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9일 광주광역시 일대서 개막
개막작 ‘무브@8PM’ 등 55편 상영
전편 무료 상영...온라인 상영관도 운영
다양한 부대행사·네트워킹 행사 개최

제13회 광주여성영화제 공식 포스터. ⓒ제13회 광주여성영화제 사무국 제공
제13회 광주여성영화제 공식 포스터. ⓒ제13회 광주여성영화제 사무국 제공

제13회 광주여성영화제(집행위원장 김채희)가 오는 11월 9일~13일까지 광주극장, CGV광주금남로, 온라인 상영관에서 열린다. 코로나19를 딛고 3년만에 정상 개최된다. 9일 광주극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상영작 총 55편(장편 17편, 단편 38편)이 관객과 만난다.

올해 슬로건은 ‘이기는 목소리’다. 광주여성영화제 측은 최근 광주 연극계 ‘미투’ 성폭력 고발을 언급하며 “다른 지역에 비해 광주에서는 매우 늦게서야 진실이 발화됐다”며 “피해 생존자를 주목하고, 소수자들의 작은 목소리와 연대해 이기는 함성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제13회 광주여성영화제 개막작인 정가원 감독의 ‘무브@8PM’. ⓒ제13회 광주여성영화제 사무국 제공
제13회 광주여성영화제 개막작인 정가원 감독의 ‘무브@8PM’. ⓒ제13회 광주여성영화제 사무국 제공

개막작은 정가원 감독의 ‘무브@8PM’다. 퀴어 댄스팀 ‘큐캔디’의 활동과 멤버들의 면면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정가원 감독은 여성주의 미디어 액티비즘 그룹 ‘연분홍치마’의 활동가이자 큐캔디의 일원이다. 광주여성영화제 측은 “퀴어 페미니스트 댄서들이 거리에서 춤추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또 다른 소수자들과 연대하는 이야기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9일 저녁 7시 광주극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에는 제2회 세계여성공연예술축제에서 ‘글로윙 아티스트’로 선정된 부산의 청년극단 ‘옆집우주’가 공연 ‘갈림길에 선 여자’를 선보인다. 지역 청년 여성 연극인이 겪는 딜레마를 표현한 연극이다.

올해 주요 상영작은 말라위와 미국을 오가며 기후위기를 논하는 ‘개미와 베짱이’, 소의 울음이 영화 언어를 통해 발화되는 ‘카우’, 전국 각지에서 저마다의 이유로 투쟁하는 사람들을 담은 ‘봄바람 프로젝트-여기, 우리가 있다’ 등이다. 소수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은 영화들도 관객을 기다린다. ‘홈그라운드’, ‘공작새’, 폭력적인 관계로부터 벗어나고 이겨내는 과정을 담은 ‘사랑의 고고학’, ‘경아의 딸’, 중년 여성의 때늦은 독립을 응원하게 되는 ‘다섯번째 방’ 등이다.

폐막작은 오재형·임영희 감독의 다큐멘터리 ‘양림동 소녀’다. 화가이자 피아니스트, 영화감독인 오재형 감독이 어머니 임영희 씨의 일생을 담았다. 임영희 님의 내레이션과 손수 그린 애니메이션을 통해 그의 유년 시절부터 광주항쟁, 오늘까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집행위는 “광주의 근현대사가 녹아든 임영희 님의 일생을 다룬 작품이 영화제의 대미를 빛내주길 바란다”고 소개했다.

제13회 광주여성영화제 폐막작인 오재형·임영희 감독의 다큐멘터리 ‘양림동 소녀’.  ⓒ제13회 광주여성영화제 사무국 제공
제13회 광주여성영화제 폐막작인 오재형·임영희 감독의 다큐멘터리 ‘양림동 소녀’. ⓒ제13회 광주여성영화제 사무국 제공

여성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은 부대행사도 열린다. 영화제 측은 광주지역 연극계 성폭력 사건 생존자와 연대하고 성평등한 문화예술계를 만들 수 있도록 지역 여성예술인 간 연대를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상상서울’, ‘생태교란종’ 상영 후 ’광주에서 여성 예술인으로 산다는 것은‘이라는 주제로 토크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미투운동 이후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포커스 토크 ‘이기는 목소리’도 준비했다. ‘해미를 찾아서’, ‘백야’ 상영 후 여성학자 권김현영, 허지은 감독, 장도국 배우와 함께 연극계 내 성폭력 사건을 조명하고 미투운동 이후를 조망하는 자리를 연다.

또 한국의 두 번째 여성감독 홍은원 감독의 1962년작 ‘여판사’와 올해의 화제작 신수원 감독의 ‘오마주’를 보고 이화경 작가와 함께 여성 창작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이화경의 클로즈업’, 핀란드 영화 ‘걸스 걸스 걸스’ 상영 후 레즈비언 유튜버 예지주가 진행하는 ‘레이디 상담소’, ‘수프와 이데올로기’ 상영 후 양영희, 김희정 감독의 ‘감독 VS 감독’ 등도 열린다. 지역 여성 문화예술인들의 네트워킹 행사 ‘광주여성영화제의 밤’도 3년만에 재개된다.

동시대 위대한 여성감독의 ‘마스터클래스’도 올해 처음 마련된다. 첫 주인공은 변영주 감독으로, 관객과 여성 창작자들에게 연출론을 들려줄 계획이다. 변영주 감독의 책상을 보여주는 기획 전시 ‘여성감독의 책상’도 11월 10일부터 13일까지 CGV광주금남로점의 2층에서 열린다.

‘귄 단편공모’ 심사와 시상식도 열린다. 올해 출품작 약 400편 중 본선 진출작은 12편이다. 이 중 귄 작품상(상금 100만원), 귄 특별상(상금 50만원), 귄 관객상(상금 50만원)을 선정, 시상할 예정이다. 본선 심사위원은 영화 ‘태어나길 잘했어’의 최진영 감독, 최희연 광주여성민우회 대표, 12회 귄 단편공모 작품상 수상작 ‘행인’의 허지은 감독이다. 관객 심사단 30명도 참여해 귄 관객상 수상작을 선정한다. 시상식은 폐막식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채희 광주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많이 완화된 지금, 관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다는 기대에 가슴이 벅찬다”며 “영화제는 영화와 사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곳이다. 많은 여성들이 영감을 받고 특별한 경험과 만남을 경험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13회 광주여성영화제 상영작은 전편 무료이며 CGV 광주금남로에서 상영된다. 홈페이지에서 예약하거나 현장 예약 후 보면 된다. 온라인 상영관도 열린다.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프리 특별전’, 광주에서 만들어진 신작 독립영화를 엄선한 ‘메이드 인 광주’ 상영작 일부를 온라인으로 볼 수 있다. 상영작과 프로그램 정보는 광주여성영화제 홈페이지(www.wffig.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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