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 허영인(가운데) 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대표자들이 21일 서울 양재동 SPC 본사에서 최근 발생한 계열사 SPL 제빵공장 사망사고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SPC그룹 허영인(가운데) 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대표자들이 21일 서울 양재동 SPC 본사에서 최근 발생한 계열사 SPL 제빵공장 사망사고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SPC 계열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숨진 20대 여성 노동자 유족이 허영인 SPC그룹 회장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유족 법률대리인인 오빛나라 변호사는 허 회장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에 추가 고소했다고 27일 밝혔다. 앞서 유족 측은 강동석 SPL 주식회사 대표이사와 SPL 법인,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같은 지청에 고소한 바 있다.

오 변호사는 “SPC그룹은 유족에게 사전에 대국민 사과 계획과 일정조차 알리지 않았고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사고 현장에 CCTV가 없었다는 점을 악용해 이 사건을 고인의 잘못으로 만들고 책임자의 형사책임을 피하려 하고 있다”고 고소 배경을 설명했다.

오 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는 ‘사업을 대표하고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해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을 의미한다”며 “형식상 직위나 명칭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사업을 대표·총괄하는 책임이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SPL은 SPC그룹의 계열사로 SPL 주식은 파리크라상이 100%를 소유하고, 파리크라상 주식은 허 회장 일가가 전체를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허 회장은 SPC 그룹의 오너이자 최고경영자(CEO)이기 때문에 SPL 의사결정 구조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안전보건에 관해서도 최종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오 변호사는 “거대그룹의 회장이라는 이유로 형사책임에 있어서 완화된 잣대를 적용해 실질적으로 안전보건에 관한 최종적인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대재해처벌법의 법망을 피해 가는 결과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0월 15일 SPC 계열인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노동자가 샌드위치 소스를 만드는 배합기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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