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혁의 세계는 지금]
바이든 대통령, 미국인 2명 사망에 "충격"
세계의 이목 이태원에 집중...CNN·BBC 등 속보
WSJ “아이들이 사탕 얻는 핼러윈, 한국은 클럽 가는 날”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인근에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시민들이 헌화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인근에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시민들이 헌화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150명 이상이 사망한 이태원 참사에 대해 국제사회도 충격과 함께 애도하고 있다. 서양의 축제인 핼러윈축제에서 참사가 발생한데 대해 의아해 하면서도 왜 이런사고가 났는지에 대한 나름대로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31일 6시 현재 이태원 사고 사망자는 154명, 부상자는 149명 등 사상자가 3030명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사망자는14개 나라 국적의 26명 이었다.

사망자 중 20대가 103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30명 등 20~30대가 133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10대는 11명, 40대 8명, 50대 1명, 나이를 알수 없는 희생자 1명 등이다. 

사망자 중 여성은 98명, 남성은 56명이다. 

외국인 사망자 26명중 이란인이 5명, 중국인 4명, 러시아 4명, 미국 2명, 일본 2명, 프랑스, 호주,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베트남, 태국,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스리랑카가 각각 1명이다.

국내 젊은들 뿐만아니라 세계 14개 나라의 시민들이 희생한 참사를 세계가 착잡하게 지켜보면서 애도하고 있다.

◆ 세계의 지도자들 애도...바이든, 미국인 2명 사망에 "충격"

민주당과 함께 '억만장자세'를 추진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뉴시스·여성신문
민주당과 함께 '억만장자세'를 추진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뉴시스·여성신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인 2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충격을 받았다"면서 사망자 유가족에게 애도의 메시지를 보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질(미국 영부인)과 나는 서울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 가운데 적어도 2명이 미국인이라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이 슬픔의 시기에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하고 부상당한 모든 이들의 회복을 위해 계속해서 기도하겠다"고 글을 남겼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별도 성명을 내고 "서울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보낸다"면서 "우리는 한국인들과 함께 슬퍼하고 부상자들이 조속히 쾌유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0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위로 전문을 보냈다고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이 보도했다.

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문에서 “한국 수도 서울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해 중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중국 정부와 인민을 대표해 희생자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시하고, 희생자 가족과 부상자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번 사고로 불행히도 중국 인민 몇 명이 숨지거나 다쳤다”며 “한국이 모든 노력을 다해 치료하고 사후 처리를 잘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국인 사망자는 현재까지 4명이다.

리시 수낙 영국 총리는 트위터에서 "우리의 생각은 이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을 마주한 모든 한국인과 현재 (참사에) 대응하는 이들과 함께한다"고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트위터에서 "서울에서 있었던 비극적 사건으로 우리 모두 충격에 빠졌다. 수많은 희생자와 유족에게 애도를 전한다"고 말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이태원에서 일어난 비극에 한국 국민과 서울 주민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보낸다"면서 "프랑스는 여러분 곁에 있겠다"고 적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일본 외무성을 통해 발표한 글에서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매우 참혹한 사고로 젊은이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귀중한 생명을 잃은 것에 큰 충격을 받았고 매우 슬프다"며 "일본 정부와 국민을 대표해 희생되신 분들과 유족에게 마음으로부터 애도의 뜻을 표한다. 이렇게 곤란할 때 한국 정부와 국민에게 연대의 뜻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세계의 이목 이태원에 집중...CNN·BBC 등 속보

이태원 사고 현장에서 속보 전하는 CNN ⓒCNN 화면 갈무리
이태원 사고 현장에서 속보 전하는 CNN ⓒCNN 화면 갈무리

미국 CNN·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 영국 BBC·가디언 등 해외 주요 언론은 이번 참사 속보를 전하고 있다.

이들 언론은 사고 소식 자체부터 한국 구조당국 발표, 사고 전후의 현장 분위기, 전문가 진단 등을 전하는 기사를 잇따라 타전하면서 이번 참사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목격자 증언과 실종자 사연을 전하는가 하면,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이 어떤 지역인지, 이번 사고가 일어난 배경은 무엇이었는지 등도 짚었다.

외신들은 참사의 원인을 나름대로 분석하고 있다.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행사에 군중을 관리할수 있는 대응방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해마다 전국적으로 핼러윈윈 행사가 열리는 미국의 경우 지역 곳곳엣 교통사고 위험을 낮추고자 차량을 통제하는 곳들이 있다.

미국 최대 도시인 뉴욕은 할로윈 당일인 오는 31일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맨해튼과 브루클린, 브롱크스, 퀸스 등지의 거리 약 100곳을 일시 폐쇄한다고 현지 타임아웃 등 현지 온라인 매체들이 전했다. 도심을 ‘차 없는 거리’로 만들어 사고 발생 가능성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워싱턴 지역방송인 WUSA9가 분석한 2011∼2020년 통계를 보면 평상시에는 18세 미만 인구의 일평균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10명 안팎에 그치지만, 핼러윈 기간에는 40명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일본 경찰은 최근 할로윈을 앞두고 수도 도쿄의 번화가인 시부야에 경찰력을 배치하고 이 지역의 심야 음주를 일시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방역 조치가 완화되는 ‘위드 코로나’ 기조로 방문객이 늘 것으로 전망되자, 주취자들로 인한 사고 발생을 줄이고자 시행한 조치다.

◆ WSJ “아이들이 사탕 얻는 핼러윈, 한국은 클럽 가는 날”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해 30일 새벽 소방구급 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해 30일 새벽 소방구급 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핼러윈은 매년 10월31일 영미권에서 즐기는 축제로, 기원전 500년경 고대 아일랜드 켈트족의 서우인 축제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켈트족들은 사후 세계와 경계가 흐릿해지는 새해(11월1일)에서 망령이 자신의 몸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변장을 했다. 이후 기독교가 이를 받아들인 후 축제로 변했고 영국 청교도들이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미국에서도 핼러윈을 축제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8세기 유럽에서 카톨릭교회가 11월 1일을 ‘모든 성인 대축일’로 정하자 축제는 전날인 10월 31일이 됐다. 핼러윈이라는 명칭은 ‘신성한(hallow) 전날 밤(eve)’이라는 의미다. 유령이나 괴물로 분장한 아이들이 이웃집 초인종을 누르고 다니며 간식을 얻는 오늘날의 모습은, 유럽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이주하며 원주민 문화와 융합된 후 정착됐다.

미국에서는 핼러윈 당일 아이들이 분장을 하고 이웃집을 돌며 "과자를 안 주면 장난칠 것이라는 의미에서 "trick or treat(트릭 올 트릿)"을 외쳐 사탕과 초콜릿을 받아낸다. 호박에 구멍을 뚫은 '잭 오 랜턴(Jack O'Lantern)' 호박등도 핼러윈에 어김없이 등장하는데, 이 호박등은 귀신을 쫓아내는데 사용됐다는 설도 존재한다.

핼러윈은 한국과는 관련이 없는 축제이지만 최근 국내에서는 10대, 20대 젊은이들이 즐기는 문화로 자리잡았다. 이날 젊은이들은 분장을하고 주로 지인들과 이태원에서 할로윈을 즐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서 벌어진 참사를 자세히 전한 뒤 “한국에서 핼러윈은 아이들이 사탕을 얻으러가는 날이 아니다”라며 “최근 몇 년 간 20대를 중심으로 코스튬(핼러윈 의상)을 차려입고 클럽에 가는 행사로 정착됐다”고 보도다.

WSJ은 “이태원 지역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한미군이 주둔했던 곳으로 세계 각국 요리를 선보이는 바, 클럽, 레스토랑이 즐비한 장소”라며 “사고 전 서울 중심부에 있는 이곳에 약 10만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고 전했다.

또 “영업시간 제한과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코로나 관련 규제가 해제된 이후 첫 핼러윈이라는 점 때문에 참여율이 더 높았다”며 “한국의 핼러윈 악몽은 가장 큰 비극 중 하나로 전 세계에서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인도네시아 축구장 132명 압사…최악 사고는 1990년 사우디

지난 1일 인도네시아 축구장에서 홈팀 패배한 관중이 운동장에 난입하면서 132명이 숨지는 압사사고가 발생했다. ⓒOn Demand News 유뷰브 갈무리
지난 1일 인도네시아 축구장에서 홈팀 패배한 관중이 운동장에 난입하면서 132명이 숨지는 압사사고가 발생했다. ⓒOn Demand News 유뷰브 갈무리

지난 1일 인도네시아 축구 홈팀이 패하자 일부 관중이 흥분해 경기장에 뛰어들었다, 경찰이 이를 막기 위해 최루탄을 쏘자 관중들이 한꺼번에 출구로 몰리면서 밀고 넘어지며 132명이 숨졌다. 당시 밑에 깔렸던 이들 중에는 아직 중태인 이들도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외신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최악의 압사사고는 지난 1990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일어났다. 90년 7월 사우디 이슬람 성지 메카 인근에서는 성지순례 ‘하지’에서 이어지는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 기간에 사람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1426명이 넘어지고 밟히고 눌려 숨졌다. 사우디에서는 지난 2015년 9월 하지 순례 때도 비슷한 사고가 났다. 사우디 당국은 당시 717명이 숨졌다고 밝혔으나, 외신들은 적어도 2411명이 숨졌을 것이란 추정을 내놓았다. 성지순례 관련 이런 사고는 거의 해를 거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인도에서도 2005년 1월 마하슈트라주의 사원에 힌두교 순례자들이 몰리며 적어도 265명이 숨졌다. 지난 1월에는 인도와 파키스탄 분쟁지역인 카슈미르에서 힌두교 순례자들이 몰려 12명이 숨지는 등 종교행사에서 촉발된 참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나이지리아 남부 리버스 주의 한 교회에서 자선행사가 열렸는데, 어린이들이 음식 등 선물을 먼저 받으려고 몰려들어 31명이 숨지는 사고가 났다.

1989년 4월 영국 셰필드의 힐스보로 경기장에서 영국축구협회컵 대회 4강전을 보러 밀려든 관중들이 깔리며 96명이 숨지고 적어도 200명이 다치는 참사가 일어났다. 또 2001년 5월에는 가나 수도 아크라의 축구 경기장에서 시위 관중을 향해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자 장내가 순식간이 아수라장이 되며 126명 이상이 깔려 숨졌다.

예상치 못한 재난이나 사고를 피하려다 참사가 난 경우도 있다. 2005년 8월 이라크 바그다드 티그리스강의 한 다리 위에서는 군중이 몰려있는 군중들 사이에 자살 폭탄테러가 벌어진다는 소문이 퍼지며 사람들이 서로 빠져나가려다 1005명 넘게 숨졌고, 2013년 브라질 남부 대학도시인 산타 마리아의 한 나이트클럽에서는 불이 나 대피하던 손님들이 몰리며 230명 넘게 숨졌다. 2014년 12월에는 중국 와이탄 천이광장에서 가짜 돈이 뿌려져 이를 주우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36명이 숨지고 49명이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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