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춘생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
“바쁜 현역 의원보다 위원회에 올인할 일꾼 필요”
△‘여성 당원 소통 플랫폼’ 구성
△ 여성리더십센터, 여성 정치 인재 요람으로
△2024 총선에서 지역구 30% 여성의무공천 관철

정춘생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
정춘생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2번 정춘생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은 ‘전국여성위원회’를 위해 올인할 것을 강조하며 “여성가족부 폐지를 막겠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4일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선 이태원 참사로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며 “이 사고에서도 여성의 희생이 2배 가까이 더 높다고 하니 더욱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기호 1번인 이재정 민주당 의원을 겨냥한 듯 “현역 국회의원들은 국회 일정에 지역구 일정에 24시간이 모자라다”며 “현실적으로 여성위원회를 챙기고 제대로 일을 할 수 없으니 전국여성위원회의 당내 위상이 약해지고 존재감이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들은 국회에서 윤석열 정부와 맞서 싸우면서 입법과 정책으로 승부하고, 국민의 지지를 끌어내야 한다”며 “전국위원회 조직은 원외가 맡아서 전국의 당원들과 소통하며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한 에너지를 모아내야 한다. 왜 전국위원회까지 국회의원들이 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전국여성위원회’를 위해 올인하겠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전국여성위원회는 사실상 현역의원들의 몫인 것처럼 관행화돼 있습니다. 의정활동과 지역구 관리 등 이중삼중의 역할로 바쁜 현역 의원들이다 보니 여성위원회 일이 뒷전으로 밀렸습니다. ‘현역의 힘’을 강조하시는 분이 있으신데, 현실은 정반대로 현역이 위원장을 맡으면서 시간상의 제약으로 여성 당원들의 열망을 못 담아내고 있습니다. 너무 바빠 할 일 못하는 현역 의원보다 전국여성위원회에 올인할 일꾼이 필요합니다. 이게 ‘이기는 민주당’을 위한 길이고, 정치혁신입니다. 제가 전국여성위원회 일을 맡는 것 그 자체가 민주당 변화의 시작입니다. 저는 오직 전국여성위원회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성’과 관련된 이력도 강조했다. “저는 여성가족정책 전문위원, 여성국장, 문재인 정부 마지막 여성가족비서관으로 근무하면서 여성정책과 여성조직 모두를 깊이 들여다보고 성과를 낸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2013년, 민주당 당헌에 ‘지역구 30% 여성의무공천’ 명문화, 무상보육 당론화 등 전국의 여성당원, 여성 기초·광역의원과 똘똘 뭉쳐 성공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성당원, 여성계와 일상적으로 소통하고, 함께 뜻을 모아 그 조직된 힘으로 ‘여성의 정치참여’를 획기적으로 높여야 합니다. 제가 여성 당원들과 함께 만든 당헌을 이제 실천하고 싶습니다. 이미 기초, 광역 여성의원들과 뜻을 모으고 있습니다.”

정춘생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 사진=본인 제공
정춘생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 사진=본인 제공

정 전 비서관은 윤석열 정부의 여성가족부 폐지 추진, 성별 임금격차 통계 폐기 등 반평등·반역사적 행태를 좌시할 수 없어서 출마를 결심했다. “여가부는 여성 유권자들의 뜻과 여성계의 피나는 노력, 김대중·노무현 대통령과 여성 정치인들의 공동 노력으로 만들어진 역사적 성과입니다. 세계 최하위권의 성 평등 지수 등을 고려할 때 여가부의 역할은 앞으로도 더욱 강화돼야 합니다. 세계에 부끄럽지 않은 성평등 대한민국, 할 일 많은 여가부를 지키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주요 공약으론 △‘여성 당원 소통 플랫폼’ 구성 △여성리더십센터, 여성 정치 인재 요람으로 양성 △2024 총선에서 지역구 30% 여성의무공천 관철 등을 꼽았다. “첫째로 여성 당원들의 일상적 공론장이 될 ‘소통 플랫폼’을 만들겠습니다. 정치 현안, 젠더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고, 수렴된 의견에 대해서는 지도부에 전달해 당론으로, 입법 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여성계와 여성당원들의 뜻을 모아 젠더 이슈가 입법되도록 현역 의원님들의 여성 분야 의정 활동을 뒷받침해 드릴 것입니다. 둘째, 여성리더십센터를 대한민국 최고의 여성정치리더 양성기관으로 만들겠습니다. 전문성과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분들을 모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일상적으로 여성정치인재를 발굴, 양성할 것입니다. 지역 여성위원회 활성화 및 기초·광역 여성 의원님들의 의정활동 지원 프로그램도 마련할 것입니다. 셋째, 2024 총선에서 당헌에 명시한 대로 지역구, 여성 30% 의무공천을 반드시 관철시키겠습니다. 여성 당원들과 피땀 흘리며 만든 당헌입니다. 세계 최하위권의 여성정치참여 현실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습니다. 지난 21대 총선 여성 후보 공천율은 12.6%에 불과했습니다. 그때 ‘힘’ 있는 여성 의원님들의 조직적이고 공개적인 의견서 하나 없었습니다. 저는 유권자의 절반, 당원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들과 함께 ‘민주당의 당헌, 약속 지킴이’가 되겠습니다.”

한편 민주당 전국위원장 선거는 오는 16~17일 양일간 진행된다.

정춘생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은

열린우리당민주당 여성가족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 무상보육 등 주요 여성가족정책을 입안했다. 여성 최로로 민주당 조직국장을 지냈으며 민주당 교육연수국장·원내행정기획실장·공보국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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