 입히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스템뿐만 아니라 일부 이웃 국가의 에너지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공격으로 이웃 국가인 몰도바도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안드레이 스피누 몰도바 인프라부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력 시스템 폭격에 따라 몰도바로 전기를 운반하는 전력선 중 하나가 끊겼다"고 밝혔다.

몰도바 당국은 전력선이 손상된 것이 아니라 안전을 위해 자동으로 연결이 끊어졌다고 밝히면서 전력선 연결을 복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피누 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발전소를 폭격하면 오늘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며 주민들에게 전기를 절약해달라고 당부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공습에 대해 "우리는 적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다. 그들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복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겨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이날 헤르손주의 드니프로강 서안에 이어 동안 일부 지역에서도 행정부의 철수하기 시작했다.

헤르손주의 친러시아 행정부는 "러시아군이 헤르손의 서안 강둑에서 철수하라는 명령을 받았을 때 노바 카호프카는 우크라이나군의 대구경포와 박격포의 집중 포격을 받았다"며 시 행정부 및 기관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도시를 떠나 안전한 지역으로 재배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연장합의 시사

우크라이나 전쟁 후 첫 곡물 수출선 라조니호 ⓒAP/뉴시스·여성신문
우크라이나 전쟁 후 첫 곡물 수출선 라조니호 ⓒAP/뉴시스·여성신문

러시아가 19일이 1차 합의 기한인 우크라이나 곡물의 흑해항 수출을 계속 합의해 줄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15일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인도네시아 G20 참석 중 기자회견을 통해 유엔이 러시아 정부의 연장합의 조건 수용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과 만나 러시아의 곡물과 비료 수출이 한층 확실하게 보장되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10월29일 크름반도 세바스토폴항 정박의 흑해함대 함선들이 폭발하자 우크라이나 특공대가 영국 해군 및 드론의 도움을 받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흑해항 안전항로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이유로 흑해항 수출합의에서 일방 불참을 발표했다.

우크라이나가 수출 안전항로를 군사적 의도로 이용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우크라와 러시아는 유럽 대륙의 곡물 최대 생산지로 두 양국이 세계 곡물수출의 3분의 1를 담당해왔다.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과 흑해항 봉쇄로 우크라 곡물의 흑해수출이 막혔고 서방의 대 러시아 경제 제재로 러시아 곡물 수출도 어려움을 겪었다. 이로 해서 우크라 침공 후 세계 곡물가격이 급등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수확물 2000만 톤을 러시아군의 흑해항 점령 및 봉쇄로 수출하지 못했으나 항구 수출이 재개된 8월1일부터 지금까지 1200만 톤이 넘는 곡물을 수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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