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푸틴 앞에서 대규모 핵훈련 실시

우크라이나군이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을 발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우크라이나군이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을 발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45일째인 26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게 점령당한 남부 헤르손 지역을 탈환하려 시도했다. 

CNN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한나 말리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이날 TV인터뷰에서 "우리 군이 남부 지역에서 방어선을 유지하고 있지만, 헤르손 방향으로 일부 공격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말리어 차관은 그러나 "지난 한 주 동안 (이곳에서) 일어난 사건의 강도가 점점 줄고 있고 있는 것처럼, 실제로는 적극적인 수비에 나선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CNN은 "러시아 군도 헤르손 전투에 대비하고 있어, 이곳에서 가장 치열한 전투가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탈환 공격을 준비하는 우크라이나군이 “가장 치열한 전투”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치열한 헤르손 전투가 벌어질 것이다. 헤르손 탈환 전망을 밝히기 어려운 상황이다. 러시아군이 수비 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비인도적 조치도 취하고 있다”고 한 유튜브 방송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러시아 임명 헤르손 당국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이 임박했다며 주민들에게 피신하라고 경고해왔다. 우크라이나는 현지 행정 당국과 금융 기관들이 헤르손을 떠났으며 러시아군은 방어태세를 굳히고 있다고 밝혔다.

헤르손은 러시아에 함락된 첫 도시이자, 러시아 지배 하에 있는 도시 중 가장 크다. 양국 전쟁의 중요한 전선으로 꼽힌다.

최근 몇 주 동안 우크라이나는 헤르손의 드니프로 강 서쪽을 압박했다. 하지만 탈환을 논하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아레스토비치는 "헤르손을 탈환할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방장관도 "헤르손은 습한 날씨와 지형 때문에 북동부 지역보다 러시아군에 반격하기가 더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탈환 시도가 임박했음을 경고하며 헤르손에 거주하는 민간인들에게 떠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이에 최근 7만명 넘는 민간인이 헤르손을 떠났다.

블라디미르 살도 러시아 관리자는 "최근 며칠간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 헤르손의 드네프르 강 오른쪽 강둑에서 7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떠났다"며 "헤르손은 러시아 지원을 받는 지역이지만, 우크라이나 반격이 예상돼 최전선에 주민들을 대피시키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 러시아군, 푸틴 앞에서 대규모 핵훈련 실시

[플레세츠크=AP/뉴시스] 20일(현지시간) 러시아 북서부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RS-28 사르마트가 시험 발사되고 있다.
[플레세츠크=AP/뉴시스] 20일(현지시간) 러시아 북서부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RS-28 사르마트가 시험 발사되고 있다.

러시아군이 26일(현지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참관한 가운데 대규모 핵 훈련을 실시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지도하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육해공 전략억지 훈련을 했다고 발표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적의 핵 공격에 대응해 대규모 핵 공격을 가하기 위한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은 푸틴 대통령이 모스크바 크레믈궁에서 앉아 모니터를 통해 러시아군 핵전쟁 훈련 과정을 참관하는 장면도 공개했다.

러시아군은 이날 모스크바 북부 플레세츠크에서 ICBM을 발사했으며, 바렌츠해의 핵잠수함에서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시네바를 쐈다. 장거리 전략폭격기 투폴레프(Tu)-95도 투입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순항미사일을 가상 목표를 향해 발사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킨잘 미사일, 이스칸데르 전술탄도·순항 미사일, 지르콘 극초음속 미사일,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네바 탄도 미사일의 발사 장면 영상을 공개했다.

핵전쟁 훈련은 군사 지휘 통제 기관, 전투 요원의 준비 태세와 함께 전략핵무기 및 비핵무기의 신뢰성을 점검하기 위해 실시됐으며, 우주항공군과 남부관구군, 전략미사일군, 북방 및 흑해 함대가 참여했다.

러시아는 해마다 10월 말쯤 핵전쟁 훈련을 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핵억지연습인 스테드패스트 눈(Steadfast Noon: 17∼30일)과 겹쳐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러시아는 앞서 대규모 핵전쟁훈련인 그롬(Grom)을 실시한다고 미국 정부에 통보했다.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그롬 훈련에 대한 러시아 통보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핵전쟁 훈련은 미·러 신(新)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 따라 사전통지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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