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이우 시장 "주민들 떠날 준비해야"...자포리자 원전은 복구

우크라이나군이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을 발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우크라이나군이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을 발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56일째인 6일(현지시각)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을 헤르손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의도적인 철수에 나서고 있다고 우크라이나군 당국은 밝혔다.

CNN,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나탈리아 휴메니우크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은 러시아군이 헤르손 시가전을 벌이도록 유인하기 위해 후퇴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휴메니우크 대변인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은 모든 사람들에게 그들이 후퇴하고 있다고 확신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동시에 우리는 그들이 머물고 있다는 객관적인 증거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인들이 우크라이나군을 인근 정착촌으로 유인하기 위해 그곳에 없는 것처럼 착각하려 하고 있으며 정착촌은 대개 격렬한 거리 전투가 벌어지는 곳"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주민들에게 지속적으로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헤르손을 떠나라고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헤르손 주민들에게 휴대전화로 가능한 빨리 대피하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헤르손 주민들에게 우크라이나군이 대규모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며 시민들에게 즉시 도시를 떠나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동부에서는 러시아의 공습이 이어졌다.

러시아의 공격으로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와 솔레다르에 전력을 제공하는 발전소가 파괴됐다. 포격으로 민간인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의 공격이 도네츠크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면서도 1000㎞ 이상 뻗어 있는 전선을 따라 지속적인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에 따르면 러시아는 북동부의 체르니히우와 하르키우에서 남부 헤르손과 미콜라이우에 이르기까지 7개 지역의 마을 35곳 이상을 공습해 2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당했다.

◆ 키이우 시장 "주민들 떠날 준비해야"

[키이우=AP/뉴시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해 질 무렵 우크라이나 키이우 시내의 조명이 꺼져 있다. 우크라이나는 전체 발전소 3분의 1이 러시아의 공격을 받아 100만 가구 이상이 정전을 겪었으며 겨울을 앞두고 전력을 아끼기 위해 순환 단전을 하고 있다.
[키이우=AP/뉴시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해 질 무렵 우크라이나 키이우 시내의 조명이 꺼져 있다. 우크라이나는 전체 발전소 3분의 1이 러시아의 공격을 받아 100만 가구 이상이 정전을 겪었으며 겨울을 앞두고 전력을 아끼기 위해 순환 단전을 하고 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키이우 도시 전체가 정전되면 주민들은 도시를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클리치코 시장은 TV에서 기반 시설을 목표로 한 러시아의 공격을 '테러'와 '대학살'로 규정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인이 없는 영토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키이우의 겨울은 평균 기온이 영하이고 밤에는 더 떨어진다.

클리치코 시장은 당국이 계속 불을 켜고 물을 흐르게 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하고 있으며 다른 시나리오에 대한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리치코는 "키이우 주민 300만명은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물과 전력이 있는 교외에 사는 친구나 친척들과 함께 머물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당국이 연료, 식량, 물을 비축하고 있으며 주민들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키이우시는 비상시에 사람들이 머무룻 있도록 최소 1000개의 난방 대피시설을 도시 전역에 설치하고 있다.

한편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가 우크라이나의 전력망에 다시 연결됐다고 유엔 감시단이 밝혔다. 포격으로 인해 외부 전기에 대한 모든 접근을 잃은 지 이틀 만에 외부 전력을 복구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전력 공급에 사용되는 외부 전력선 2개가 모두 수리됐고, 다시 연결됐다"고 말했다.

그로시는 "IAEA 전문가팀으로부터 자포리자 원전의 전력 공급이 재개됐고, 비상 디젤 발전기가 꺼지고 대기 모드에 들어갔다고 보고 받았다"고 말했다.

그로시는 "정전이 반복되는 것은 이 주요 원전이 직면하고 있는 매우 심각한 핵 안전 및 보안 상황을 너무나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자포리자 원전의 용감한 직원들이 안전한 운영을 유지해왔지만 이대로는 안 된다"며 "원전 사고를 막기 위해 자포리자 원전 주변에 원자력 안전·안보 보호구역을 시급히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