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 인근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 인근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을 지휘한 서울 용산소방서장이 부실 대응 등을 이유로 경찰에 입건되자 소방청이 해명에 나서고 노조가 반박하고 나서는 등 소방청 내부가 반발하고 있다.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최성범 서울용산소방서장이 현장 지휘를 적극적으로 했다"고 밝혔다.

이일 국장은 "소방 당국이 당시 경찰의 참사 전 공동대응 요청을 용산소방서장이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국장은 "소방에 필요한 부분이 구급차인지, 또는 구조대인지, 또는 화재출동대인지 이런 것들을 확인하기 위해 신고자에게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며 "신고를 받는 접수대에서 판단해 종결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용산소방서장에게 그런 사항이 전달되는 것은 시간적으로도 차이가 있어서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 소방서장은 참사 당시 마이크를 잡은 손을 떨며 브리핑하는 모습이 SNS 올라 안타까움을 불러 일으켰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참사당일 브리핑하면서 손을 떠는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SNS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참사당일 브리핑하면서 손을 떠는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SNS

최 소방서장은 경찰이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8시37분과 오후 9시1분 소방에 공동대응 요청을 했지만, 소방이 출동 없이 종결해 피해를 키운 혐의로 입건돼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김주현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장은 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최 서장 입건 조치가 부당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솔직히 제가 그 자리에 있어도 그분보다 더 잘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최 서장이) 근무가 아닌 날 현장에 와서 직원들을 격려했고, 사고가 발생한 그 시간도 초저녁부터 현장에 계셨다”며 “(사건 발생 당시) 현장 대원들보다 먼저 뛰어가셨고 ‘이 사람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서울소방지부(이하 서울소방노조)는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이번 참사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되도록 지켜볼 것”이라며 “지휘책임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꼬리자르기식 희생양을 만든다면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용산소방서장은 사고 당일 자원해서 이태원 119센터에서 대기했다. 사고 접수 후에는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 지휘했던 사람”이라며 “그런데도 경찰청 특수본(특별수사본부)은 압수수색을 한 후 용산소방서장을 피의자로 입건해 버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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