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는 4일 어린이날 100회를 맞아 인권위원장 이름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홍수형 기자
인권위의 ‘아프면 쉴 권리’를 보장하라는 권고를 고용노동부는 불수용했지만 보건복지부는 수용했다. ⓒ홍수형 기자

고용노동부가 업무와 관계없는 질병이나 부상으로 근로자가 쉴 수 있도록 법제화를 추진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보건복지부는 수용했다.

인권위는 지난 6월 14일 고용노동부장관에게 모든 임금근로자가 업무외 상병에 대해 일정 기간 내에서 휴가 및 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법제화를 추진할 것과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모든 일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공적 상병수당 제도를 조속히 도입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장관은 상병 휴가․휴직 제도 등의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최근 수년 동안 확대된 휴일·휴가제도의 정착 상황, 상병수당 시범운영 상황 등을 지켜보면서 전문가 및 노사 등과 충분히 대화하는 한편, 다른 휴일·휴가제도와의 정합성 등을 고려하여 검토할 계획이라고 회신했다.

보건복지부장관은 2022년 7월부터 전국 6개 지역에서 상병수당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3년(’22.7.~’25.6.)간 시범사업의 성과, 재정 소요 등을 고려하여 우리나라 여건에 맞는 본 제도를 설계하고, 관계부처·전문가·이해관계자 등과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쳐 2025년 제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회신했다.

인권위 상임위원회는 2022년 9월 29일, 인권위의 권고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불수용, 보건복지부는 수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고용노동부는 인권위의 권고 취지에 공감한다는 뜻을 표하면서도 임금근로자의 업무외 상병에 대한 차별 없는 휴가·휴직 권리를 법제화하라는 권고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며, 권고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 계획을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인권위는 업무외 상병에 대한 휴가·휴직 권리 법제화를 위한 고용노동부의 정책 추진 여부가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고 보아, 고용노동부가 인권위의 권고를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상병수당 시범사업을 시행 중이고, 그 운영 결과를 기초로 2025년부터 본 제도 도입을 위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혀, 인권위의 권고를 수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보건복지부의 상병수당 시범사업은 인권위 권고 이전에 이미 확정된 사업으로, 시범사업 추진 외에 추가로 제출된 이행계획은 없었다.

인권위는 “고용노동부가 인권위의 권고를 적극 수용하지 않은 데 대하여 유감을 표하며, 향후 일하는 사람의 업무외 상병에 대한 휴가·휴직 권리의 법제화 관련 정책 추진에 적극 임하여 줄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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