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후보로 경선없이 당선 확정
존슨 전 총리·모돈트 원내대표 불출마

[리즈=AP/뉴시스] 영국 보수당 당대표 및 차기 총리 후보인 리시 수낙 전 재무부 장관이 28일(현지시각) 영국 리즈 파빌리온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보수당 주최 1차 선거 유세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리즈=AP/뉴시스] 영국 보수당 당대표 및 차기 총리 후보인 리시 수낙 전 재무부 장관이 28일(현지시각) 영국 리즈 파빌리온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보수당 주최 1차 선거 유세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리시 수낙 전 영국 재무장관이 다음 총리로 확정됐다.

수낙 전 장관은 24일(현지시각) 오후 2시 영국 보수당(토리당) 대표 선거 후보등록 마감을 몇 분 남겨두고 경쟁자였던 페니 모돈트 하원 원내대표가 사퇴하면서 다음 보수당 대표 겸 차기 총리로 확정됐다. 의원 내각제인 영국은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된다.

수낙 장관은 취임 45일 만인 지난 20일 영국의 최단명 총리로 사임한 리즈 트러스 총리의 뒤를 잇는다.

보수당 선거관리를 담당하는 '1922년 위원회'는 최대한 신속하게 차기 총리를 선출하기 위해 '하원의원 100명 이상 추천'을 후보 등록 요건으로 제시했었다. 후보가 1명일 경우 당원 투표 없이 24일 바로 당 대표로 선출하고 2명 이상이 나올 경우 당원 온라인 투표를 거쳐 오는 28일까지 선출을 완료할 계획이었다.

당초 영국 총리 선거는 보리스 존슨 전 총리와 영국 최초의 여성 국방장관을 지낸 페니 모돈트 원내대표, 리시 수낙 전 재무장관 등 3파전이 예상됐다. 
 
그러나 전날 존슨 전 총리가 불출마 선언한 데 이어 총리 후보 등록 마감일인 페니 모돈트 원내대표가 후보로 등록하지 않으면서 단독 출마한 수낙 전 장관의 당선이 확정됐다.

리시 수낙 전 재무장관은 인도계 힌두교도로 첫 아시아계 총리에 오르게 되며 210년 만의 최연소 총리 기록까지 함께 세우게 된다.

수낙 내정자는 지난 여름 선거에서 리즈 트러스 전 총리에게 패했으나 재도전 끝에 성공했다. 리트 트러스 전 통리가 부자감세 역풍으로 45일만에 물러나면서 기회를 얻었다..

300여년에 걸친 영국 내각 역사상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백인이 맡아왔으나 인도 출신 이민 3세인 수낙이 그 기록을 깨뜨렸다. 

1980년 5월생으로 만 42세인 수낙은 1812년 로버트 젠킨슨(만 42년 1일) 이후 최연소 기록도 세운다. 취임 당시 데이비드 캐머런과 토니 블레어 전 총리는 44세였고 전임 리즈 트러스는 47세, 보리스 존슨은 55세였다.

인도계 이민자 가정 출신인 수낙 내정자는 의사 아버지와 이민 1.5세인 약사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다. 그는 지난 선거운동 내내 동아프리카에 살던 외조모가 새로운 기회를 찾아 가족을 데리고 영국으로 이주했던 이야기를 강조했다.

옥스퍼드대 철학·정치·경제(PPE) 전공,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 석사(MBA)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았으며 금융계로 진출해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헤지펀드 파트너 등으로 일했다.

2015년 하원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진출했고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지지·존슨 전 총리 지지 노선을 걸었다. 2020년 2월에는 존슨 전 총리 내각에서 재무장관으로 발탁됐다.

수낙 내정자는 더 타임스 올해 영국 부자 명단에서 수낵 내정자 부부 당시 기준 자산 7억3000만파운드(현재 환율 기준 약 1조1900억원)로 222위에 올랐다.

로이터 통신은 "스탠퍼드대 시절 만난 부인 아크샤타 무르티는 아웃소싱 대기업 인포시스를 창업한 '억만장자' 인도인인 나라야나 무르티의 딸"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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