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보, 허스토리 북콘서트 개최
‘Herstories, 다시 만난
코리안디아스포라 여성들의
삶이야기’
여성들끼리 서로 경청하며 이야기 나누며 힘 얻어

28일 서울 중구 문학의집 서울에서 사단법인 조각보가 'Herstories, 다시만난 코리안디아스포라 여성들의 삶이야기' 북콘서트를 개최해다. ⓒ홍수형 기자
28일 서울 중구 문학의집 서울에서 사단법인 조각보가 'Herstories, 다시만난 코리안디아스포라 여성들의 삶이야기' 북콘서트를 개최해다. ⓒ홍수형 기자

사단법인 조각보가 28일 서울 중구 문학의집 서울에서 ‘Herstories, 다시 만난 코리안디아스포라 여성들의 삶이야기’(삶이야기) 북콘서트를 열었다.

코리안 디아스포라는 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을 뜻한다. 최근 해외 한인들을 포함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윤은정 삶이야기센터 운영위원은 “식민지 조국을 떠나 이산의 삶을 살았던 우리 조상의 역사를 우리 동포들의 삶이야기를 통해서 그 역사가 우리 옆에 가까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며 “삶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10년 간 계속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10년의 세월을 다독여주신 선생님들이 많으신데 오늘 몇 분을 모셨다”고 말했다.

28일 서울 중구 문학의집 서울에서 사단법인 조각보가 'Herstories, 다시만난 코리안디아스포라 여성들의 삶이야기' 북콘서트를 개최했다.
28일 서울 중구 문학의집 서울에서 열린 'Herstories, 다시만난 코리안디아스포라 여성들의 삶이야기' 북콘서트에서 (오른쪽부터) 김현미 연세대 교수, 윤정숙 녹색연합 상임대표, 김숙임 조각보 이사장 등이 발언하고 있다.

격려사에서 지영선 삶이야기센터건립 공동추진위원장은 “조각보라는 작은 시민단체가 10년 이상 계속 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고 10년이 되는 해에 책을 만들었다”며 “삶이야기는 살아있는 역사다. 역사는 ‘히스토리’라고 하는데 ‘허스토리’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얘기했다.

28일 서울 중구 문학의집 서울에서 사단법인 조각보가 개최한 'Herstories, 다시만난 코리안디아스포라 여성들의 삶이야기' 북콘서트에서 김효선 여성신문 대표가 축사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김효선 여성신문 대표가 10월 28일 서울 중구 문학의집 서울에서 사단법인 조각보가 개최한 'Herstories, 다시만난 코리안디아스포라 여성들의 삶이야기' 북콘서트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심영희 조각보 고문은 “삶 이야기 여성에게 축하와 지지와 감사를 보내고 싶다. 첫째는 ‘썰을 푸는 여자’에게 축하를 보낸다. 자기 얘기를 쓰는 것은 엄청난 용기가 필요가 필요한 일”이라며 “둘째로 ‘판을 까는 여자’에게 축하를 보낸다. 말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으면 할 수 없다”고 얘기했다. 이어 “셋째 ‘빽을 받치는 여자’에게 지지를 보낸다. 지영선 위원장님과 김효선 여성신문 대표님처럼 후원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김효선 여성신문사 대표는 “들을 때마다 가슴 아리고, 위대한 이야기”라며 “이 이야기 속에 우리의 미래와 평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 모든 환경이 척박했던 시절 조각보라는 공간이 없었다면 이 이야기들은 어디에 담길 수 있었을까? 10년 전부터 작은 씨앗을 키운 조각보의 저력과 내공에 존경을 표한다. ”며 “여성신문도 열심히 돕겠다”고 밝혔다.

『Herstories: 다시 만난 코리안 디아스포라 여성들의 삶이야기』
『Herstories: 다시 만난 코리안 디아스포라 여성들의 삶이야기』

삶이야기를 쓴 저자들은 개인의 삶을 여성들과 나누면서 많은 변화를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북한동포인 홍달래 작가는 “가슴 속에 맺힌 한을 어디가서 말하지 못했다”며 “응어리를 조각보와 풀 수 있어 행복하다”고 밝혔다. 사할린 출신인 이정희 작가도 “여러 곳에서 모인 여성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통해 동질감을 찾는 점이 너무나 좋았다”고 말했다. 중국 동포인 박연희 작가는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내 얘기를 하는 것을 개인주의라고 여긴다”며 “그래서 제 얘기를 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깊었는데 다른 분들 보니까 청산유수로 잘 하셨다. 내 얘기를 하고 보니 삶이야기는 제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얘기했다.

28일 서울 중구 문학의집 서울에서 사단법인 조각보가 'Herstories, 다시만난 코리안디아스포라 여성들의 삶이야기' 북콘서트를 개최했다. ⓒ홍수형 기자
28일 서울 중구 문학의집 서울에서 사단법인 조각보가 'Herstories, 다시만난 코리안디아스포라 여성들의 삶이야기' 북콘서트를 개최했다. ⓒ홍수형 기자

일본 출신인 조미수 작가는 타지에서 홀로 외로워서 조각보 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조 작가는 “삶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낯선 경험이었다”며 “한국에서 제 고민을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북한 동포인 마순희 작가는 “삶이야기의 매력은 이야기를 하는 동안 엄청난 감동을 표하거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그저 들어주는 상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된다”며 “말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도 대단한 일”이라고 얘기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인 장올가 작가는 “고려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많이 없다고 생각했다”며 “저는 다문화가족 테두리에 갇혀 살아왔는데 조각보를 만나고 저를 고려인으로서 봐주셔서 뿌듯하다”고 주장했다.

3부에서 김숙임 조각보 이사장은 “삶이야기는 역사를 나눈 기쁨, 사람을 나눈 기쁨, 운동을 다시 깨닫는 기쁨을 저에게 줬다”며 “우리 사회의 변화에 대한 비전을 삶이야기 속에서 느꼈고 내가 누구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선생님들이 가르쳐주셨다”고 말했다.

28일 서울 중구 문학의집 서울에서 사단법인 조각보가 개최한 'Herstories, 다시만난 코리안디아스포라 여성들의 삶이야기' 북콘서트에서 김숙임 조각보 이사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28일 서울 중구 문학의집 서울에서 사단법인 조각보가 개최한 'Herstories, 다시만난 코리안디아스포라 여성들의 삶이야기' 북콘서트에서 김숙임 조각보 이사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김 이사장과 오랜 친구 사이라고 밝힌 윤정숙 녹색연합 상임대표는 “허스토리 앞에 ‘강하고 아름다운’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싶다”며 “이산 과정 속에서 발을 붙이고 삶의 뿌리는 내리는 것은 치열하지만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라고 얘기했다. 윤 상임대표는 “삶이야기는 여성평화운동의 시작이고 대화 운동이자 공감과 경청의 운동”이라며 “조각보를 넘어 이 이야기가 세상에 널리 알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미 연세대 교수는 '조각보의 삶의 이야기를 읽으며 대학 교수인 자신 조차도 코리안 디아스포라에 대한 인식이 부족함을 알게 됐다'며 '늘 경계를 넘고 새로운 환경에 도전했던 디아스포라 여성들은 세계적 인식을 가진 글로벌 지도자들'이라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는 시사 문제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도록 새로운 소통을 시작하기 바란다고 제언했다. 

사단법인 조각보는 전 세계 이주 한국인 여성들이 함께 하는 여성평화운동단체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희망을 한민족다문화여성들이 중심이 돼 기획하고 주도하고자 2011년 8월에 창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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