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완도 일부 섬 제한급수... 월동작물 큰 타격

4일 오전 전남 완도군 보길도 부황제의 바닥이 가뭄으로 갈라져있다. 부황제의 저수량이 줄어들면서 보길도와 노화도에는 이달부터 2일 급수·8일 단수가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4일 오전 전남 완도군 보길도 부황제의 바닥이 가뭄으로 갈라져있다. 부황제의 저수량이 줄어들면서 보길도와 노화도에는 이달부터 2일 급수·8일 단수가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전라남도와 광주시, 경상남도 등 남부지역의 최악의 가을 가뭄으로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제한 급수를 검토하고 있다.

5일 전남 완도군에 따르면 노화 넙도의 경우 수원지 저수율(6%)이 급격히 감소해 5월부터 현재까지도 하루 급수, 엿새 단수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갈수기에 접어들면서 계속해서 비가 내리지 않으면 제한 급수 지역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2300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소안도는 미라제 저수율이 8%에 불과해 지난 1일부터 이틀 급수, 닷새 단수에 들어갔다.

금일읍도 오는 7일부터 이틀 급수, 나흘 단수를 시행할 예정이다.

군은 이달부터 금일, 노화, 고금, 약산, 소안 보길 등을 대상으로 절수 운동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1992년 이후 30년 만에 제한급수를 검토하고 있다. 시는 전남 화순군 동복댐(사진)에서 하루 22만t, 순천시 주암댐에서 하루 28만t의 식수를 공급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현재 동복댐과 주암댐의 저수율은 각각 33%, 32%에 머물고 있다. 이는 시에서 급수통계를 전산화한 1999년 이후 가장 낮은 저수율이다. 가뭄이 계속될 경우 동복댐은 내년 3월, 주암댐은 내년 5월이면 바닥을 보일 것으로 시는 예상하고 있다.

동복댐의 올해 1∼9월 강수량은 633㎜로, 같은 기간 10년 평균 누적 강수량 1388㎜보다 755㎜가 적다. 가뭄해갈에 도움이 되는 태풍이 광주·전남을 비껴 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0월 전남지역의 강수량은 23.8㎜로 평년의 36.4%에 불과했다. 

강수량 감소는 저수율의 심각한 하락으로 이어졌다. 한국농어촌공사 전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전남지역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44%에 불과하다. 담양호 29.4%, 장성호 32.3% 등 일부 지역은 저수율이 지난해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가을 가뭄은 양파와 마늘 등 정식기를 맞은 월동작물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10월에 조생양파 정식이 이뤄진 고흥지역의 피해가 컸다. 저수지와 둠벙까지 말라버려 물을 제때 주지 못하자 양파가 제대로 자라기도 전에 누렇게 마르기 시작했다.

고흥군에 따르면 10월말 현재 고흥군 관내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34%에 불과하고, 전체 16개 저수지 중 저수율이 30% 미만인 곳도 6곳이나 된다.

경남 일부 지역에서도 가을 가뭄이 심화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고성·남해 등지에는 9월19일 제14호 태풍 ‘난마돌’이 지나간 이후 비가 한방울도 내리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농민들은 밭작물 생육부진을 우려하며 품질과 생산량에 악영향이 있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남해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남해지역의 농민들은“난지형 마늘과 시금치 파종 이후로 비가 전혀 내리지 않아 발아가 잘 안되고 수분 부족으로 생육도 더디다”며 “농가들은 양수기로 개울물을 퍼올리고 농협에서는 살수차를 동원해 물을 대주며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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