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곳곳 전기 끊겨...혹독한 겨울 우려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으로부 지원받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을 발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으로부 지원받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을 발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말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남부 요충지 헤르손의 탈환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20일(현지시각) CNN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 최대 점령지인 헤르손 지역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이 지역 친러 행정부는 주민들에게 이날 오전부터 “즉시 대피하라. 우크라이나군의 주거지역 포격이 있을 것”이란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며 탈출을 촉구했다. 헤르손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탈환이 임박한 것을 인지한 러시아 측의 위기의식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지역의 친러 수반인 세르게이 수로비킨 장군 역시 하루 전 러시아 국영TV에 출연해 “상황이 매우 어렵다”고 했다.

러시아는 헤르손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외신들에 따르면 러시아는 헤르손 주민들을 하루에 6만명씩 이주시키는 재배치작업에 들어갔다.

우크라이나는 주민들에게 러시아의 대피 요구를 무시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러시아가 민간인을 인질로 잡아 전쟁에 동원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헤르손에는 기존 민간인 인구의 절반도 안 되는 약 13만 명이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헤르손을 포함해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등 우크라이나 4개 점령지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크림반도, 세바스토폴 등 우크라이나 접경지역 8곳에는 이동 제한 조치도 발령했다. 

미 국무부는 이를 두고 “점령지 통제를 위한 필사적인 전술”이라고 진단했다.

◆ 우크라이나 곳곳 전기 끊겨...혹독한 겨울 우려

[자포리자=AP/뉴시스] 19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주민들이 반려견들과 함께 캄캄한 거리를 걷고 있다.
[자포리자=AP/뉴시스] 19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주민들이 반려견들과 함께 캄캄한 거리를 걷고 있다.

최근 미사일과 무인기를 동원한 러시아의 잇따른 공격으로 전력 시설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우크라이나는 20일(현지시각) 전국적으로 순환 단전에 들어갔다. 

올렉산드르 하르셴코 에너지부 장관 고문은 성명을 통해 “전체 발전 시설의 약 40%가 심각하게 손상됐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해 최근 열흘간 우크라이나 전력 시설을 300회 이상 공격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다.

헤르만 할루셴코 우크라이나 에너지 장관은 우크라이나 TV를 통해 "러시아가 지난 10일 이후 우크라이나 전력 시설을 300회 이상 공습했다"고 주장했다.

남·동부 전선에서 점령지를 빼앗기는 등 수세에 몰린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의 전력 시설을 주요 공격 목표로 삼고 있다.

우크라이나 내부의 전기와 난방, 물, 가스 등을 끊어 한겨울에 우크라이나인들을 고통에 몰아넣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 중부 크리비 리와 서부 부쉬틴의 전력 시설에서 심각한 피해가 보고됐다.

크름대교 폭발 사건 이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역의 기반시설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면서 1000개 마을 이상이 정전됐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피해 복구를 서두르고 있지만 겨울을 앞둔 공격으로 기반시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도 키이우 일부 지역 등에는 전기가 끊겼고 물도 공급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기반시설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것으로 보여 우크라이나 주민들은 올겨울 혹독한 겨울을 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에너지 시설 3곳이 파괴됐다며 에너지 회사들은 겨울을 위해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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