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스토킹 보고서] ⑤네이버 지식인 게시글 분석
스토킹처벌법 시행 전후 1년간
유의미한 ‘스토킹’ 상담 요청글 1474건
116건(8%)은 청소년이 상담 요청

ⓒ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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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가해자와 피해자 간에는 권력 관계가 존재했다. 연인 관계에서는 여성을, 혈연관계에서는 피보호자(주로 딸)를, 직장에서는 하급자를, 온라인상에서는 미성년자를 노린 경우가 많았다.

여성신문 데이터 분석팀은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된 2021년 10월 21일 전후로 약 1년간(2021년 6월~2022년 6월) 네이버 지식인에 올라온 ‘스토킹’ 관련 게시글 1만 118건을 크롤링 분석했다. 가해자들이 피해자들의 민감한 신상 정보나 신체 사진 등을 빌미로 피해자들을 통제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사례가 많았다. 

지식인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은 주변에 도움을 청할 사람이나 자원이 부족한, 취약한 위치에 놓인 피해자들일 가능성이 크다. 네이버 지식인에서 스토킹 관련 상담을 요청한 사람들 중 자신이 청소년이라고 밝힌 사례는 116건(8%)이었고, 주로 사이버 스토킹 피해를 호소했다. 성인들도 ‘도움받을 곳이 없다’며 절박한 심정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았다. 

“16살이고요. 온라인 소통방에서 2살 많은 남자분을 만났는데 자기 뜻대로 안 되면 이래라저래라 짜증 내고 시키고 장난이 아닙니다. 더 웃긴 건 제 신체 사진을 요구했고 그냥 왜 저러지 싶어서 거리 두고 차단하려고 했는데 제 전화번호, 카톡을 알아내서 연락하고 집착 (…) 제가 하지 말라고 부계정으로 오는 카톡, 메시지를 다 차단해도 자꾸 만들어요. 이러니 제가 어찌하겠나요. 온라인으로 스토킹 당하는 거랑 똑같은 거잖아요?” (2022년 6월 8일)

 

“여고생입니다. 몇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온라인상에서 절 따라다니며 채팅과 메일로 욕설을 보낸 사람이 있습니다. 제가 가입한 온라인 포털사이트 커뮤니티마다 찾아와 욕설과 허위사실이 담긴 글을 유포했고, SNS에서는 게시물 댓글에 욕설을 남깁니다. 제가 몇 번이나 하지 말라고 했으나 그럴 때마다 ‘닥쳐 XXX아’, ‘XXX’ 등 발언을 했고 개인 채팅과 메시지, 메일로 ‘니X 죽이고 시체 버리는 거 일도 아니야’, ‘내가 하는 행동에 토 달면 죽여서 시체 토막내서 니X 부모한테 보내버린다’, ‘남자친구랑 헤어지고 나랑 사귀지 않으면 니X 부모 죽여버린다’ 등 발언을 매일매일 하루에도 6~7 차례나 합니다.” (2022년 4월 3일)

 

“지인이 수개월 동안 제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보고 ‘예쁘다’, ‘엘프 같다’ 등 외모를 평가하는 메시지를 보냅니다. 인간관계 때문에 거부 의사를 밝히지 못하고 그러려니 했는데 수개월 동안 제가 SNS에 게시물을 올릴 때마다 외모 평가 메시지를 보냅니다. 혹시 이런 경우 고소 및 처벌이 가능한가요? 저는 아직 미성년자이고 상대방은 성인입니다.” (2021년 9월 13일)

 

“(채팅앱에서 만난 사람이) 게임을 하다가 엉덩이를 만져도 되냐, ‘폰섹’이 뭔지 아냐고 하고 다음 차례 때도 ‘폰섹’하자는데 제가 그런 거 안 된다고 하니까 왜? 거리면서 집착하더라고요. (…) 제가 사는 곳도 물어보고 자기 정보는 안 알려줬어요. 처음엔 괜찮은 사람인가 보다 해서 무슨 동에 사는지 알려줬는데 신고를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겠고 (…) 제 아이피를 추적할까 무섭고 절 스토킹할까 무서워요. 집에 혼자 있는데 어떡하죠?” (2021년 9월 1일)

 

“저는 고1 여학생, 그분은 22살입니다. 게임을 하다 알게 돼 전화 통화, 채팅도 하고 SNS 계정까지 공유하게 됐어요. (…) 만나면서 제 동선, 학교, 동네까지 다 알려지고 SNS와 전화번호도 공유한 상태, 심지어 그 사람 주변인들과도 알고 지내게 돼 관계를 쉽게 끊기 어려워요.” (2021년 6월 22일)

스토킹은 일상을 침범했다. 집, 학교, 직장, 대중교통을 가리지 않았다. 스토킹이 직장에서 발생한 경우(74건)는 직장 내 괴롭힘이나 명예훼손, 학교·학원에서 발생한 경우(80건)는 학교폭력, 집(총 30건)에서 발생한 경우는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를 동반한 사례가 많았다.

가해자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고 일상을 회복하는 일은 피해자의 몫이었다. 피해자들은 이사, 이직, 전학, 개명, SNS 계정 운영 중단 등 방식으로 대처했으나 한계가 명백했다.

자세히 보기▶ https://www.notion.so/notlove/3b463fd2b3564550b6e672dba5f250e9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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