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혁의 세계는 지금]
시장, 불확실성·폐쇄성 우려... 서방과의 관계 경색 전망

[베이징=AP/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2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폐막식에 참석하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2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폐막식에 참석하고 있다.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3연임하면서 절대권력을 손에 쥐었다. 내각은 최측근으로 구성했다. 일부 외신은 시진핑 주석을 가리켜 '황제' 라고 불렀다. 시 황제(習 皇帝) 시대가 개막됐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23일 열린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당의 최고 지도자인 총서기로 다시 선출됐다. 지난 20여 년에 걸쳐 형성됐던 지도자 집권 10년의 관례가 깨졌다. 앞으로 5년 뒤 시진핑이 물러날 것이란 보장은 없다.

앞으로 5년간 중국을 이끌어갈 시진핑 국가주석 3기의 내각이 공개됐다. 

시 주석을 필두로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 △자오러지 중앙기율위원회 서기 △왕후닝 중앙정치처 서기 △차이치 베이징시 당서기 △딩쉐샹 중앙판공처 주임 △리시 광둥성 당서기가 차례로 등장했다.

이 가운데 자오러지와 왕후닝을 제외한 나머지 4인은 새로 상무위원에 합류했다. 모두 시 주석의 측근으로만 구성됐다. 최측근들로 내각이 구성되면서 '시 주석 권력집중'의 장기집권 시대가 개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시 주석 위주의 '1인 통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많은 불확실성이 따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싸늘한 시장...불확실성, 폐쇄성 우려

[뉴욕=AP/뉴시스]지난 7월8일 뉴욕 증권거래소 앞에 월 스트리트 표지판이 걸려 있다.
[뉴욕=AP/뉴시스]뉴욕 증권거래소 앞에 월가 표지판이 걸려 있다.

시 주석은 1953년 생으로 올해 69세다. 74세에 3연임이 끝난다. 절대권력자가 된 시 주석이 3연임으로 임기를 끝낼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미국의 CNN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장기집권을 통해 평생을 통치할 수 있게 됐지만, 시 주석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 큰 불확실성이 생겨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중국 엘리트 정치 전문가 빅터 시는 "중국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며 당대회 절차 내내 보인 것처럼 오직 한 사람만의 의견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이번 인선을 꼽았다. 이날 시 주석은 6명의 신임 상무위원들과 함께 기자회견 장에 등장했다.

불름버그통신은 절대권력자인 시진핑 3기의 중국은 고위험 투자국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불름버그는 중국은 별다른 설명없이 경제적인 통계발표를 늦추려하거나 중국의 자산에 의혹을 갖고 있는 자금관리자들을 더 소외시킬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CNN은 시 주석의 제로 코로나 정책(zero-Covid policy)은 어느때보다 폐쇄적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국경을 굳게 잠그고 있으며 때때로 도시를 폐쇄하면서 경제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전했다.

시 주석 3기의 중국은 1인 통치와 한 사람에게 의존하는 형태로 당분간 안정과 번영을 가져다 줄지는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불확실성을 키울 것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다.

시장은 곧 바로 반응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3연임이 결정된 뒤 개장한 첫날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주식이 폭락했다.

24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 주식 모임인 '차이나드래곤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5% 폭락했다. 드래곤지수는 65개 중국기업의 모임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는 12% 떨어지며 52주 최저치를 기록했다.또 다른 전자상거래 기업인 판둬둬는 24.6% 폭락했다. 니오가 15.79% 하락하는 등 미국증시에서 거래되는 중국 전기차 업체도 일제히 떨어졌다.

불룸버그는 차이나드래곤지수 폭락으로 월요일 하루에만 시가총액 1,300억 달러(180조원)가 증발했다고 분석했다.

25일(현지시각) 차이나드래곤지수는 4,671.99로 장을 마쳐 203.45포인트(4.55%) 올랐으나 전날 폭락분을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서방과의 관계 경색...북한은 반색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주재하는 김정은 총비서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주재하는 김정은 총비서 (사진=조선중앙TV 캡처)

시진핑 주석의 절대권력은 당분간 미국 등 서방과의 관계경색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로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으로 시작된 미국과의 관계 악화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 사태, 북한의 미사일 위협 등으로 더 굳어지고 있다.

역시 절대권력을 갖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사이는 가까워질수 있겠지만 서방과의 관계는 더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침공을 비난하지 않았다. CNN은 중국과 러시아가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확정된 다음 날 이를 대서특필했다.

북한의 전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은 24일자 신문 6개 면 중 3개 면에 시 주석의 3연임 소식을 할애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보낸 축전 전문과 함께 사설 '습근평(시진핑) 총서기 동지의 영도를 받는 중국공산당과 인민의 앞날을 축원한다'를 게재했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대외 관련 사설을 1면에 게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한미일과 대립각을 세우고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 북한이 중국의 새 지도부 출범에 비상한 관심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전문가들은 시진핑 집권 3기를 맞은 중국이 북한이 7차 핵실험에 나서도 유엔 대북 제재를 반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은 시 주석은 미국과의 경쟁과 중국 역량 개발에 계속 집중할 것이라며 이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해결하는 데 미·중 협력 가능성을 더 낮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군사위에 잔류한 먀오화(66) 정치공작부장은 31집단군 출신으로 북한통으로 꼽힌다. 먀오화는 북한과 중국이 군사적으로 밀착했던 2019년부터 이듬해까지 중앙군사위 정치공작부 주임을 맡아 베이징과 평양을 오가며 북중 군사회담을 주도했다. 

한반도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과의 군사협력 강화 여지를 열어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시진핑 절대권력 시대의 한반도는 한국과 미국, 일본의 동맹과 북한, 중국, 러시아 동맹이 강대강으로 맞설 가능성도 있다.

경제를 고려하면 중국과의 관계를 포기할수 없지만 중국에 대해 소홀한 입장을 보여온 윤석열 정부가 시 주석의 중국을 어떻게 대할지 관심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중국공산당 총서기 3연임을 축하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우리 정부는 지난 24일 이번 20차 중국 당대회와 관련해 시진핑 주석 앞으로 윤 대통령 명의의 축하 서한을 보냈다"고 알렸다.

대통령실은"서한에는 축하 메시지와 함께 시 주석과 한중관계 발전을 위한 소통과 협력을 기대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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